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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어 전기·SDI까지" 삼성그룹 계열사 3분기 실적 줄줄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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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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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AI 시장 경쟁서 밀리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이차전지 제조업체 삼성SDI도 3분기 실적 부진 전망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어닝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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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전기·전자 부문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3분기 실적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양상이다.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10% 이상↓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2,500억원 이상에서 2,200억원 수준으로 10% 이상 하향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기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에서 무라타, 이비덴 등 일본 기업에 선두를 뺏기면서다.

당초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서버 수요 확대로 삼성전기의 MLCC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MLCC는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 간섭을 제거하고, 반도체 부품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MLCC 1위 기업인 무라타에 따르면 AI 서버에는 기존 서버 대비 10~20배 이상의 MLCC가 채용된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삼성전기는 AI용 MLCC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이 격화하며 삼성전기의 시장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진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용 MLCC 초기 시장의 선두 주자는 일본의 무라타"라며 "무라타가 시장을 과점하고, 나머지를 삼성전기와 일본 다이오유덴이 양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신사업인 AI 서버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시장 역시 이미 일본 이비덴이 선점한 상태다. 이비덴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협력해 패키지 기판과 다양한 반도체의 배선을 연결하는 기능을 맡는 인터포저 등을 개발해 왔다. AI 서버용 FC-BGA는 고객사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되는 맞춤형 제품으로, 서버에 탑재되는 가속기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 실적 전망도 '주춤'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의 3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10일 KB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1,291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수준이자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3분기 삼성SDI의 중대형 전기차(EV) 전지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하나, 리튬 가격 하락에 전 분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소형 전지 역시 IT(정보기술) 업체 고객 수요 부진으로 저조한 판매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분기 1,000억원 이상 반영된 일회성 이익이 제거되면서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KB증권은 이 같은 삼성SDI의 실적 침체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의 실적은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강화되는 EU(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규제로 유럽 OEM(완성차 업체)들의 EV용 전지 재고 축적 수요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연말부터 미국 합작 법인(JV)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외형 성장 및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령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성장 여력이 높은 미국 시장 비중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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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 밑돌아

삼성전자 역시 부진을 피해 가지 못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당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이 80조9,002억원, 영업이익이 10조7,717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시장에서는 D램 가격 하락, 메모리 출하량 감소 등 반도체 부문 악재가 삼성전자 실적 악화를 견인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5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직전 분기(6조4,500억원) 대비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이외로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감소 △미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 등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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