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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유통부터 호텔·석유화학까지 줄줄이 '체질 개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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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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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롯데면세점·세븐일레븐, 연달아 희망퇴직 단행
롯데호텔앤리조트도 4년 만에 명예퇴직 검토 중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사업 '덩치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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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인해 신음하는 유통 계열사들이 줄줄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가운데, 롯데호텔앤리조트·롯데케미칼 등 여타 부문 계열사 역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 줄줄이 '구조조정'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산하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법인 설립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2020년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으며, 이후 2022년 48억원, 2023년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 발생한 적자는 441억원에 달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세븐일레븐 외로도 수많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이 잇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온은 지난 6월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2020년 롯데유통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유통 업황 부진으로 인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적자는 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억원 증가했다.

6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면세점 역시 8월에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면세점은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 감소로 인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 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인력 효율화 나선 호텔롯데

구조조정 움직임은 호텔업 부문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롯데의 롯데호텔앤리조트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지 4년 만에 명예퇴직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인사 적체 등 인력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만 아직 세부적인 명예퇴직 기준과 조건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조직 효율화를 위한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구조조정이 순항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실적은 명확한 매출 악화가 관측된 유통 부문 계열사들 대비 준수한 편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제외하면 20년 넘게 안정적인 고용 상황을 유지해 왔다"며 "유통 부문과는 달리 호텔 부문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데, 명예퇴직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9% 증가한 6,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는 148억원에서 94억원으로 36.4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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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선택과 집중' 전략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중국 기업들과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초화학 사업의 덩치를 줄이며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인 고순도 이소프탈산(PIA)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PET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파키스탄 법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의 매각 작업도 재개했다. 롯데케미칼은 테레프탈산을 비핵심사업으로 판단, 2020년부터 국내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자산 매각 및 투자 속도 조절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내년까지 자산 매각을 통해 2조3,000억원의 잉여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미 매각 대상을 구체화한 뒤 투자자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설 투자의 경우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올해 투자를 순연 등으로 조정해 내년까지 총 1조9,000억원의 잉여 현금을 마련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올해로 예정됐던 울산 공장 내 PET 화학적 재활용 시설 준공을 오는 2027년으로 미뤘으며, 전지소재 부문 스페인 공장의 기계적 준공 시한도 기존 2025년 말에서 2027년으로 늦췄다. 이 같은 투자 조정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올해 약 1,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마련한 투자금은 신사업 부문에 투입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사업 부문을 5개 단위로 재편하면서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정밀화학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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