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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집값 상승 '멈춤', 수도권 외곽부터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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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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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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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등 수도권 외곽 중저가 아파트들
대출 죄자 거래 끊기고 매물 적체 심화
서울아파트도 집값 상승폭 둔화

지난 9월 이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다주택자 대출 중단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기 이천, 안성 등 수도권 아파트값 내림세가 확산하고 있다. 매수세 위축이 심한 외곽 지역에서는 거래가 뚝 끊기고 매물이 빠른 속도로 쌓이는 모습이다.

수도권 외곽, 대출 축소 직격탄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경기·인천 등 수도권 시·군·구 61곳 중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지난주 12곳에서 이번 주 15곳으로 늘어났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등 대출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9월 초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곳은 4곳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내림세가 뚜렷해졌다. 이천은 최근 1주일 새 아파트값이 0.14% 떨어져 수도권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올해 들어 누적 변동률은 -3.05%에 달했다. 경기 남부 주거지인 안성도 이번 주 0.03% 떨어져 한 주 전(-0.01%)보다 낙폭이 커졌다.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은 평택은 이번 주 0.04% 하락해 1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단지별로 온도 차는 있지만 직전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천 갈산동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27㎡는 최근 4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가보다 7,000만원 낮은 값이다. 6주째 내림세를 보이는 인천 연수구에서는 준공 5년 내 새 아파트조차 맥을 못 추고 있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이달 1일 6억5,9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 8~9월만 해도 실거래가가 8억원을 웃돌았던 곳이다.

매물도 증가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와 인천에 쌓인 아파트 매물은 각각 16만5,265건, 3만8,708건으로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택의 디딤돌대출 한도가 조정되면서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내달 2일 이후 신규 대출을 신청하는 수도권 주택부터 정책 금융 규제를 강화한다. 업계에선 디딤돌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4,800만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 불패' 신화는 여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하락세를 보이며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05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7,582건에서 8월 6,427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거래 건수는 현재 3,001건에 불과해 3,000건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매물 증가도 두드러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8만9,611건으로, 한 달 전보다 4.7% 늘었다. 구별로는 마포구와 영등포구가 각각 6.8%, 중랑구는 6.5%의 매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 적체가 나타나는 건 올해 3월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간극이 벌어진 영향도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집값이 상승하다 정체하기 시작할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며 “매도자는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고, 매수 대기자들도 조급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7%로, 지난주 0.08% 대비 상승 폭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 10월 둘째 주 이후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다.

다만 '강남 불패' 신화는 더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정부의 잇단 대출규제에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타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서울 일부 외곽 지역도 결을 같이하고 있지만, 상승폭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특히 정부가 최근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디딤돌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강남3구·서울 외곽 지역 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할까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한은은 38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바 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렸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따라 미국 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결정에 변수가 많아진 상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달 금리 결정에 대해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난달부터 시작한 거시안정성 정책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굉장히 높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 회의에서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다만 두 번째 금리정책을 보면 최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금리 차이(미국 4.75%, 한국 3.25%)가 있는 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10월 금리 인하 발표 시 환율 변동성에 따른 경제 상황을 중시한다고 한 만큼 최근의 1,400원대 환율이 진정되지 않는 한 인하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정적으로 기준금리와 별개로 시장금리,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강화 대책의 일환이고 가계부채 긴축을 위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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