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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PBR, 올해 들어 최저치 경신하며 '밸류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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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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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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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PBR 0.85로 1년 만에 최저
나홀로 1배 미달·변동 폭도 역주행
트럼프 당선 등 '미래 악재' 선반영

코스피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인 0.85배까지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통상 마찰 리스크, 중국발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들어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주력했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저평가 현상이 연초보다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PBR, 블랙먼데이 이후 내림세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PBR은 지난 13일 연중 최저치인 0.85배를 기록한 이후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1일 0.84배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2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국내 상장기업의 가치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초 코스피 지수 PBR은 0.9대 후반에서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3월 21일에는 1배를 넘어섰고 7월 9~16일에는 1.03배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를 계기로 주가 급락장을 거치면서 코스피 지수 PER은 추세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월 1일 이후 1배를 밑돌며 소수점대로 내려선 코스피 지수 PBR은 지난 11일에는 0.89배까지 내려가 현재까지 0.9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별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2월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상장사 2,601곳 중 72.0%인 1,873곳의 PBR이 감소했다.

美 PBR 5배 수준, 日·英도 1배 넘어서

문제는 이 같은 저평가 현상이 유독 한국 증시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PBR이 0.85배에 그쳤던 15일 기준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PBR은 5.15배에 달했다. 선진시장(DM)으로 분류되는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와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각각 1.65배, 1.43배 수준이었다. 한국과 함께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되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니프티(Nifty)50 지수(3.74배), 대만 자취안(加權) 지수(2.53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12배) 모두 1배 수준을 넘어섰다.

코스피의 나홀로 부진 속에 주요국 PBR이 역주행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코스피 지수 PBR은 올해 초 0.97배에서 현재 0.85배로 0.1배 넘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 S&P500(4.29→5.15배), 일본 닛케이225(1.31→1.43배), 대만 자취안(2.12→2.53배) 등 주요국 증시는 올해 들어 랠리를 이어가며 PBR 역시 증가했다. 영국 FTSE 100 지수(1.6→1.5배), 인도 니프티50 지수(3.2→3.0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2→1.0배)는 소폭 하락했지만 코스피 지수와 달리 모두 1배 수준을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요국 간의 통상 마찰,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여파로 지수가 조정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식시장이 미래의 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코스피 수준이 역대급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우려가 최대가 되는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이 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현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반응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이나쇼크·팬데믹 등 위기마다 과매도

과거에도 코스피 가격이 언더슈팅(과도하락) 구간에 진입한 사례가 있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을 제외하고 코스피지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이다. 2007년 10월 2,065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시작으로 기업들이 줄도산하자 이듬해 10월 938까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반토막(-54.5%) 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72.5%, 2002년 닷컴 버블 때는 55%가량 폭락한 적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앞둔 지난 2019년에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차이나쇼크로 인한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코스피 지수 PBR이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0.85배로 하락했다. 당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내수 부진까지 더해져 중국의 성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부진 우려에, 주가수익비율(PER)은 9.36배로 9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급락하며 각각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PBR이 0.77배까지 하락했다. 이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이탈이 발생한 시점으로 2020년 1월 2,277이었던 코스피가 두 달 만에 1,457까지 급락했다. S&P의 부정적인 전망도 불안감을 키웠다. 당시 S&P는 "한국 기업은 교역 의존도가 높아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취약하다"며 "밸류체인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가 급감하면 기업의 신용등급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당시 주가 급락하며 전체 시가총액이 1,500조원에서 1,200조원대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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