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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인수전 새 국면, IBK기업은행 등판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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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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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안정 위해 MG손보 인수 검토"
인수전 완주 의사 밝힌 메리츠화재
암울한 IBK연금보험, 기업은행엔 부담

MG손해보험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표류하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인수전 등판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 속 이와 같은 움직임에 시장 참여자들은 연내 매각 불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업은행 검토 후로 연기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측은 현재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의 MG손보 인수설이 제기된 지 한 달여 만의 일로, 기업은행 측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얘기가 나온 이후 전반적인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중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하는 방식으로 MG손보 매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은행이 정부의 예산과 직결되는 만큼 국책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은행장과 상의하고 금융기관과도 협의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MG손보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의 움직임 또한 기업은행의 인수전 등판을 강하게 시사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예정이었던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돌연 연기하면서다.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에 휩싸인 예보가 MG손보 인수전에 기업은행이 참여할 것을 고려해 우협 선정을 미루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보 관계자는 “(신 의원실에서 우협 선정을 미뤄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면서 “최종 우협 선정은 기업은행의 검토가 나온 뒤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 속 경쟁자 맞이한 메리츠화재

이로써 그간 MG손보 인수전의 강력한 우협으로 거론된 메리츠화재는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이미 정치권과 노조 등의 반발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경쟁자까지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국감에서 신 의원은 “MG손보 매각 수의계약 입찰에서 서류 미비로 낙찰을 못 받은 메리츠화재가 서류를 보완할 수 있도록 (금융위가) 공고 기간을 10월 2일까지 연장했다”며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또 MG손보 노조도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피력해 왔다.

메리츠화재 측은 이번 인수전을 완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도 ‘주주의 이익에 부합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13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 완주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커지는 보험사 인수전

기업은행 역시 변수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공동출자 또는 전략적투자자(SI)로 MG손보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은행이 자회사로 보유 중인 생명보험사 IBK연금보험의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금보험을 비롯한 저축성보험 상품만 판매하는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재무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진 상태다.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205.7%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너끈히 충족한다. 다만 이는 경과조치를 반영한 수치로,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지급여력비율은 89.9%로 보험업법이 제시하는 최소 기준치(100%)를 밑돈다. 올해 초에 기업은행이 IBK연금보험에 긴급 자금을 수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행은 2020년 12월 IBK연금보험에 1,5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 초에도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1,5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매각 작업이 더디다는 점도 기업은행에는 부담이다.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한 보험사조차 매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매각 작업이 한창인 동양·ABL생명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계약을 맺고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가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금융감독원 자회사 편입 심사가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 내에서는 연내 MG손보 매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은행과 메리츠화재 모두 손을 뗀다면 예보와 금융당국은 다음 단계를 논의해야 하는데, 최악의 경우 청산 결정까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현재 우협 선정과 관련해 어떤 일정도 계획된 바가 없다”면서 “여러 가지 검토할 부분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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