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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치' 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 만에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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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 만에 포성 멈춰
현지시간 27일 오전 4시 발효
네타냐후 총리 "합의 깨면 언제든 공격"
2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과 휴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스라엘 총리실 유튜브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의 60일간의 임시휴전이 발효됐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자, 이튿날 하마스 지원을 선언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포격을 시작한지 13개월 만이다. 양측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7만 명 이 피란하고, 레바논에선 3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휴전 제1 목적 "이란 위협에 집중"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투표 결과 10대 1로 휴전안을 통과시켰다. 휴전안 제출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10월 8일 레바논에서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헤즈볼라는 1년이 지난 지금은 같은 헤즈볼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헤즈볼라 핵심 중의 핵심(Axis of axis)인 하산 나스랄라와 조직의 최고 지도부를 제거했고, 로켓과 미사일을 대부분 파괴했으며,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고, 우리 국경에 인접한 지하 테러 기반 시설과 그들이 수십년 간 구축해온 인프라를 파괴했다"며 전쟁의 성과를 열거했다.

휴전 이유에 대해서는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의 숨을 돌리고 재고를 보충하고, 전선은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하마스, 헤즈볼라 등과 전쟁을 치렀지만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란의 핵무장 저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앞서 영상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이번 휴전이 가자지구 전쟁과는 별개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그는 휴전 이유로 이란의 위협 외에 하마스의 고립을 꼽으면서 "하마스에 대한 우리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이는 우리가 인질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전선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146사단/사진=이스라엘군

양측 병력 철수하고 레바논군 투입

총 13개 조항으로 구성된 휴전 합의안은 이스라엘군이 향후 60일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이 정규군 5,000명 이상을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서 34일간 벌어진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채택된 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1701호와 기본 골격이 같다. 다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UN 평화유지군 간의 3자 이행 구조였던 1701호가 일주일도 안 돼 무력화된 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의무위반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휴전 합의안에 따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30㎞ 떨어진 리타니 강 북쪽으로 철수하게 된다. 휴전이 이뤄지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1년여 만에 종식된다. 하마스와의 전쟁에 집중하던 이스라엘이 지난 9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하고 지상전을 벌인 후로는 약 2개월 만이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표 직전까지 헤즈볼라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뒤 4개 지역 건물을 집중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은 남부 접경지대, 동부 베카밸리 등에서도 180여 개 헤즈볼라 표적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는 헤즈볼라에 이번 합의를 위반하지 말 것을 끝까지 경고하는 한편, 휴전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행동의 자유' 요구 관철, 휴전파기 빌미 될 수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임시휴전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두 나라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파괴적 분쟁을 끝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적대행위가 영구적으로 중단되도록 설계됐다”며 “강조하건대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은 다시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하마스를 향해서도 “이제 선택해야 한다"며 "유일한 탈출구는 미국 시민을 포함한 인질을 석방하는 것뿐”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상태로의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도 휴전을 환영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UN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휴전 발표를 환영하며 양국 국민이 겪어온 고통과 파괴, 폭력을 이번 합의가 종식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엑스(X)에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레바논은 내부적 안정과 안보를 키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다만 이번 휴전안이 장기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휴전 합의안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들어있다. 이는 레바논에서 ‘행동의 자유’를 끈질기게 요구한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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