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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IPO 착수, 내년 상반기 상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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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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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으로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인도법인 기업 가치, 130억 달러 추정
내년 상반기 IPO 18억 달러 수주 전망

LG전자가 인도법인(LG Electronics India Pvt, LGEIL)의 상장을 공식화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30년간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면서 생산·판매·연구개발(R&D)·AS(애프터 서비스)등을 총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 결과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인도법인의 기업 가치는 130억 달러(약 18조5,000억원)로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8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 발행 없이 보유지분 15% 매각 방식

8일(현지 시각)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인도법인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했다. 상장예비심사청구서는 수요 예측, 공모가, 공모일 확정을 위해 지배구조와 재무 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로 심사에는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 심사 후에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와 공모일을 확정하고, 최종 증권 신고서(RHP)를 승인받는 절차를 거친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인도 증시 상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인도법인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에 해당되는 1억1,182만 주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은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 가치가 130억 달러로 평가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LG전자 인도법인이 이번 IPO를 통해 1,523억7,000만루피(18억 달러)를 조달해 올해 인도에서 진행된 IPO 중 상위 5위 안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달 금액은 LG전자 본사로 유입된다.

LG전자 인도법인 푸네 공장 전경/사진=LG전자

생산부터 R&D까지 '현지화 시스템' 구축

1997년 설립된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재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를 생산해 내수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공급하고 있으며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인 방갈로르에는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구매부터 배송 설치, 수리까지 다 맡는 애프터서비스 시스템을 갖췄으며 최근에는 현지인 맞춤형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브랜드샵(OBS)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30년 넘게 공들인 현지화 전략의 성과로 올해 상반기 인도법인은 매출 2조8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반기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매출 1조8,151억원보다 14% 증가한 수치로 3년 전인 2020년 연간 매출(2조2,2228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일등공신은 TV, 에어컨 등 가전 부문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에어컨과 OLED TV 부문에서 각각 31%, 64.2%의 점유율을 달성하여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인도법인, 올해 아시아 최대 IPO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 건 LG전자 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당시 현대차가 IPO로 조달한 금액은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로 인도 증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아시아 증시 IPO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현대차로서도 해외법인 최초로 현지에 상장한 사례로, 현대차의 장기적 투자와 전략적 확장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1996년 인도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를 포함해 13개 모델을 판매하며 인도 2위 자동차 그룹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인도 시장을 점찍고 1995년 인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삼성은 인도 내 스마트폰 공장과 가전제품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R&D(연구개발) 센터와 디자인연구소를 통해 현지 소비자 요구에 맞춘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체험형 매장을 열고 특화 제품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 향후에도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인도 공략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소비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작용했다. 14억 명의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보급률은 낮은 데 반해 인구 절반이 25세 이하 청년층이라, 이들이 선도하는 소비 트렌드는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최근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데 이어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4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조 리스크에 부실한 인프라도 과제

다만 인도 시장 확대를 추진하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최근 현지 시장이 과거 대비 다소 침체된 상태인 데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이는 현지 시장에서 IPO를 단행한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 기업에 실질적인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인도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환경 문제와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도 한국 기업에는 도전이자 과제다. 기업들이 현지의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활동을 더욱 확대해야 할 임무가 생긴 것이다.

운송 인프라도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대형 선박의 항구 진입이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물품검사는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도로 인프라 역시 미비하다. 전체 5% 만이 고속도로로 돼 있고, 40%는 비포장도로다. 인도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있지만 인도 전역에서 폭증하는 인프라 건설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리스크도 살펴봐야 할 이슈다. 인도는 저임금과 젊은 노동력, 그리고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생산 기지로 평가 받지만 최근 강성 노조의 파업이 잇따르면서 기업에 새로운 리스크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인도 첸나이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파업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 예다. 삼성전자는 이 파업으로 1억 달러(약 1,38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이밖에 인도 정부가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외국 기업에 부과하는 높은 관세와 복잡한 세제 구조도 기업이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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