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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인터, 내년 코스피 상장 추진 항공사 경영권 인수 가능성 재점화 숙박+항공 상품 등 수익 다각화 박차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IPO)에 다시 도전한다. 이번에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내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상장 자금을 기반으로 항공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으로, 항공·숙박·여행을 엮어 시너지를 내고 글로벌 레저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5년 만에 IPO 재추진
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상장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추가 선정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게 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에 한국거래소 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19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9,153억원 △2020년 6,942억원 △2021년 7,422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다시 회복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의 2022년 매출은 9,261억원, 2023년은 1억3,533억원으로 엔데믹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상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장 조달자금으로 티웨이·에어프레미아 경영권 노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와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2010년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하고 2015년에는 LCC(저비용 항공사)를 직접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항공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모두에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여기엔 지난해 그룹 회장에 오른 대명소노그룹 2세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의지도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지분을 잇달아 매입해 총 26.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예림당 및 티웨이홀딩스 지분율은 29.74%로, 최대주주와의 지분 차이가 2.97%p로 좁혀졌다.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한 건 지난 10월이다. 당시 소노인터내셔널은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537억원)를 JC파트너스로부터 매입했다. 내년 6월 11%의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도 확보한 상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리조트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만큼 중장거리 노선을 보유한 LCC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미국 등 중장거리 노선에 강점을 가진 LCC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기준 국제선 항공시장 점유율에서 543만5,093명을 수송하며 시장 점유율 7.96%를 차지했다. LCC업계에서는 제주항공(10.78%)에 이은 2위다. 에어프레미아는 저렴한 비용으로 장거리노선을 운영하고, 기존 LCC 대비 넓은 좌석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항공업 진출이 단순히 수익 다각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숙박 및 항공 간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LCC 출범 예고, 지각 변동 불가피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LCC업계 생존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 합병으로 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는 것 뿐 아니라 대한-아시아나(빅2) 소속의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까지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3사가 합병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 LCC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더욱이 빅2 소속을 제외하고 현재 운항하고 있는 LCC는 총 5곳(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으로 치열한 경쟁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과거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파라타항공이 최근 김포공항 인근에 사무실을 냈고, 사천공항 등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항하던 하이에어도 다시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보니 이들 LCC가 사업확장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 있어 빅2 5개사가 내놓는 노선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나올 5개 회사 노선은 국제선 22개와 국내선 14개에 달한다. 항공업계에서 이른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노선이 포함된 숫자다.
이 중 티웨이항공은 양사 합병으로 인해 건네받은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을 이전받았으며 현재 운항 중인 상황이다. 지난 3분기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적자전환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유럽 노선 비중이 높지 않아 수익에 타격이 컸으나, 본격적으로 중대형기를 늘리면서 유럽 노선을 확장할 경우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사 ‘A330-300’을 비롯해 중대형기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국적사 최초로 ‘A330-900네오’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는 2026년부터 해당 기종 5대를 순차 도입하고 2027년 말까지 총 10대를 운영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장거리 기재를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강점인 미주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기 노선인 인천~뉴욕 노선을 내년 1월 25일부터 매일 운항하기로 했다. 에어프레미아 뉴욕 노선은 지난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주 4회 운항했으나, 11월부터 주 5회로 편수가 늘어났으며 12월 임시 증편에 이어 내년엔 매일 운항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홍콩 노선에도 신규 취항하며 미국 노선을 비롯해 방콕, 나리타, 다낭과 함께 총 7개의 정기편을 운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