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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세 김동선 '아워홈 인수' 드라이브, 범LG 3세 구지은도 반격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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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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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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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인수 '정조준' 한화그룹
장남 지분 일부 남기고 2년 뒤 매입
구지은, 우선매수권 내세워 FI 확보 협의

단체급식 2위 업체 아워홈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아워홈을 단계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범LG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사업을 연착륙시킨 후 나머지 지분까지 사들이는 방식이다.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 역시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반격 채비를 하는 등 양측의 막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한화, 아워홈 지분 단계적 매입 검토에 '자금 부족설' 대두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아워홈 1대 주주이자 창업주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인 구미현 회장 지분 약 50% 만을 우선 매입할 예정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38.56%, 19.28%로 이를 합치면 57.84%에 이른다. 당초 한화는 장남과 장녀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중 약 8%는 2년 뒤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단계적 인수 방안은 LG그룹이 아워홈과의 기존 단체급식 계약을 즉각 변경할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한화 측이 사업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을 일부 남겨놓을 경우 LG그룹 입장에서 단체급식 공급처를 당장 바꿀 유인이 적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자금 부족설도 제기된다. 한화는 주당 6만5,000원인 8,600억원을 인수가로 제안했고, 다음 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그런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294억원에 불과하다. 한화갤러리아도 현금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백화점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둔화하면서 한화갤러리아의 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322억원) 대비 대폭 급감한 수치다.

이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인수를 위해 보안장비 생산업체인 한화비전 자금까지 끌어들이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비용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계열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부담한다. 구체적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000억~3,000억원, 한화비전이 2,500억~3,000억원, 그리고 PEF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이 2,000억~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한화비전 일반주주들에겐 아워홈 지분 인수가 큰 실익이 없는 데다, 추후 아워홈의 쪼개기 상장으로 이어질 경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비전은 현금성 자산 2,794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아워홈 지분 인수가 이뤄지게 된다면 곳간 대부분을 털어야 한다. 게다가 보안기술업체인 한화비전과 단체 급식업체인 아워홈의 사업 연관성이 낮아 투자한 만큼 이득을 보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주주들인데, 지배주주인 총수 일가만 이득을 보게 되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사진=아워홈

아워홈 구지은 전 부회장, 매각 반대 입장 고수

아워홈 지분 20.67% 보유한 구지은 전 부회장의 반발도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까지 아워홈 경영을 책임졌던 구지은 전 부회장은 매각에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구지은 전 부회장도 김동선 부사장만큼이나 음식 사업에 대한 열정이 크다. 오빠와의 갈등으로 수차례 경영권을 빼앗겼지만 번번이 권토중래할 정도로 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2020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해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복귀했을 때 적자에 시달리던 아워홈을 흑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 능력도 이미 입증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쏠려 있다. 구자학 선대 회장은 생전 자녀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면서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장치를 만들어뒀다. 주주 중 한 사람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먼저 매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은 한화 측에 앞서 차녀인 구명진 전 이사와 구지은 전 부회장이 먼저 매수할 기회가 있다.

이 경우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한화가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 지분을 제외하고 인수할 경우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 합이 60%에 달하는 만큼 경영권은 확보할 수는 있지만,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 가결이 어려워 경영에 제약이 생긴다. 주총 특별결의가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배당금 결의 등은 보통결의로 가능하지만, 특별결의는 정관 변경과 이사 해임, 합병과 분할, 영업양수도 등 경영에 큼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캘리스코 대표이사 교체, 구지은 독자노선 걷나

다만 한화 측이 제시한 주당 6만5,000원은 구지은 전 부회장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지은 전 부회장도 몇 년 전 아워홈 경영권 확보를 위해 구본성 전 부회장 등의 지분을 인수하고자 실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 한화가 제시한 가격은 당시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이 실사 후 책정한 가격보다 훨씬 더 높다.

이에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분 인수를 위해 PEF 어펄마캐피탈과 손잡고 자금확보에 나선 상태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는데, 이 중 일부와 추가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구 전 회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과 매드포갈릭에 투자하는 등 외식·식품업계 투자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범LG가에 속하는 아워홈이 한화로 넘어가게 되면 그간 LG그룹 계열사에서 수주했던 단체급식 물량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구지은 전 부회장 측에는 유리한 국면이다. 실제로 LG그룹 일각에서 이번 거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한화가 나머지 주주에 대한 인수를 강행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4남매가 맺은 우선매수권 협약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지은 전 부회장이 한화의 제안에 우선 응한 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들고 있는 캘리스코 지분 50%를 되사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아워홈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캘리스코를 키울 수 있다는 추측에서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한화에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면 3,1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전문회사인 만큼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면 이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이달 17일 캘리스코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된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시장은 이를 두고 한화로부터 아워홈 지분매각 압박을 받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독자노선을 구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분 방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가진 우선매수권의 효력 및 자금 조달 방안 등이 불분명해 시장의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장남과 장녀의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유효하다 해도, 아워홈 정관상 주주 간에 주식을 양도하려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는 장남과 장녀가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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