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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멈춘 국내 이커머스 시장, G마켓·11번가 이어 네이버도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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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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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네이버쇼핑 거래액 사상 첫 '역성장' 추정
G마켓·11번가, 2023년부터 두 자릿수 매출 감소
C커머스 공습·전문몰 성장 속 업계 1·2위도 위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플랫폼들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4분기 거래액 증가율이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을 밑돌며 사실상 역성장했고, 쿠팡 역시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G마켓과 11번가도 상당 기간 두 자릿수 감소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과 무신사·당근마켓 등 버티컬몰(전문몰)의 성장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네이버 4분기 성장률, 시장 평균에 못 미쳐

17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지난 1월 네이버파이낸셜 대상 신용카드 결제금액(추정치)은 2조5,44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1월보다 0.35% 감소한 수치로, 2019년 네이버의 전자지급결제대행 사업을 떼어서 회사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한경에이셀은 회원 2,000만 명 이상의 결제 데이터에 기초해 1주일 단위로 전체 결제금액을 추정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 대상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네이버쇼핑(이커머스 부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신용카드 결제 외에 충전금, 포인트 결제 등이 늘고 있다"며 "관련 내용 등을 고려한 네이버쇼핑의 1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쇼핑의 부진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감지됐다. 트렌드라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직전 분기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전체 거래액 성장률이 5.9%임을 고려할 때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해 실질적인 거래액은 역성장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거래액 증가율 '0%'

쿠팡과 네이버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 3위와 4위인 G마켓과 11번가는 이미 2023년부터 상당 기간 두 자릿수 감소율을 이어왔다. G마켓의 지난달 결제금액은 4,34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9% 줄었고 11번가는 2,708억원으로 23.0% 급감했다. 쿠팡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성장 둔화는 피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쿠팡의 결제금액은 3조5,01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월 증가율은 64.0%이었다. 지난해 1월 증가율(25.6%)과 비교해도 크게 둔화한 수치다.

상위 업체 모두 성장세가 둔화하거나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역성장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전체 거래액은 지난해 10월과 11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거래액은 20조2,056억원, 11월은 21조1,41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3%, 0.7% 증가에 그쳤다. 다만 연말 쇼핑 시즌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했던 공격적인 외형 성장 전략도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저가 상품을 미끼로 더 많은 이용자를 유인해 플랫폼의 쓰임과 지배력을 높이는 네트워크 효과가 고금리 등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기업은 계획된 적자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자본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와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면 더 많은 소비자가 찾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할인 정책이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이어지면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시장 성숙기 진입, 새로운 동력 필요

이런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과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부상은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그룹 등 C커머스의 참전으로 직구(직접 구매) 시장에서도 격전이 불가피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해외 직구액은 7조9,58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3조6,36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산업은 매우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했다"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해외 직구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로 진화한 차이나머니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코리안워싱(Korean Washing)'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AI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대거 본사를 이전한 것처럼 이커머스 부문에서는 중국 자본이 한국을 점찍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은 각각 3조원을 투자해 JV(조인트벤처)를 설립했고,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 국내 패션 버티컬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세계 3위 글로벌 스포츠 의류업체인 중국 안타스포츠도 최근 500억원을 무신사에 투자하며 지분 1.7%를 확보했다.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도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무신사, 에이블리, 오늘의집, 당근마켓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몰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고 거래 전문몰 당근마켓은 2023년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패션몰 에이블리도 같은 해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인테리어 전문몰 오늘의집 역시 2023년 11월 기준으로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그 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무신사는 2023년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고 컬리, 아이디어스, 지그재그 등도 흑자 전환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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