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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절벽에 무너진 카카오 메타버스 전진기지, ‘컬러버스’ 적자 누적으로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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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투자 위축, 지원 끊긴 메타버스
컬러버스 자산 39억 중 36억 이상이 '부채'
수익성 악화에 결국 백기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사진=컬러버스 유튜브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았던 개발사 컬러버스가 법원으로부터 간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카카오 유니버스(Kakao Universe)’의 일환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사실상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채무초과 상태로 간이 파산 선고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12부(재판장 최두호 부장판사)는 19일 컬러버스에 대한 간이 파산을 선고했다. 간이 파산은 해당 회사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남은 재산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 선고될 수 있다. 컬러버스는 2020년 8월 설립된 메타버스 개발사다. 국내 최초 3D 가상 커뮤니티 ‘퍼피레드’를 개발·운영했다.

현재 컬러버스의 지분은 넵튠이 44.3%, 카카오게임즈가 10.71%를 보유하고 있으며, 넵튠의 최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고 넵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계약에 따라 오는 6월 30일 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넵튠은 크래프톤의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넵튠 관계자는 "컬러버스에 대한 파산 선고는 최근에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사업 정리는 이미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일"이라고 답했다.

‘퍼피레드’로 K팝 메타버스 사업 추진했지만 좌초

컬러버스의 파산 신청 이유는 자금난에 따른 경영 악화다. 녭튠의 2024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컬러버스의 자산 39억원 중 36억원 이상이 부채로 자본금은 3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수익도 전무하다.

과거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메타버스 사업 전진기지’로 꼽혔다. 2021~2022년 당시 카카오 계열사인 넵튠과 카카오게임즈의 투자를 유치하며 카카오 계열사가 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컬러버스의 지분은 넵튠이 44.3%, 카카오게임즈가 10.71%를 보유하고 있다. 컬러버스는 남궁 전 대표가 2022년 6월 직접 소개한 카카오의 메타버스 비전 카카오 유니버스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궁 전 대표의 퇴진 이후 사업 추진은 동력을 잃었다. 컬러버스는 2022년 모바일 버전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M’을 선보였지만, 서버 불안정으로 초기 유저가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K팝 관련 메타버스 서비스도 준비했으나,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컬러버스는 2022년 약 1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자금난은 지속됐다. 2023년 12월에는 퍼피레드M 서비스도 종료했다. 당시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공지를 통해 “현재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돼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투자 혹한기, 경영도 매각도 막막

업계는 컬러버스의 사례를 개별 스타트업의 실패가 아닌 현재 벤처 생태계가 처한 투자 한파의 일부로 해석한다. 현재 벤처캐피털(VC) 시장은 메타버스와 같은 장기 성과형 산업에 더 이상 우호적이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후속 투자가 말라붙자 대기업의 지원조차 더 이상 안전판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몸값을 낮춰 후속 투자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창업자와 투자사가 충돌하는 사례도 자주 일어난다. 기업가치가 낮아지면 기존 투자자의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기업가치 조정에 협조하지 않는 기존 투자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2년 연속 투자받는 데 성공한 스타트업 5곳 중 1곳(20.7%)은 몸값을 깎아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이상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돼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투자사가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투자 실적이 중요한 운용사(GP)인 VC가 출자자(LP) 눈치를 보느라 쉽게 파산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동의 없이 파산하면 형사 고소하겠다며 스타트업에 엄포를 놓는 투자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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