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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졸리비, 토종 프랜차이즈 노란통닭 인수, 가맹점주 이탈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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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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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비, 컴포즈커피에 이어 두 번째 국내 M&A
SPA 체결 등 절차 남아, 1,500억 거래가 예상
2020년 매각 후 점포 수, 매출, 영업이익 성장세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자료=졸리비

필리핀 최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Jollibee Foods Corporation)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컴포즈커피를 인수했던 졸리비는 당시 파트너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선에쿼티파트너스와 다시 한번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통 투자에 나섰다. 빠른 외형 성장과 매출 증가에 힘입어 다수의 투자자가 몰린 가운데, 노랑통닭의 해외 진출 가능과 관련해 졸리비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졸리비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높게 평가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통닭 운영사인 노랑푸드 매각 우협으로 졸리비를 선정하고 우선협상 차원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가 보유한 노랑푸드 지분 100%로 거래가는 1,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 주체는 졸리비의 한국법인인 졸리케이로 조만간 상세 실사에 착수해 8월쯤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노랑통닭의 새 주인이 될 졸리비는 필리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유럽, 중국, 중동 등 전 세계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각 측은 노랑통닭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졸리비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해 인수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졸리비는 한국법인 졸리케이를 통해 꾸준히 국내 F&B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기회를 물색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를 4,7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대대적인 경영 시스템 개선으로 가시적 성과

앞서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는 지난 2020년 노랑푸드 지분 100%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거래는 두 PEF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노랑홀딩스유한회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자금 조달 구조도 다층적으로 설계됐다. 당시 코스톤아시아가 중순위(150억원)와 후순위(100억원)에 투자하고, 큐캐피탈이 후순위 지분에 15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300억원은 유안타증권으로부터 인수 금융을 조달했다.

인수 직후 노랑통닭은 기존 지사 중심의 운영 구조를 본사 직영 체제로 전환하고, 물류 시스템을 통합하는 등 경영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또한 비용 효율이 높은 배달형 매장 중심으로 점포를 빠르게 늘리며 외형을 키웠다. 그 결과 투자 직전 해인 2019년 400여 개였던 가맹점 수는 올해 700개를 돌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502억원에서 1,067억원, 65억원에서 127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진행된 노랑통닭 인수전에는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가 참여했다. 시장의 높은 관심 속에 매각가가 2,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됐다. 애초 매각 측은 해외에서의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들과 먼저 소통하는 전략을 취했고, 실제 다수의 해외 SI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의변경·폐점 늘어, 구조적 한계 점검해야

다만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가맹점주의 이탈은 여전히 한계로 꼽힌다. 실제 노랑통닭은 최근 신규 매장이 늘어나는 동시에 명의변경과 폐점도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노랑통닭의 명의변경 가맹점 수는 2020년 52개에서 2023년 105개로 약 두 배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폐점 수는 11개에서 65개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개점 수는 2020년 100개에서 2023년 83개로 감소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명의변경은 가맹점주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거뒀거나 개인적인 사유로 운영권을 넘기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맹점의 명의변경과 폐점 점포 증가는 가맹점 운영이 어렵거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브랜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단기간 내 이 같은 지표가 급증한 만큼, 본사의 지원 부족이나 사업 모델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단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은 신규 개점 수가 폐점 수보다 많지만, 그 격차가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개점보다 폐점이 많다는 건 곧 브랜드의 성장세가 꺾였음을 의미한다. 가맹점당 매출도 하락세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노랑통닭의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2020년 4억1,618만원에서 2023년 3억9,323만원으로 5.5% 떨어졌다. 더욱이 그 사이 노랑통닭은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그럼에도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회사는 수익이 늘고 가맹점주의 수익은 감소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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