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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양자 패권 노리는 中, 1,000큐비트 양자 측정·제어 시스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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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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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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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자 컴퓨팅 자립 가속화
1만 큐비트 오류 정정 시스템 개발 목표
미래 양자 우위 확보 주력
중국 양자 스타트업 오리진퀀텀 연구원들이 지난달 6일 공개한 72큐비트 규모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오리진우쿵’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안후이성 양자컴퓨팅공학연구센터

중국 기업이 1,000개 이상의 큐비트(Qubit·양자비트)를 지원하는 자체 개발 양자 측정 및 제어 시스템을 공개하며 대규모 양자 컴퓨팅 발전에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양자 컴퓨터의 '신경 중추'로 불리는 측정 및 제어 시스템은 양자 컴퓨팅 산업 사슬 상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장비로, 전문가들은 이번 시스템 도입을 중국 양자산업의 본격적인 고속 성장 단계 진입을 알리는 신호로 보고 있다.

퀀텀시텍 'ez-Q 엔진 2.0' 출시, 5천 큐비트 이상 지원

18일 안후이성 양자컴퓨팅공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스타트업 퀀텀시텍(QuantumCTek Co)은 17일 'ez-Q 엔진 2.0(ez-Q Engine 2.0)'을 공식 출시했다. 퀀텀시텍이 기존 1.0 버전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ez-Q 엔진 2.0은 105큐비트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 프로토타입인 '주충즈 3.0(Zuchongzhi 3.0)'을 구동하며, 이는 주요 슈퍼컴퓨터보다 수조 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퀀텀시텍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양자컴퓨팅공학연구센터 탕 시비아오 소장은 이 새로운 시스템이 이전 세대 대비 집적도를 10배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구성 요소에 국내 설계를 적용해 중국에서 가장 작고 효율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탕 소장은 RF 직접 샘플링(direct RF-sampling) 및 대규모 클록 동기화와 같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 잡음 수준을 낮추고 일관성과 제어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고 덧붙였다. 탕 소장은 또 이 새로운 제어 시스템이 시장 환경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단일 초전도 큐비트를 제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매우 높았지만, ez-Q 엔진 2.0은 해외 경쟁사가 개발한 유사 제품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국제적인 선진 기술 표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저후이 부소장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중국이 기록적으로 개발한 504큐비트 초전도 양자 컴퓨터에서도 테스트돼 안정성과 정밀도가 완벽하게 검증됐다. 왕 부소장은 연구팀이 오류 정정 기능을 갖춘 1만 큐비트 규모에 적합한 새로운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양자 컴퓨팅 우위, 양자 오류 정정, 그리고 실용적인 양자 컴퓨팅 응용을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여 중국의 자립적인 양자 컴퓨팅 산업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z-Q 엔진 2.0은 이미 중국과학기술대학과 차이나텔레콤 양자그룹을 포함한 여러 연구 및 산업 기관에 공식적으로 제공된 상태다. 연구팀은 향후 여러 기관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5,000큐비트 이상의 제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대규모 오류 정정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후지쯔와 이화학연구소(리켄)가 개발한 '초전도 방식' 양자 컴퓨터/사진=후지쯔

베이징대, 양자 얽힘 난제 해결

현재 중국 양자 기술은 양자 인터넷 상용화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중국 베이징대가 네이처에 발표한 ‘IC 광양자칩’은 양자 네트워크(인터넷) 구현이 조만간 가능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양자컴퓨팅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빛(광자)을 이용한 양자칩이 상용화한다면 전 세계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상 초월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양자 인터넷은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정페이 회장이 이끄는 중국 네트워크 장비 기업 화웨이는 양자 인터넷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주요 대학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자칩은 정보 처리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전자 대신 광자를 이용해 데이터를 소화하도록 개발된 양자칩의 한 종류다. 빛은 빠르고 열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더 효율적인 양자 연산이 가능하다. 특히 베이징대의 광양자칩 기술은 실온에서 작동할 수 있어 양자컴퓨팅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인터넷은 6세대(6G) 등 차세대로 진화한다고 해도 마치 책장을 한 장씩 넘기듯 데이터 패킷을 주고받는 방식이어서 보안과 데이터 처리 속도에 한계가 뚜렷하다. 연극 무대에 비유하면 배우(정보처리 단위)가 칸막이가 쳐진 방에서 따로 연기하는 꼴이다. 이에 비해 양자 인터넷은 서로 복잡하게 얽힌 큐비트(배우)가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베이징대가 실험을 통해 증명한 연구는 빛을 이용해 상온에서 대규모 양자얽힘을 구현했다는 것이 골자다. 양자얽힘은 미국과 유럽 주요국조차 아직 풀지 못한 양자 연구의 난제다. 구글, IBM, 아이온큐 등 미국의 주요 기업이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위해 사용하는 기술은 초전도체에 기반한다. 중성이온, 이온트랩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큐비트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지만, 모두 극저온(영하 273도 근처)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고 있다.

양자기술 치고 나간 중국, 기술 패권 향방 '주목'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경우, 머지않아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시점 양자 컴퓨팅 연구 분야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양국은 번갈아 가며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양자 컴퓨팅 프로토타입 '시커모어(Sycamore)'와 '주장(Jiuzhang)'을 선보이며 양자 우위를 선점했다. 2021년에는 중국이 66큐비트 프로그래밍 가능 초전도 양자 컴퓨팅 시스템 '주충즈 2.1'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두 가지 주류 기술 경로에서 양자 계산 우위를 달성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올해 3월 주충즈 3.0을 공개하며 또 하나의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퀀텀시텍의 ez-Q 엔진 2.0에도 사용된 주충즈 3.0은 이전 버전인 주총즈 2.1에 비해 주요 성능 지표를 대폭 향상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 계산 능력을 달성했다. 주충즈 3.0은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도 게재됐는데, 심사위원들은 "최첨단 성능을 보여주는 새로운 초전도 양자 컴퓨터의 벤치마킹"이자 "이전 66큐비트 기기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결과"라며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에서도 미국을 앞서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과학계는 실험적 양자 컴퓨팅 개발을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양자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며, 두 번째 단계는 슈퍼컴퓨터의 기능을 뛰어넘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 개의 제어 가능한 큐비트를 갖춘 양자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범용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큐비트 제어 정밀도, 통합 규모 및 오류 수정을 대폭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양자 우위는 단기 응용 분야와 확장 가능한 양자 오류 수정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며, 이는 실용적인 양자 컴퓨팅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중국의 저명한 양자 물리학자 판젠웨이, 주샤오보, 펑청즈 등으로 구성된 주충즈 3.0 연구팀은 양자 오류 정정, 양자 얽힘, 양자 시뮬레이션, 양자 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주샤오보 교수에 따르면 연구팀은 현재 코드 거리 7로 표면 코드 오류 정정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9와 11로 확장해 대규모 큐비트 통합 및 제어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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