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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 한계에 직면한 中 전기차, 해외 확장으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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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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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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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과열 경쟁 속 국내 시장 한계 직면
배터리와 조립공장 중심으로 해외 투자 늘어
BYD·체리자동차 등 유럽·동남아에 공장 확대

중국 전기차업계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며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투자 규모가 국내 투자를 앞질렀다. 4년 넘게 이어진 내수 부진 속에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압박이 심화하자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이 과잉생산과 낮은 수익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구조조정에 직면한 상황에서, 결국 소수의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해외 투자액, 처음으로 자국 투자 추월

2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컨설팅 회사 로듐그룹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업계의 해외 투자액은 160억 달러(약 22조2,000억원)로 중국 내 투자액 150억 달러(약 20조8,000억원)을 100억 달러가량 앞질렀다. 보고서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전기차업계의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를 넘어섰다"며 "그동안 중국 전기차업계 투자의 80%가 국내에 집중돼 온 데다 2022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가 해외 투자를 크게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역사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중국 전기차업계가 역점을 두는 분야는 배터리다. 보고서는 "지난해 신규 해외 투자액의 74%, 국내 투자의 69%가 배터리 생산시설에 투입됐다"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배터리 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지난 6월 해외 진출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선언했고, CATL과 함께 중국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엔비전그룹, 고션하이테크 등 주요 배터리 기업도 테슬라, BMW 등 기존 고객사를 따라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나서고 있다.

높은 운송비용과 현지 공급망이 요구가 커지면서 해외 조립공장에 대한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장성자동차는 지난 15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첫 공장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도 태국 공장에 이어 브라질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고 향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헝가리, 캄보디아에도 생산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체리자동차는 튀르키예에 10억 달러(약 1조3,900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약속했으며 앙비시옹도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과도한 할인 경쟁에 중국 전기차 가격 19% 하락

중국 전기차업계가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내수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가 발표한 '7월 자동차산업 생산·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국내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7.8% 감소한 103만7,000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10% 증가한 22만5,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0% 급증한 수치다.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내수 판매가 주춤하면서 전체 판매량은 전월 대비 5% 감소한 126만2,000대에 그쳤다.

이처럼 국내 판매가 급감한 이유로는 내수 부진과 과잉생산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꼽힌다. 중국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는데, 이 와중에 국내 기업들이 과도한 할인 경쟁에 나서면서 전기차·태양광 패널·탄산리튬 가격이 급락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자동차 업체의 평균 할인율은 16.8%로 지난해 말(8.3%)과 비교해 2배 확대됐다. 가격 할인 폭이 확대되면서 최근 2년간(2023~2025년) 중국 전기차 평균 소매가격은 19% 하락했다.

국내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국 전기차업계는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 16곳이 문을 닫아 창업 업체 수(13곳)를 앞질렀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출혈경쟁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전기차 가격 전쟁에 대해 구두 개입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가격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나친 저가 경쟁을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27년간 이어져 온 가격 법률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르 몽드 "中 전기차 산업,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

이 같은 내수 부진 속에 중국 전기차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과잉생산과 낮은 수익성이라는 고질적 한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도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르 몽드(Le Monde)는 “중국 전기차 산업은 과잉생산의 한계에 직면했다”며 "포화 상태인 내수 시장이 전면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서면서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러한 상황을 버티기 위해 수출 의존도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 탈락의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BYD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르 몽드는 " BYD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들어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하다"며 “BYD가 과잉 생산 능력을 흡수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 하고 있으나, 기대와는 다르게 해외 시장 진출도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관세와 더불어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기조를 언급한 것으로, 실제 올해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약 3만7,000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생존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기업 중 5~10개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전기차 산업을 중국 경제 성장의 돌파구로 강조해 온 시진핑 국가주석조차 최근 연설에서 '퇴화(involution)'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방 정부의 무분별한 전기차 지원 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웨이젠쥔(Wei Jianjun) 그레이트월 모터스 회장은 “BYD가 자동차업계의 헝다그룹(Evergrande)이 될 수도 있다”며 과잉 확장과 무리한 자금 운용이 내수 시장 전반을 붕괴시킨 헝다 사태를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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