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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한가" 美 연준, 물가와 고용 사이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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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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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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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물가의 균형 뒤바뀌어" 파월,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고용인가 물가인가, 엇갈리는 연준 내부 의견
유통업체 재고 동나며 관세發 인플레이션 위기 가시화

시장에서 미국의 통화 정책이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기 시작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의 여지를 열어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자,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조정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다만 일부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파월의 금리 인하 신호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양호하고 경제도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동시에 관세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높이고 있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는 것이 과제”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1.2%로 2024년 2.5%의 절반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주로 소비 둔화 때문”이라며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해 연설 당시보다 1%P 낮은 수준이고, 실업률도 여전히 낮아 정책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최근 관세가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면서도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유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두 가지 목표인 완전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 사이에서 위험의 균형이 바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국의 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파월 의장이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에서 금리를 내릴 문을 열어 놨다”고 전했다.

연준 내부 '의견 통일' 어려워

다만 일각에서는 9월 금리 인하를 확신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지난해만큼 명확한 신호를 주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많은 위원이 조속한 금리 인하를 원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연준 내 금리 인하 지지세가 비교적 강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이사 2명이 금리 동결에 반대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는데, 9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 뚜렷이 확인된다.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한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위험보다 노동 시장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9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놨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인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현재 금리는 높으며, 2026년으로 들어가면 약 1.0%P 인하할 수 있다”면서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고, 아마 올해 말에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불안한 물가를 감안할 때 섣부른 금리 인하는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같은 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내일 금리를 결정한다면 인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지난 한 해 동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 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최대 고용 추정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짚었다.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노동 시장에 대한 위험보다 크다”며 금리 인하에 대해 선을 그었다.

꿈틀대는 美 물가

일부 연준 인사들이 우려했듯,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추세다. 애초 다수의 경제학자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업체가 관세 영향을 늦추고 가격 안정 유지를 위해 재고를 비축해 둔 만큼, 소비자 가격 상승은 주요 유통업체의 재고 소진 이후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시점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벌써부터 소비자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부담을 상쇄하는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스트코와 윌리엄스 소노마, 타깃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의 재고가 동나며 상황이 뒤집힌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최근 유아·주방용품과 장난감 가격을 올렸다. 스포츠용품사인 나이키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세제·기저귀·칫솔 등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갬블(P&G)도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5% 올려 잡았다.

월가에서는 관세발(發)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글로벌 종합 금융사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6월까지는 미국 기업이 관세 비용의 약 64%를 흡수했다”며 “이전 패턴을 따른다면 기업의 관세 흡수율은 점차 10%로 떨어지고, 향후 소비자의 관세 비용 부담률은 67%까지 증가할 것”이라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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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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