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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권에도 블록체인 접목" 시장 휩쓰는 토큰화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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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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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탄소배출권 토큰화 시험에 박차
불투명성으로 비판받던 자발적 탄소 시장, '격변' 올까
주식·채권부터 유동화 어려운 자산까지 줄줄이 토큰화

미국 최대 규모 은행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이하 JP모건)가 탄소배출권 토큰화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자발적 탄소 시장의 성장을 유도하고, 탄소배출권의 거래 과정을 투명화해 현재 시장이 맞닥뜨린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구상이다. 주식·채권·예술품 등 전통 자산을 넘어 이색 분야에서도 토큰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장은 JP모건의 실험이 야기할 '지각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P모건의 토큰화 도전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JP모건의 블록체인 사업 부문인 ‘키넥시스’는 탄소배출권을 등록 단계부터 토큰화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시험 중에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S&P Global Commodity Insights), 에코레지스트리(EcoRegistry), 국제탄소레지스트리(ICR, International Carbon Registry) 등 3개 주요 탄소 레지스트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들 기관이 관리하는 레지스트리 시스템에 등록된 탄소배출권을 블록체인 토큰으로 변환하는 앱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에코레지스트리와 국제탄소레지스트리는 이미 각각의 솔루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으로 전해지며,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는 탄소배출권의 전체 생명 주기 추적과 관리 개선을 위한 맞춤형 레지스트리 서비스 플랫폼 '환경 레지스트리(Environmental Registry)'를 통해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향후 여러 탄소 레지스트리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시스템인 '메타 레지스트리'도 테스트에 포함된다.

JP모건의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자발적 탄소 시장에는 한 차례 지각변동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배출권이 토큰화되면 다양한 등록소(Verra, UN CDM 등)에서 발행된 탄소배출권을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에서 관리·거래할 수 있어 기관투자자 등 대형 자본의 진입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탄소배출권 토큰화를 통해 현재 2,000억 달러(약 278조3,400억원) 규모인 자발적 탄소 시장이 2030년 2조 달러(약 2,783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탄소배출권 토큰화, 그 이점은?

탄소배출권 토큰화 흐름이 보편화하면 자발적 탄소 시장이 맞닥뜨린 '투명성' 논란 역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발적 탄소 시장은 발행부터 폐기까지의 추적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3년에는 기업에 열대 우림 보호를 통한 자발적 탄소배출 감축 기여도를 인정해 주는 세계 최대의 민간 인증 기관 베라(VERRA)의 인증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시장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주간 디차이트, 탐사보도 조직인 소스머티리얼 등과 함께 베라의 열대우림 보호 인증 사업을 과학적 연구 논문 등을 토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산림 보호에 의한 탄소배출 상쇄 효과를 인증하는 베라 탄소 크레딧의 90% 이상이 '환상'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디언은 베라 인증을 받은 사업 중 실제 삼림 보호 효과를 본 경우는 얼마 되지 않았으며, 이 중 많은 사업의 효과가 평균 400%가량 부풀려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는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하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를 통해 배출권의 생성부터 회수까지 거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관리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레지스트리 데이터를 더 쉽게 읽고 활용하도록 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JP모건 페이먼츠의 천연자원 자문 책임자 알라스테어 노스웨이는 "자발적 탄소 시장은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며, 토큰화는 기반 인프라에 대한 신뢰를 향상할 글로벌 상호 운용 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며 "이 기술로 더 큰 정보와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시장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향력 확대해 나가는 '토큰증권'

이처럼 토큰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비단 탄소 배출권 시장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증권업계는 토큰증권 도입을 통한 서비스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발행한 디지털 기반 증권이다. 종이로 주식·채권을 거래하는 실물증권, 인터넷 전산을 통해 거래하는 전자증권 방식에서 이젠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하는 토큰증권으로 인프라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증권 토큰화의 가장 큰 이점은 거래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전자증권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때는 여러 기관을 거치면서 중앙화된 서버에 저장된 소유 정보 등을 확인하는 등 복잡한 결제 방식이 사용된다.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한 대금이 매매 이틀 뒤(T+2)에야 계좌에 입금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토큰증권은 암호화된 분산원장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 이 같은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을 넘어 기존에 투자하지 못했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토큰증권의 차별화 요소다. 지금까지는 증권사 등에서 중개하지 않는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토큰증권 체제에서는 고객확인제도(KYC)로 신원만 인증됐다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도 블록체인망을 통해 전 세계에 흩어진 자산을 실시간으로 매입할 수 있다. 미술품이나 농산물, 원자재와 같은 자산도 얼마든지 유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토큰증권이 투자의 ‘민주화’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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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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