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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뒤흔든 트럼프의 복귀 연설, 자국 우선주의 너머 다자주의 맹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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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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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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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첫 UN 연설, 1시간 내내 '쓴소리'
UN 다자주의에 대한 강력한 불신 드러내 
UN 인권이사회 탈퇴 후 자금 지원도 중단
2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80주년 특별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후 첫 국제연합(UN)총회 연설에서 UN의 무능함을 직격하면서 자신이 UN을 대신해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주장했다. 기후 대응 및 탄소 저감 정책에 대해서는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각국을 실패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다자주의를 무력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스스로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면서 중국이 UN 헌장의 기본 원칙을 내세워 미국의 공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UN은 침략 조장하거나 위기 심화시켜"

23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80주년 특별총회에 참석해 "UN이 글로벌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전 세계적인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UN 연설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며, 2기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대면 연설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그는 "UN은 더 이상 침략을 조장하거나 자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작성해 놓고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공허한 말만 해서는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이 가진 힘을 올바르게 사용함으로써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태국·캄보디아,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간 평화 협정 등을 자신의 성과로 꼽으며 "지난 7개월 동안 끝날 수 없다고 여겨졌던 7개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UN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UN은 미국이 주선한 평화 협상에서 어떠한 도움을 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타결을 돕겠다는 전화 한 통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UN이 주도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저감 정책에 대해서는 '세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1982년 UN은 20년 후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 예측했고, 1989년에는 10년 내 세계 모든 나라가 온난화로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회원국을 향해 “이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여러분의 나라는 실패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 지난 8개월간 추진해 온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전임 버락 오바마·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유네스코 등 산하 기구도 美 국민 뜻에 어긋나

트럼프 대통령이 UN에 대해 불신을 드러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집권 2기를 시작한 지 2주일이 지난 2월 4일, UN 인권이사회(UNHRC)와 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탈퇴와 함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UN 산하 기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미국이 과도한 예산을 지원해 왔지만, 이들 기구의 의사결정이 편향적이고 불공정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같은 달 열린 제58차 UN 고위급 회기에서 UN 인권이사회의 미국 대표석은 비어 있었다.

지난 7월에는 유네스코(UNESCO) 탈퇴를 공식화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유네스코는 분열적인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의 뜻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을 우선에 놓고 모든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회원 참여가 국익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인정한 것은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반이스라엘적 담론 확산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UN 인권보고서(UPR) 발간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UPR 메커니즘에 참여하지 않고,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UPR에 참여하는 것은 UN이 가장 극악한 인권 침해국을 규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중국·수단과 같은 회원국으로부터 인권에 대한 설교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UPR은 회원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적 평가와 연례 권고를 담은 UN의 핵심 자료다.

中, 美 공백 공략하며 UN 중심 다자주의 강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뤄진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면적으로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CAP)는 올해 4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 자산을 후퇴시킴으로써 그동안 축적해 온 외교적 입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중국이 이 공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세계 질서를 재편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UN 중심의 다자주의를 적극 강조한다. 지난 2월 UN 고위급 회의를 주재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평화롭고 안전한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그는 “다자주의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으며, 오늘날 UN의 지위는 강화될 뿐 약해질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해 “UN 헌장이 정한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UN 창설 멤버로서 지금까지 거의 모든 국제기구와 국제 공약에 가입했으며 평화의 수단으로 분쟁과 이견을 해결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셰펑 주미 중국 대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연설자로 나서 미국의 다자주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80년 전 미국과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으로서 함께 UN을 만들었다"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워진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UN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키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틀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반서방 진영이 결집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진정한 다자주의의 실천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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