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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미국 ‘정책 불확실성’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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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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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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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미국 달러화 ‘최대 하락 폭’
관세 및 재정 적자가 ‘주요 변수’
학교 및 대학 ‘조달 비용’ 타격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미국 달러 지수가 11% 하락했는데, 이는 최근 수십 년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6개월 하락 폭이다. 미국 내 비용을 증가시키고, 상대국의 보복을 촉발하며, 재정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정책 조합이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약(弱)달러는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최근의 평가절하는 미국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국제적 영향력을 축소하며, 교육 예산까지 압박하는 규모였다.

올 상반기, 미국 달러 가치 11% 하락

그리고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일방 관세와 일시 면제를 오가는 불규칙한 정책 변화는 불확실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행정명령 14257호(Executive Order 14257)를 통해 미국 수출품에 부과하는 상대국에만 대응하는 상호 관세를 결정한 후, 추가 명령을 통해 소액 물품 관세 면제(duty-free de minimis)를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관세율이 요동치고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미국이 견고한 경제성장을 유지함에도 높은 수입 물가와 상대국의 보복 가능성,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한 위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재정 문제도 기름을 끼얹었다. 미국 의회 예산처는 올해 재정 적자 규모를 1조 9천억 달러(약 2,662조원)로 추산하면서 부채 규모도 향후 10년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 평가 기관 피치(Fitch)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면서도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강조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관세 수입으로는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고율 관세와 해외 원조 축소, 재정 문제가 결합해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관세 및 환율 영향, ‘학교 조달 비용’ 증가

달러 약세는 해외 영향력의 감소를 반영하기도 한다. 미국 행정부는 대부분의 해외 원조를 동결하고 미국 국제개발청(USAID)을 국무부에 통합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을 떠받쳐준 해외 파트너십을 포기하겠다는 신호다.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도 고율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둔화하고 각국의 미국 관련 위험 회피를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교들은 이미 영향력을 체험하고 있다. 현미경, 시약,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 등 수입에 의존하는 기자재 가격이 관세와 달러 가치 하락으로 높아졌다.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올해 중반 비연료 수입품(non-fuel import)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대학들은 한 번의 조달 주기만으로도 비용이 5~10% 추가되는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 연구실 개선이나 신규 교육 장비 도입에도 영향이 있다.

수입 현미경 구매 비용 인상(14%) 요인 분석(단위: 달러)
주: 기본 가격, 환율 영향, 관세 영향, 운송 비용, 공동 구매, 최종 가격(좌측부터)
관세 및 환율이 대학 조달 비용에 미치는 영향(%)
주: 현미경, 노트북, 네트워크 장비(좌측부터)

유학생 유치 및 비용 전망도 ‘불투명’

해외 유학생 유치 전망은 엇갈린다. 달러 약세가 등록금을 낮추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다. 비자 발급 지연과 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개방성에 대한 오락가락하는 발표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이익을 압도할 수 있다. 앞선 보고서들도 같은 이유로 올해 등록 전망을 부정적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기부금과 연금 기금, 자산 투자도 비용 부담이 커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의 금리 인하와 미국 국채 수익률 프리미엄(yield premium) 축소는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기피를 부르고 현물 달러 환율(spot dollar)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학은 단기적인 환율 변동은 견딜 수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길어져 달러 자산 회피가 고정화되면 차입 비용이 오르고 민간 자금 조달도 어려워진다.

그 어떤 극적인 조치도 상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절도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만이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 세수 기반을 넓히고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줄이며 중기 예산을 실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역은 협상을 통한 합의로 돌아가야 하며 관세를 영구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의료 및 교육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해외 원조는 자선이 아닌 투자로 취급하는 것이 맞다. 시장은 일관성을 선호하고 신뢰는 강제로 얻어지지 않는다.

변동성 최소화하고 자생력 확보해야

교육 기관들도 나름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량 구매와 공급망 다각화, 신중한 외환 관리로 관세 및 환율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 복수 학위제를 확대하고, 마이크로 캠퍼스(micro-campus, 기존 공간과 파트너십을 활용해 저렴한 지역 교육을 제공), 원격 교육을 통해 특정 비자와 통화에 대한 과잉 의존을 탈피해야 한다. 국가 간 금융과 공급망 관리, 무역 규정 준수에 초점을 맞춘 교과과정은 학생들에게 불확실성하에서의 적응력을 키워줄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달러 강세는 연구실과 장비, 연구개발은 물론 기회의 확대를 부른다. 하지만 일관성 없는 정책에 따른 달러 약세는 기회의 축소로 귀결될 것이다. 학교들은 당장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자생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Dollar's Self-Defeat and Why Schools Will Pay for I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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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