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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왔다" 범용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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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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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마이크론·샌디스크, 나란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
시장 수요 폭증 속 범용 D램 공급은 말라붙어
공급 과잉에 몸살 앓던 낸드플래시업계도 본격 회복 국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주요국 기업들이 속속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공급량은 오히려 줄어들며 제품 가격이 뛰어오른 결과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3년간 꾸준히 상승하는 ‘슈퍼 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 진입

23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규모 거래 가격)을 품목별로 15~30%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률은 5~10%로 제시했다. 이달 들어 각각 D램과 낸드 가격 인상을 선언한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이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한 것은 시장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는 물론,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까지 AI 인프라 투자에 뛰어든 결과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는 AI 서버에 필수적으로 투입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그래픽 D램(GDDR7), 저전력 D램(LPDDR5) 주문이 쏟아지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불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을 늘리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생산 능력 확대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미국 금융 회사 서스쿼해나는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 점유율 확대보다는 마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범용 D램 가격도 2026년에 전년 대비 상승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동안 메모리 업황과 관련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입장을 바꿔 "메모리 사이클 지표는 2027년경 정점(peak) 패턴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범용 D램 공급 감소 추세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한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의 'HBM 투자'가 있다. 이들 기업은 D램 생산 라인을 꾸준히 증설 중이나, 이 중 상당 부분은 HBM 제조에 활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의 경우 서버를 중심으로 예상을 상회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 D램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는 HBM 생산 능력 확대에만 집중할 뿐 공정 전환 이외에 추가적인 신규 증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범용 D램 공급까지 빠듯해지며 내년 D램 시장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중국 반도체업계의 생산 기조 변화 역시 D램 공급 부족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서버 및 PC용 DDR4 제품의 생산을 내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중 단종 공지를 통해 생산 중단을 공식화하고, 올해 말까지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DDR5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언이었다. 이는 미국의 대중 규제에 맞서기 위한 반도체 자립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CXMT로부터 시작된 범용 D램 생산 축소 움직임은 최근 들어 중국 반도체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달 투자 전문 미디어 아인베스트(Ainvest)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고급 AI 칩 개발에 주력하면서 기존 범용 D램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를 뒤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줄줄이 자체 AI 칩 전략을 강화 중이며, 전통 반도체 기업들도 HBM, AI 연산용 메모리 솔루션 투자 확대에 나섰다.

AI發 낸드 수요도 두드러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골머리를 앓던 낸드 시장의 분위기 역시 180도 뒤집혔다. 낸드 시장은 지난 2021년 초호황기를 지나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 메모리 3사가 과점하는 D램과 달리 공급 업체가 5곳에 달하고, 전방 시장인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낸드 시장의 핵심 공급 업체로는 △삼성전자(2분기 기준 점유율 32.9%) △SK하이닉스·솔라다임(21.1%) △키옥시아(13.5%) △마이크론(13.3%) △샌디스크(12%) 등이 꼽힌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껏 데이터센터 저장장치로는 통상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활용됐는데, 최근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저장과 읽기 속도가 훨씬 빠른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저장장치를 교체하는 흐름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내년 낸드 공급이 수요보다 최대 8%까지 부족해지고, 특히 기업용 제품인 eSSD의 공급 부족이 심해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차세대 제품인 고대역폭낸드플래시(HBF)도 중장기적으로 낸드 구매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HBF는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처럼 낸드를 수직으로 적층한 고성능 반도체다. 데이터 고속 전송을 담당하는 휘발성 메모리인 HBM에 HBF를 붙이면 AI 가속기 전체의 성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 업계에선 HBF가 이르면 2030년부터 AI 가속기에 본격 장착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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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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