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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중국 ‘진영 논리 전략’에 대한 ‘대학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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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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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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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영 논리’에 따른 ‘기술 개발’
전 세계 대학 및 교육에 영향
‘다각화’ 통해 자생력 확보해야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작년 연구개발(R&D) 지출은 3조 6,100억 위안(약 704조원)에 달했고 R&D 집약도는 GDP의 2.68%를 기록했다. 국내에 문제 해결 역량을 유보하고, 핵심 기술 자립을 이루며, 재료 과학 및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들과의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중국의 전략적 노력을 반증한다. 또한 전 세계의 대학교들도 지정학적 영향력의 범위에 본격적으로 포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R&D 지출, GDP의 2.68%

중국의 지정학적 전략은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진영 논리적 접근(league logic approach)을 드러낸다. 중국-러시아 간 관계 강화나 러시아-북한 군사 동맹이 전반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R&D 지출 추이(단위: 조 위안)
주: R&D 지출(R&D Expenditure), R&D 집약도(%, GDP 비중)(R&D Intensity)

이러한 변화는 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첨단 AI 칩과 반도체, 슈퍼 컴퓨팅(supercomputing)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는 이미 학문 영역에서의 협력 양상을 바꾸고 있다. 대학교들은 복잡해진 인허가 요구사항과 공급업체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정책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해당 요인들이 기업 연구개발은 물론 대학원 프로젝트와 실험실 연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직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지정학적 요인들을 운영 계획에 반영해 국제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

‘기술 독립’과 ‘전략적 영향력’에 중점

중국 내부의 사정도 해당 추세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중국은 2억 2천만 명의 국민이 65세를 넘었고, 최근 2년 연속 인구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기술 독립과 국제 사회에 전략적 영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해외로 떠나는 유학생과 연구원들의 흐름을 조절하고, 핵심 과학 연구에 선별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해외 파트너십과 국내 연구 수요를 일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모든 정책이 학생들과 보조금, 협력의 흐름과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의 이동 관련 통계에 이미 추이가 드러난다. 2023~2024년 기간 미국 학교에 등록한 해외 유학생은 113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인도 유학생이 330,000명을 넘어 급등한 반면, 중국 유학생은 277,398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미국 내 중국 및 인도 유학생 수(단위: 명) 추이
주: 중국 유학생(좌측 막대그래프), 인도 유학생(우측 막대그래프)

영국에서는 중국 학생 수가 소폭 증가했지만 비자 정책과 비용 압박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수요가 다각화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교육기관은 집중으로 인한 위험(concentration risk)을 피하기 어려워 지정학적 다양성을 확보한 대학만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인구 노령화로 ‘의료, 돌봄, 로봇’ 투자 증가

연구 논문 성과를 보면 중국의 지속되는 영향력을 알 수 있다. 2023년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 기관, 국가, 지역의 과학적 성과를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이 기관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순위를 이끌고 있다. 동시에 미중 간 공동 연구 논문은 줄어들고 있어 양국 간 연구 방법론과 지식의 교류는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핵심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연구 일정이 수개월씩 지연돼 글로벌 혁신의 속도와 분포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교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까지 전체 인구의 15.6%가 65세를 넘었고 22%가 60세 이상이다. 노령 인구가 많은 경제는 의료, 돌봄, 로봇 분야에서의 기술 수요가 높아진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해 해외로 나간 인재들을 국내에 복귀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해당 요소들도 강력한 R&D 투자와 함께 향후 5년간 교육 및 연구개발 우선순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대학도 전략적인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일부 지정학적 동맹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을 경계하는 일이다. 다시 말하면 인재 영입 지역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시아 및 걸프 지역, 아프리카 일부를 단기적 해결책으로 보지 말고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정학적 위험 회피 전략은 ‘다각화’

언어 및 문화 교육,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과과정 등이 비자 정책과 정책 규제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학문적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정치적으로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자는 것이 아니라 운영에서의 자생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지식의 교환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진영’이라는 단어 자체가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과 민군 겸용(dual-use) 기술 개발, 군사비 관련 자금 조달 등의 영역에서 진영 간 협력은 분명히 공고화되고 있다. 다각화와 규제 준수, 학생과 연구원들에 대한 다양한 진로를 확보한 교육 기관만이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실패한다면 정치적 영향 때문이 아니라 운영 면에서의 부족한 통찰력을 탓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유학생 흐름 추이와 기록적인 R&D 투자는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재조정을 의미한다. 전 세계 교육 시스템은 개방성과 전략적 대응 간 균형을 맞춰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는 인재뿐 아니라 신뢰(trust)도 게임의 규칙을 정의하는 변수로 등장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om Imperial Leagues to Learning Levers: How China's Alliance Logic Will Reshape Global Educa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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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