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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증시 속속 입성하는 中 반도체 기업들, 정부 지원 업고 '자립'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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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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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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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어스레드, 적자에도 커촹반 상장 심사 '쾌속 통과'
메타X·비런 테크놀로지 등도 조만간 현지 증시 문 두드린다
반도체 업계 등 밀어주는 中 정부, 대표 기업들 성장세 가팔라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무어스레드(摩尔线程·Moore Threads)가 88일 만에 본토 기업공개(IPO) 절차를 마쳤다. 미국의 연이은 대중국 제재로 인해 반도체 생태계 자립 필요성이 두드러진 가운데, 현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증시에 도전장을 던지며 자금 조달에 나서는 양상이다.

무어스레드, IPO 절차 마무리

2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시작된 무어스레드의 IPO 절차가 이달 26일 상장위원회 심사 통과를 끝으로 종료됐다. 무어스레드는 조만간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에 상장, 80억 위안(약 1조5,753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상장은 중신증권이 주관하며, 공모 자금은 △차세대 인공지능(AI) 훈련·추론 통합 칩 △차세대 그래픽 칩 △차세대 AI 시스템온칩(SoC)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무어스레드는 창업 5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지만, 신속한 연구·개발(R&D)로 2021년부터 매년 차세대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021년 1세대 GPU ‘쑤디(苏堤)’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4세대 GPU ‘핑후(平湖)’를 내놨다. 이 칩은 대형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FP8’ 정밀도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FP8은 FP32, FP16보다 연산량과 메모리 소모가 적어 처리 속도가 빠른 방식으로, 엔비디아의 대표 제품인 H100에도 사용된다. 다만 회사 측은 공모 설명서에서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도 기업과 비교했을 때 종합 R&D 역량, 핵심 기술 축적, 고객·생태계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무어스레드의 2022년~2024년 매출은 각각 4,600만 위안(약 91억원), 1억2,400만 위안(약 244억원), 4억3,800만 위안(약 863억원)으로 연평균 208%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억200만 위안(약 1,382억원)으로 이미 과거 3년치 매출 합산액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좀처럼 외형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추세다. 2022년~2025년 무어스레드의 상반기 순손실은 18억4,000만 위안(약 3,624억원), 16억7,300만 위안(약 3,295억원), 14억9,200만 위안(약 2,939억원), 2억7,100만 위안(약 534억원)으로 줄고 있으나, 흑자 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中의 반도체 자립 노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무어스레드 외에도 다수의 중국 반도체 기업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직 AMD 출신 인사들이 2020년에 설립한 상하이 메타X는 지난 6월 말 스타마켓 상장을 신청하며 약 39억 위안(약 3,680억원) 조달 계획을 공개했다. 또 다른 GPU 업체 비런 테크놀로지는 올해 3분기 홍콩 IPO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행보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GPU 국산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국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입을 차단해 왔다. 올 4월에는 엔비디아가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내놓은 중국 특화 모델 H20의 수출까지 전면 금지했다. 이에 중국 정부와 AI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자국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지우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기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ICF·빅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에 3,440억 위안(약 69조4,9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2014년 1기(1,387억 위안), 2022년 2기(2,041억 위안) 대비 눈에 띄게 불어난 규모다. 자국산 반도체 우대 정책을 통해 그간 중국 반도체 시장 전반을 점령해 왔던 엔비디아를 밀어내는 데도 힘을 쏟는 중이다. 국유 기업은 물론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등 민간 빅테크 기업에도 자국산 칩을 쓰도록 권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 반도체 업계 '급성장'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지원은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일례로 무어스레드와 함께 ‘중국판 엔비디아’라 불리는 캠브리콘의 경우, 올해 상반기 28억8,100만 위안(약 5,59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 상반기 6,500만 위안(약 127억원)과 비교해 4,348% 폭증한 수치이자, 2020년 상장 이후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마이너스(-) 5억3,000만 위안(약 1,040억원) 손실에서 올해 상반기 10억3,800만 위안(약 2,04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6년 세워진 캠브리콘은 AI 학습 및 추론에 사용되는 가속기(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중국의 딥시크·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주요 AI 모델 개발에 캠브리콘의 제품이 활용돼 현지 시장 내에서는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경쟁자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캠브리콘의 AI 칩 출하량이 2025년 약 14만3,000개에서 2030년 210만 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타 반도체 제조 업체들도 생산 용량을 늘리며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화웨이의 경우 이르면 올해 말부터 AI 가속기 전용 생산 공장을 신규 가동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두 곳의 추가 생산 기지를 마련한다. 중국 최대 규모 파운드리 기업으로 꼽히는 SMIC는 내년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공정 칩 생산 용량을 2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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