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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대통령인 듯 행동, 트럼프 업은 머스크 '과도한 개입' 논란

공동 대통령인 듯 행동, 트럼프 업은 머스크 '과도한 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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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뢰 업고 정권 인수 업무 전반에 참견
"공동 대통령 행세하나" 트럼프 측근들 불평 고조
연방정부 지출 ‘2조 달러’ 삭감 발언도 도마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올린 사진/사진=일론 머스크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에 앉힌 가운데, 머스크가 이란 측을 만나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머스크 "이란대사 만나 긴장완화 논의"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지난 11일 뉴욕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를 만났다고 이란 측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머스크와 이라바니 대사가 1시간 넘게 회담했다며 이는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거론하며 머스크가 미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그의 사업 일부를 이란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회담은 최근 트럼프와의 밀착을 과시하며 ‘실세’ 입지를 굳히고 있는 머스크가 차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란은 그동안 트럼프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는 2018년 대통령 재임 당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주도로 이란 측과 타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펼친 바 있다.

다만 분석가들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트럼프 모두 외교의 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트럼프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그는 이란과의 거래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NYT는 머스크와 이라바니 대사의 이번 만남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가 대선 승리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젤렌스키의 전 대변인이었던 이울리아 멘델에 따르면 머스크와 젤렌스키가 단둘이 통화한 적도 최소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DOGE 수장으로 지명된 후 X에 올린 첫 게시물/사진=일론 머스크 CEO X

트럼프 측근 '머스크 행보 위험 수위' 불만

이 같은 머스크의 행보를 두고 트럼프의 측근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행동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가 대선 승리의 공을 인정해 머스크에게 차기 행정부의 DOGE 수장 자리를 약속하긴 했지만, 머스크가 자신의 영역을 넘어 모든 현안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측근들은 머스크가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 바꾸려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트럼프의 공약이 아닌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역시 “머스크가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며 "나도 어찌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머스크는 대선 이후 텍사스 오스틴의 자택보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의 손녀 카이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삼촌이 된 일론(Elon achieving uncle status)'이라는 글을 올릴 만큼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다.

머스크 '예산 감축 방안', 양당 의원 반대 넘어야

머스크의 예산 삭감 발언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거세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집회에서 “낭비를 근절해 정부 지출에서 최소 2조 달러(약 2,800조원)를 절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이는 현재 미 연방정부 연간 지출 6조7,500억 달러(약 8,500조원)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머스크가 정부 예산을 줄이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연방정부의 예산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부 예산도 머스크가 쉽게 손대기 어렵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매파는 국방 예산이 미군의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미 군수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해서 국방부 예산 삭감에 반대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연방 정부의 큰 예산 지출항목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점도 머스크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머스크가 예산 삭감안을 마련하더라도 의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과 하원 선거를 모두 승리하며 장악했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머스크의 예산 삭감안 반대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연방 정부 예산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농업 보조금이나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으로 지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의원들은 머스크의 예산 삭감 예고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 하원 스테니 호이어 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민간의 경우 이익에 따라 비영리적인 일을 하지 않고 훨씬 더 쉽게 일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비영리적인 일을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궁극적으로는 파국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야심이 있는 두 사람이 장기간 우정을 지속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몇 년 전만 해도 트럼프를 여러 차례 비판했고, 트럼프도 머스크에 대해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무가치한 존재"라고 비꼬는 등 두 사람은 원만하지 않은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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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불가피”, 종전 협상 앞두고 러시아와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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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영토 20% 러시아에 점령
현재 전선 동결 및 비무장지대 조성 유력
북한군 포함 5만 명, 우크라 점령지 탈환 나서

러·우 전쟁의 종전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 일부를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유럽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영토 회복보다는 안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종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무력 충돌은 한층 심화하는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끈다.

우크라이나 국민 32% “영토 양보 찬성”

1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럽 내 우크라이나 동맹국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전·현직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관 10명과의 인터뷰를 담은 해당 보도에서 외교관들은 유럽 내 대부분 동맹국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갖고 있지만, 안보를 위한 영토 양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라드 아르도 전 미국 주재 프랑스 대사는 “국제사회가 어느 정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같은 방안이 러시아의 무력행사에 대한 보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단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외교관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방안은 이제 확실히 소수 의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한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다. 특히 크림반도의 경우 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이후 불법적으로 병합했지만, 일부 친러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명목상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선을 동결하거나 경계선을 긋는 행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그간 영토 회복 없이는 전쟁을 끝내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해 왔던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최근에는 안보 보장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영토는 극도로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자국민들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 및 정보위원장은 “우리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공식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휴전 협상은 보장책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영토 양보를 해서라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 영토 양보를 원한다고 밝힌 우크라이나 국민은 32%에 달했다. 이는 전쟁 초반보다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2022년 5월 진행된 조사에서 영토 포기에 찬성한 사람은 10% 남짓에 불과했다. 포괄적인 영토 양보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대다수였지만, 일부 지역 포기는 수용할 만한지 묻는 질문에는 약 46%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1월 8일(현지 시각) 기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붉은색)/출처=영국 국방부

트럼프 전 대통령 등판 가능성↑

이처럼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종전안이 지지를 얻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과도 연관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일부 영토를 넘기는 방안이 주로 거론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 역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차지한 현재 전선을 그대로 동결해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최소 20년간 NATO 가입을 하지 않게 하는 방안을 인수위원회에 제안했다. 이는 NATO의 확장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예민하게 반응해 온 러시아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내용이다.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구상안에 대한 보도를 두고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미국이 서둘러 종전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현재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절대 유리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파괴하든지, 현실을 깨닫고 협상을 시작하든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NATO 가입만이 생존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해 온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구상안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부 국가 리더들이 20년간 푸틴과 공조했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짚으며 “오직 압박만이 그를 제재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미국의 보다 강력한 지원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에 굴복하고 양보하는 것은 유럽 전체의 자살 행위와도 같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빼앗으려는 러시아 vs.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무력 충돌은 한층 격렬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종전 협상 테이블을 차리기 전에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이다. 먼저 우크라이나는 드론 등 첨단 무기를 이용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오전 약 3시간 동안 자국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약 70대를 파괴했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와 툴라, 브랸스크, 칼루가, 쿠르스크 지역 등 6곳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날 파괴된 드론 70대 중 34대는 모스크바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 모스크바에 가해진 가장 큰 드론 공격으로, 이 과정에서 최소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도 드론 공격으로 맞불을 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SNS를 통해 “러시아가 전날 밤 우크라이나를 향해 145대의 샤헤드와 기타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지금까지 (러시아의) 어떠한 야간 공격보다 많은 수치”라고 강조하며 서방 동맹국들의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이 가운데 62대를 격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해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키며 총력전에 불을 지폈다. 외신에 의하면 러시아는 북한군에게 기관총과 저격총, 대전차 미사일 등을 제공한 후 포병 사격, 기본 보병 전술, 참호전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들 북한군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방어 진지를 겨냥한 전면 공격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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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권 들어온 위안화 평가 절하, 한국 포함 주변국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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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시장 불안정성 극대화 가능성↑
원화 가치 동반 하락 우려 커져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1년 만에 최저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중국 위안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높은 관세에 대한 충격에 중국 내 자본 유출까지 맞물리며 위안화 가치 하락이 가팔라질 것이란 주장이다. 수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또한 위안화 평가절하의 영향권에 놓였다.

“위안화 가치, 달러 대비 최대 50% 하락 가능성”

12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50%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미국이 대중 관세를 올리는 만큼 위안화 가치도 이에 연동돼 하락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5월 중국산 수입품 중 절반가량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했을 당시 위안화는 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추가 관세 적용 직전 달러당 6.3위안 수준이던 위안·달러 환율은 그해 12월 6.9위안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같은 환율은 이듬해 2월 미 정부가 대중 관세 부과를 연기하며 6.67위안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안정을 되찾았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60%보다 높은 수준으로 부과할 경우 중국 내 자본 유출을 가속해 위안화 평가 절하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한 시장에서는 기대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5~2016년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중국은 증시 급락 및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대규모 자본 유출을 피하지 못했고, 중국 정부는 1조 달러(약 1,406조원)에 달하는 외화보유액을 환율 방어에 소모한 바 있다.

중국 내 금 거래 폭증, 구리 재고 누적 현상 또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다. 통상 각국의 중앙은행은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달러로 금이나 구리를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화폐가치 하락에 앞서 이를 미리 비축하는 경향을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4월까지 18개월 연속 금을 순매수했다.

문제는 위안화 하락이 주변국 및 신흥국 통화, 원자재 가격까지 끌어내려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룩스 연구원은 “위안화 거래량이 많은 아시아 시장에 큰 타격이 예상되며, 달러 상승으로 인한 신흥국의 구매력 저하가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정부에 완전한 변동환율제를 시행하고, 예산을 신중하게 편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반 투자 많을수록 동반 하락도 불가피

한국 역시 위안화 평가절하의 영향권에 놓였다. 중국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도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록적인 ‘슈퍼 엔저’ 현상이 지속 중인 일본과의 비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한·일 두 나라의 수출 경합도(2023년 기준)는 0.458이다. 석유제품 경합도가 0.827로 가장 높고, 자동차·부품(0.658), 선박(0.653), 기계류(0.576) 등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정 시장에서 양국 간의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수출 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로, 통상 0.5%를 넘어서면 높은 수준으로 평가한다. 다시 말해 엔화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우리 수출 경쟁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경우 국내 금융 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글로벌 외환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를 위해 원화와 주변국 통화에 동시 투자(프록시 헤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라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가치가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대용) 되다 보니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평가 절하되는 측면이 있지 않은지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경계한 바 있다.

하락 랠리 들어선 유로화

유럽에서는 이미 화폐 가치 하락이 현실화한 모습이다. 미국이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수출 경제가 타격을 받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일 한때 1유로당 1.0595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시장이 과도하게 경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편관세와 관련한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이들의 견해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식시장을 경제 정책 성공의 척도로 보는 만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자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병서 중국국제금융연구소장 또한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 절상 요구에 대비해 위안화를 미리 절하시킬 순 있다”면서도 “대중 관세 등은 추측성 분석에 불과할 뿐, 현시점에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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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 향해 칼 빼든 트럼프, 35만 필리핀인 체류자 ‘어쩌나’

불법 이민 향해 칼 빼든 트럼프, 35만 필리핀인 체류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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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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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반(反)이민 정책 시행 목전
미 정부 추산 필리핀 불법 체류자 35만 명
필리핀 정부 “추방되면 도와줄 길 없어”

내년 1월 재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대적인 불법 이민 추방을 예고했다. 이에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자국민이 3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필리핀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불법 체류 자국민에 자발적 귀국 권고

12일(현지 시각) 필리핀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주미 필리핀 대사관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7개 지역에 있는 필리핀 영사를 전원 소집해 필리핀인 불법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날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주미 영사관은 워싱턴 대사관에 모여 (이민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로무알데스 대사는 “이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캠프 사람들과 대화했다고 밝힌 로무알데스 대사는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들을 대량으로 추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자국 불법 이민자가 많은 만큼 이번 사안이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정책에 대해 줄곧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며 “현재 불법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은 미국 정부의 추방을 기다리기보다는 서둘러 필리핀으로 돌아가거나 체류를 합법화하기 위한 서류 작업에 나서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미 마르코스 필리핀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의장 또한 전날 성명을 내고 자국 이민자들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마르코스 의장은 “강제 송환 위기에 놓인 우리 국민들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미국에서) 추방되는 필리핀 국민이 다시 본국에 자리를 잡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르코스 의장은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누이다.

미국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필리핀인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필리핀 출신의 아르네도 발레라 변호사는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를 통해 “필리핀인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 추방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법적 구제를 비롯한 여러 옵션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으니, 이들에게서 법적 지침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내 불법 체류자만 1,000만 명 ‘훌쩍’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총 1,0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1,020만 명)보다는 다소 증가한 수치지만, 역대 최다를 기록한 2007년(1,220만 명)과 비교해선 상당히 감소한 수준이다.

국가별 불법 이민자 수에서는 멕시코가 405만 명으로 전체의 38.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어 엘살바도르(80만 명), 인도(72만5,000명), 과테말라(70만 명), 온두라스(52만5,000명), 중국(37만5,000명) 등 순을 보였다. 한인 불법 이민자 수는 약 10만 명으로 지난 2011년(19만 명)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의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미 국토안보부는 최근 조사에서 2022년 기준 자국 내 불법 체류자를 약 1,100만 명으로 추산했다. 해당 조사에서 필리핀 불법 체류자는 약 35만 명으로 멕시코(480만 명), 과테말라(75만 명) 등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사진=pixels

필리핀은 “미국 입장 존중”

불법 이민과 관련한 미국과 필리핀 간 갈등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필리핀 정부는 자국민들의 귀국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미 정부의 반 이민 정책에 동조하고 나섰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7년 1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그가 자신의 국가를 보호하려는 정책을 펴고자 한다면 이해하고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자국민들을 향해 “(비자 기한보다) 오래 머무르고 있다면 나오라”며 “붙잡혀 추방돼도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이 거절되는 이슬람교도에게 자국 의회가 동의한다면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국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대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우호적인 태도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됐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한 연설에서 마약 거래상에 대한 단속과 관련해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내가 가리키는 나라를 알 것”이라며 “장난을 치지 않는 나라들을 보면 그들은 마약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마약 거래상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강경책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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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투자 유치 목적" 필리핀 정부, 법인세 25%에서 20%로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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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 법인세 인하 등 해외 투자 촉진에 '총력'
필리핀·미국·일본 '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 속도 붙을까
"에너지 부족이 발목 잡을라" 원전 개발에 박차 가하는 필리핀

필리핀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결정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국내외 투자 유치를 확대,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인세 인하를 통해 필리핀·미국·일본의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 실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필리핀 대통령, 크리에이트 모어 법 서명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필리핀 대통령은 법인세를 기존 25%에서 20%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크리에이트 모어 법’(CREATE MORE Act)에 서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법인세 인하에 더해 투자 기업에 전력 비용에 대한 100% 추가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각종 세금 인센티브의 최대 부여 기간도 종전 10년에서 27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법안 서명식에서 “우리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투자 주도의 필리핀 경제라는 비전을 향해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우리는 이 법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형성할 전략 산업들에 집중해 국내와 세계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필리핀의 3분기 경제성장률(5.2%)이 마르코스 대통령이 제시한 최소 6%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자 해당 법안이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해외 투자 부족이 필리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62억 달러(약 8조7,000억원)에 그쳐 싱가포르(1,597억 달러), 인도네시아(216억 달러), 베트남(185억 달러) 등 주요 동남아 국가보다 대비 눈에 띄게 적었다. 높은 법인세율 등이 투자 매력을 반감하는 요소로 작용한 결과다. 해외 투자 필리핀 상원이 지난 8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새 법안이 통과되기 전 필리핀의 법인세율은 동남아시아 6대 경제국 중 가장 높았다.

美·日, 필리핀에 20조원 투자

시장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법인세 인하에 따라 필리핀과 미국·일본의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 실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루손 경제회랑은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투자 구상으로, 앞서 지난 4월 중순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마르코스 대통령의 3국 정상회의에서 최초로 공식화됐다.

루손 경제회랑 계획은 3국이 필리핀 수비크만, 클라크, 마닐라, 바탕가스로 이어지는 루손 회랑 일대 항만·철도 등 주요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필리핀의 청정에너지 및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루손 경제회랑에 속한 수비크만, 마닐라, 바탕가스 지역 항구는 전체 필리핀 항구 물동량의 약 80%를 처리한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일본이 루손 경제회랑에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시 프레더릭 고 필리핀 대통령 투자·경제 보좌관은 미국·일본이 최소 150억 달러(약 20조4,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필리핀에 투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3국이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 내의 5개 주요 사업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의 주요 항구를 잇는 11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화물 철도 사업,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다.

관건은 '전력 확보'

관건은 고질적인 전력난과 높은 전기 요금 문제에 시달리는 필리핀이 인프라 발전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다. 현재 마르코스 행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탄 원전(BNPP) 재가동 등 원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필리핀은 1976년 수도 마닐라에서 80km 떨어진 바탄 섬에 발전 설비 용량 620MW급 바탄 원전 건설을 추진했으나, 완공을 앞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의 영향을 받아 건설을 중단한 바 있다.

바탄 원전 재가동에는 한국이 협력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필리핀 에너지부는 지난달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바탄에 인력을 파견해 원전 재개 필요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정상회담 당시 마닐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수원은 고리 2호기를 40여 년간 운영해 온 경험을 갖고 있어 바탄 원전의 타당성 조사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바탄 원전은 한국의 고리 2호기와 동일한 노형(가압 경수로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바탄 원전 외에도 2050년까지 약 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미국 등과의 협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은 미국과 원자력 협력에 관한 '123 협정'을 체결했다. 123 협정은 미국의 원자력에너지법(AEA) 제123조에 따라 미국의 핵물질, 기자재, 기술을 사용하려는 국가와 미국 간에 그 사용 조건과 절차를 명시한 원자력 협정이다. 해당 협정으로 필리핀은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기술과 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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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형 뒤흔드는 MZ 남성 표심, 보수화보다는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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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남초 인기 유튜브 출연해 환심
젊은 남성층, 경제·정치적으로 소외돼 있다 느껴
‘정권 안정’아닌 ‘심판’에 무게추
USA_MZ_PE_20241111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한 건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초 커뮤니티)’의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비주류로 치부되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젊은 남성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데 공을 들였고, 이에 민주당에 불만이 큰 청년층이 화답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20대 남성(이대남)이 강경우파 정당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떠오르는 등 ‘젊은 세대는 무조건 좌파’란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주요 지지 세력은 '젊은 남성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대선 개표 중인 애리조나주에서 승리를 확정하며 선거인단 11명을 마지막으로 확보했다. 최종적으로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312명을 확보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226명)를 이겼다. WSJ는 이날 ‘막내아들인 배런 트럼프가 아버지를 남초 커뮤니티에 연결했다’는 기사로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지지 세력인 젊은 남성 문화를 조명했다. 음담패설과 폭력, 거친 장난 등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며 비디오 게임과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젊은 남성의 이른바 ‘브러돔’(형제집단)이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지지 세력이란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배런의 권유로 유명 게임 스트리머 애딘 로스의 라이브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친구인 데이나 화이트 종합격투기단체 UFC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젊은 남성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인물들도 트럼프 지지를 호소했다.

이 같은 구애는 젊은 남성의 투표로 이어졌다. CNN과 NBC 등의 합동 출구조사에서 18~29세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49%, 30~44세 남성은 53%로 모두 해리스를 앞섰다. AP통신이 대선 당일까지 8일간 실시한 설문조사(AP보트캐스트)에선 더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30세 미만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56%로 해리스 지지율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흑인 18~29세 남성의 공화당 지지율이 11%에서 31%로, 라틴계는 25%에서 38%로 급등했다.

유럽 극우 열풍 뒤에도 이대남, 역차별 인식 크게 작용

이대남 등 MZ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탈좌파 현상은 유럽에서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젊은 남성은 유럽 강경 우파의 핵심 지지 세력이다. 이탈리아, 핀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체코 등 6개국에선 정권을 탈환했고 네덜란드도 자유당 주도로 연정이 꾸려졌다. 프랑스 국민연합(RN)도 29세 남성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를 내세워 지난 7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벨기에,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핀란드에는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가 고령자보다 많다.

유럽과 미국 젊은 세대의 보수화에는 기성세대의 여성 우대로 인해 자신들은 역차별받는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젊은 남성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 소외돼 있다”며 “이 때문에 트럼프가 발산하는 거침없는 남성다움에 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좌파·중도 정당에 대한 불신도 보수화에 한몫했다. 고물가 등 경제 문제엔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먹고사는 데 무관한 환경운동이나 성적소수자에 대한 과도한 보호 등 PC주의(정치적 올바름)만 강요한다는 불만이다. 또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밀려들어 저소득층 임금 하락, 치안 악화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상당수 좌파 정당이 ‘인권 보호’를 명목으로 불법 이민 차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불신을 키웠다. 이와 관련해 로베르토 포아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래민주주의센터 이사는 “주택 구입과 창업, 부의 축적과 같은 삶의 기회에 대한 세대 간 격차가 상당하다”며 “젊은이들은 자신의 부모보다 더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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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상 바뀐 韓 청년 표심,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단순한 보수화가 아닌 젊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에 대한 지지 기조가 뚜렷한 모습이다. 이는 2022년 대선과 올해 총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년 전 대선 때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를 몰아줬던 이대남들이 올해 총선에서는 민주당 쪽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청년층은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율이 보수 계열보다 높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당시 후보는 20대에서 47.6%, 30대에서 56.9%로 전체 득표율(41.1%) 대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런 기조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이어졌다. 20대의 56.4%, 30대의 61.1%가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해 전체 득표율(49.9%)을 크게 웃돌았다.

변화가 시작된 건 지난 대선이었다. 윤석열 당시 후보는 20·30대에서도 이재명 후보와 대등한 경쟁을 펼쳤다. 청년 남성은 윤 후보를, 여성은 이 후보를 지지해 성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이번 총선에서도 20~30대 성별 선택은 달랐지만, 남성들의 보수정당 지지철회자가 많아 대선에 비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20~30대 남성이 특정 성향을 갖고 있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표심이 특정 정당 지지보다는 후보자의 지역구 관련성이나 거대 양당 체제·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세대는 특히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진영, 이념을 떠나서 본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전 세대와 비교해 주거나 직장 등 전반적인 여건이 불안정하다 보니 그런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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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상 내세운 트럼프, 공약 실천 여부에 전 세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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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 위험 수준”
무역 상대국과 개별 협상 가능성도
韓 반도체·자동차 수출 타격 전망
미국 10대 적자국

보편 관세 10% 신설 등 파격적인 경제 공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에 전 세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공약이 실행될 경우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노동·자금 등 자원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보편 관세, 득보다 실” 평가 대부분

11일 국제금융센터(KCIF)의 ‘미국 대선 이후 신정부 경제정책과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차기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리스크’(위험) 수준이다. KCIF는 “정책 리스크와 달러 강세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며 “관세 인상에 따른 세계 교역 위축과 감세로 인한 국채 발행 수요를 염두에 두면 글로벌 경기를 제약하는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감세나 규제 완화 등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보다 고율 관세, 이민 제한 등에 의한 성장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경제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된 정책은 관세 인상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우며 중국에 60% 최고세율 적용과 그 외 수입국에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첫 대통령 임기 시절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폐기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책의 실제 입안 여부와 관련해선 예측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보편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보복관세 등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수출 위축과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 인플레이션 재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편 관세는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과 맞지 않아 무역 상대국뿐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고 짚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일단 발표한 뒤 이를 압박 카드로 활용해 주요 무역 상대국과 개별 협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소비 위축’ 부작용 우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구체적인 성장 손실 규모를 언급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보편 관세(세율 10% 기준)와 중국산 제품 고관세(세율 60%)를 도입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 하반기에만 최대 0.5%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수지 개선 효과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및 소비 위축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강력한 이민 규제 기조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KCIF는 “보편 관세, 이민 제한 등 일련의 트럼프 공약들은 잠재적 인플레이션 가속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민 규제가 건설과 농업, 서비스업에서 노동 공급 위축과 서비스 물가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p(Goldman Sachs)~1.7%p(ABN AMRO)에 달한다.

반대로 미국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의 피해보다는 여타 국가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달 14일(현지 시각)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실은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WTO 탈퇴로 연결될 공산이 큰 보편적 관세 구상을 제시했는데, 이는 대다수 WTO 회원국들에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스 전 장관은 미국의 만성적 무역적자가 WTO에서 야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시즌 가장 뜨거운 주제는 7,850억 달러 규모의 무역 적자였다”고 짚으며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쉽지만 진짜 범인은 WTO”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각국이 무역 관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스스로 선언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까지 스스로 개도국임을 주장하면서 무역과 관련한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개도국 지위 대부분 WTO 회원국에 일방적 양보를 해 왔는데, 이것은 양자 무역 협정을 협상하는 미국의 능력을 해쳤다”며 “무역 적자가 가장 큰 미국이 국제 무역 법규의 최대 위반자가 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스 전 장관은 이와 같은 WTO 규정이 지금은 매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세계 무역에 1조 달러(약 1,359조원) 규모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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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 난처한 한국

이처럼 보편 관세 입안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뜨거운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 관세 폭탄은 물론 중국 경기침체에 따른 반사적 불이익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고율 관세정책의 영향권에 놓인 대표적 산업 분야는 반도체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단기간 내 급성장한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하며 반도체 분야에 높은 관세 적용 의지를 드러내 왔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입됐지만, 이를 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동맹국인 한국에 동참을 요구할 경우 중국과의 수출입 또한 차질이 예상된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한국 완성차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은 45.4%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시사했다는 점도 한국에는 상당한 위협이다. 전기차와 이차전지, 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 현재 미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피해 또한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정책이 미·중 수출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 경제를 흔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로 대미 수출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미국의 ‘중국 때리기’도 한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분야에서는 최근 턱밑까지 추격해 온 중국 반도체 기업을 따돌리는 등 일부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한국 교역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 그 결과가 상쇄돼 한국에는 결코 득이 아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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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 전자상거래 테무에 '소비자 보호법' 위반 경고, 막대한 벌금 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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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테무, 초저가 앞세워 글로벌 시장 위협
전문가들 "짝퉁쓰레기·악성재고 줍는 꼴" 비판
규제 칼 빼든 EU·미국, 불법제품 판매방조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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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유럽연합(EU)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규모 벌금을 물게 될 위기에 처했다. 틱톡 등 중국 플랫폼을 견제하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잇따라 칼을 빼 들고 있는 모습이다.

EU "테무, 소비자 오도 가능성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위원회와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를 포함한 국가 규제 기관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테무가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으며 'EU의 제품 안전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공동으로 요구했다. 여기에는 가짜 할인 및 리뷰 게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표시는 물론, 고객이 질문이나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연락처 정보를 숨기는 행위도 포함된다.

이번 요구는 앞서 EU가 테무를 상대로 실시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 조사와 함께 추가로 진행된다. 테무는 중국 소유의 PDD(핀둬둬) 홀딩스 계열사로, 현재 EU에서 DSA에 따른 별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EU는 테무에 소비자 보호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는 한 달의 시간을 준 상태다. 만약 답변이 거부되면 각국 규제 당국은 해당 국가에서 테무의 수익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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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도 테무 제품 수입 금지 추진

테무는 미국에서도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판매를 방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의회는 테무에 대해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입 금지를 추진하는 중이다. 지난 3월 블레인 루트커마이어 하원의원을 비롯해 반중 성향의 일부 의원은 테무를 UFLPA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UFLPA는 미 의회가 2022년 중국이 신장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에서 자행하고 있는 소수민족 위구르에 대한 탄압을 방지할 목적으로 제정한 법이다. UFLPA에는 신장 위구르에서 제조되는 제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이 담겨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들이려는 수입업체는 해당 물건이 강제노동 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패스트패션과 위구르 대량학살’ 보고서에서 “테무 공급망이 강제노동으로 오염될 위험이 매우 높다”며 “테무에는 UFLPA 준수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없고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이 정기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보장할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테무가 UFLPA를 위반한 것이 밝혀질 경우 사실상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고물가가 부른 C커머스의 공습

미국과 EU가 강력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테무의 공습으로 자국 유통 생태계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글로벌 업계는 물론 국내 업계에도 만연한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로 대표되는 C커머스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악성 재고를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1,5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이용자가 짝퉁 쓰레기를 줍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가 전 세계 유통 업계를 단숨에 장악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으로 고물가를 꼽는다. 치솟는 물가에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실질 소득은 줄고 이자 부담이 커진 탓에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테무는 초저가 전략을 통해 지난해 미국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서도 1위 앱에 등극했다. 모두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1만 명도 안 됐던 테무 앱의 월간활성자수(MAU)는 지난달 670만5,544명으로 폭증한 상태다. 이는 지난 9월 대비 3.4% 오른 수치다. 반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9월 대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쿠팡의 경우 3,203만2,351명으로 0.2% 하락했으며 G마켓도 528만5,779명으로 0.3%, 옥션은 259만3,720명으로 5.2% 감소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쓸 만해진' 품질이 거론된다. 그동안 중국산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제품군도 다양해진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전엔 싸구려나 짝퉁(가품)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선 ‘이 정도면 쓸 만하다’는 리뷰가 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디자인은 한국에서 사간 뒤 생산만 중국에서 해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경우도 많다”며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제조 생태계의 경쟁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마약 빼곤 다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품군이 다양하고 선택의 폭도 넓다.

세 번째 요인은 중간 유통과정의 생략이다. 이전에는 중국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사입한 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등을 통해 파는 구매대행이 많았으나, C커머스는 이런 중간 유통단계를 빼고 중국 내 생산자와 해외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 C커머스 상륙 전에도 국내 쇼핑 앱에서 팔리는 제품의 상당수는 이미 중국산이었다. 게다가 중국 쇼핑 앱은 해외 직구 형식이라 관세도 안 낸다. 그만큼 가격은 더 저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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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의 귀환'에 각국 엇갈린 전망, 韓 조선·건설에는 청신호

'美 트럼프의 귀환'에 각국 엇갈린 전망, 韓 조선·건설에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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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 종식되면 韓 건설업에 호재로 작용
화석연료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조선업도 기회 전망
북한·러시아·이스라엘 등과의 관계도 변수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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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재당선되면서 국내 조선업과 건설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세액 공제 축소, 대중국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린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 등의 분야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과 전쟁의 종식, 방위비 부담금 증액을 강조하며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럽 등 주요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고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조치 확대 전망

7일 삼정KPMG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 대선의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하고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예측 불가한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로 보면 먼저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함에 따라 거래적 동맹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일방주의와 비개입주의, 친유대주의 기조 속에 이스라엘 안보 지원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 동맹국 방위비 부담금 증액 등을 강조해 왔다. 대(對)한반도 정책에서는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함께 북한과의 외교적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통상 정책에서는 노동자 보호와 무역 적자 해소를 목표로 보편 관세 부과와 함께 양자 간 무역협정을 강화하는 등 1기보다 강경한 보호무역주의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전면적 디커플링 전략 하에 고관세 60% 부과 조치 등 강력한 통상 대응을 예고했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국의 최혜국 대우 지위 철회와 필수품 수입 단계적 폐지, 멕시코 우회 수출 제한을 위한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재협상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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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삼정KPMG

수혜 업종은 조선·건설, 반도체 산업은 일부 반사 이익 기대

삼정KPMG는 △반도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에너지 △조선 △건설 △농식품 △방위 △인공지능(AI) 등 국내 8개 산업에 미칠 영향도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 연료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선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건설업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지속해서 말해 온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화하면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달리 자동차∙이차전지 산업은 완성차 수출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등의 영향으로 미국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IRA 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항이 축소되면 자동차∙이차전지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산업의 경우 기회와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일부 반사이익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고 파리 기후협약 재탈퇴 등 친환경 정책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에너지 전환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위 산업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우선주의와 동맹국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미 양국의 방산 협력에는 일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자주국방 강화 기조에 따라 한국 방산 산업의 수출 확대 기회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 산업은 관세 부과로 한국산 수출 식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지만,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바이오 연료의 주재료인 곡물 가격의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AI 산업의 경우 미국 중심의 성장 전략이 전개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과 제휴·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정KPMG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중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관계의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강·단결' 강조한 유럽, 美와 안보·통상 갈등 불가피할 듯

트럼프의 귀환을 두고 세계 무역질서와 글로벌 안보 지형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국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유럽이다. 트럼프가 유럽 동맹국들을 겨냥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 태도를 밝혀온 만큼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은 방위비 부담 증가와 안보 우산의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7일(현지 시각)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이 재무장 노력을 촉구하며 '단결'과 '자강'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EU와 미국 간 통상 분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을 두고 크고 작은 갈등을 빚었다. 2기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충돌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오는 12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수백만 개 일자리와 수십억 유로의 통상·투자가 양자 관계의 역동성과 안정에 달려 있다"는 성명을 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후보도 "분열을 야기하는 시나리오에 직면할 경우 우리의 이익을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건설적인 대화에 열려 있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트럼프의 종전안이 러시아에 우호적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스크바타임스도 "러시아 관리들이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해 민주당의 반대를 덜 받게 된 점을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SNS를 통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축하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와 약 20분간 전화 통화를 하며 이란의 위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당선인은 공개 석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협상가적 면모를 수차례 강조해 왔다. 딜이 가능하다면 적과 동맹을 구분하지 않는 거래 중심의 외교·안보 전략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앞세워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의미를 분명히 해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 새로운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와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은 이전보다 훨씬 더 대담해진 북한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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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으로 공고해진 아메리카 퍼스트, '호국신산' TSMC 건재할까

트럼프 귀환으로 공고해진 아메리카 퍼스트, '호국신산' TSMC 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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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기술 훔쳐 갔다" TSMC 저격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파운드리 특성상 관세 영향 작아, TSMC도 단가 올려 대응 전망
칩 가격 상승에 IT 인플레이션 유발 우려, 트럼프 '자충수'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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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에 대만이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슬로건인 '자국 우선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미국의 대만 방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함과 동시에 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다만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TSMC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무리한 압박을 더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고개를 든다.

'안티 대만' 트럼프 당선에 TSMC 우려 확대

8일 대만 현지 매체 동향을 살펴보면 트럼프 당선인이 TSMC의 향후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주요 매체들은 대부분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미국 현지에 건설 중인 TSMC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보조금을 줄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치며 법안 수정 혹은 폐지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TSMC를 특정해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쳐 갔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미 공장 설립 대가로 TSMC에 보조금 66억 달러(약 9조원), 대출 50억 달러(약 7조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650억 달러(약 91조원)를 투자해 2~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첨단 파운드리 공장 3개를 짓고 있다. 이 가운데 애리조나 1공장은 당장 다음 달부터 4나노 웨이퍼의 공식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다.

단 이 금액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TSMC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TSMC와 보조금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TSMC의 미국 현지 공장 설립과 관련한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TSMC 공장의 설비투자 규모 기준을 더 높이거나 최첨단 공정 사용 등을 의무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TSMC 입장에서는 대만 본토에 집중돼 있는 한정된 정예 인력을 미국으로 대거 이동시켜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비용과 인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첨단 파운드리 독점으로 타격 제한적일 것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관련 관세 인상의 가장 큰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최첨단 칩 공정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이 지난 3분기 기준 71%에 달하는 TSMC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련 관세 인상의 타깃이 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TSMC의 비용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TSMC도 파운드리 제품 가격을 높이는 식으로 맞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비등하다. 공급자 우위 지위를 활용해 엔비디아, AMD 등 미국 팹리스를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높여온 TSMC는 현재도 첨단 공정 제조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TSMC가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 제품의 가격은 웨이퍼 장당 3만 달러(약 4,2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만 주요 언론도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내더라도 TSMC는 그 비용을 팹리스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이 시나리오는 팹리스 역시 해당 비용을 칩 판매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결과적으로 최종 소비자인 서버업체, IT·전자기기 제조사까지 판매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의 연쇄반응이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관세 인상이 IT 시장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되레 트럼프 당선인에게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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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널드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방위비 청구서 예고, 현실화할까

트럼프 2기를 맞아 대만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방위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양안 갈등 문제를 경제 문제로 치환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해 대만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대만은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 중이었다. 대만 무력 통일도 불사하는 중국에 대항해 반중 라이칭더 정권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었는데, 트럼프 측의 이런 발언이 나오면서 대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민 ‘대만 안전 보장’도 트럼프 당선인에겐 그저 거래 대상인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대만의 군사 지출 비용은 GDP(국내총생산)의 5~10% 수준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대만이 방위비 예산을 확대하고 미국 무기 구매 비용도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대만은 중국이 필요시엔 무력을 동원해 점령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다만 대만 내부에서는 현재 대만과 미국의 관계에서 한국과 같은 수준의 방위비 문제가 제기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은 수십 명 규모의 군사고문단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대규모 주둔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세 문제에 초점을 맞춘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바이쭝청 중화공급관리협회 고문은 “정치인들은 정당의 이념에 따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트럼프는 사업가로서 미국에 유리한 것은 모두 협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당선이 확정된 후부터 취임 전까지 그가 진정한 의도를 드러낼 수 있어 트럼프의 모든 발언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 상대방에게 최대한 압박을 가한 후 약간 물러나는 전략으로 상대방의 수용을 이끌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트럼프는 중국의 반응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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