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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자가측정 서비스(이하 서비스)’를 11월 1일 오픈했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란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뜻한다.
사회적 가치 평가 모형을 민간과 개발해 론칭
이번에 발표된 ‘사회적 가치 자가측정 서비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사회적 벤처의 자생적 움직임을 사회경제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8년 5월 발표된 ‘사회적 벤처(소셜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이다. 정책 대상으로 지원 가능토록 사회적 벤처 판별 기준을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가치평가모형을 민간과 함께 개발해 온 것이 핵심이다. 2020년에 가치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중점사회영역 선정 및 표준 지표 및 산식을 개발했고, 올해 10월 사회적 가치 자가측정 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번에 오픈하는 사회적 가치 자가측정 서비스는 아이엠피(IMP) 방법론을 적용했으며, 7개 중점사회영역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아이엠피(Impact Management Project)란 세계적으로 사회성과 측정과 관련해 가장 주목 받는 효과 측정관리 틀로서 △취약계층 소득증대 △자원 선순환을 통한 폐기물 배출 감소 △교육·훈련 접근성 개선 △건강증진 접근성 개선 △장애인 보조 제품·서비스 접근성 개선 △대기·수질오염 저감 △재생에너지 확산을 통한 탄소중립 기여를 측정하고, 주요 기능으로는 ‘자동 측정’, ‘보고서 생성’, ‘공시’, ‘검증’이 있다.
‘보고서 생성’ 기능으로 만들어지는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인 효과(임팩트) 보고서는 △기본정보 △사회적 성과 △사회적 성과 측정 지표 △위험(리스크) 및 추가정보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고, 최종적으로 화폐단위로 환산된 사회적 가치를 보여준다. 사회적 가치 측정을 원하는 기업은 누구나 무료로 자가측정이 가능하며, 기업에서 자가측정한 보고서에 대한 검증을 원하면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무료 검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윤 극대화가 사회적 복지증진과 연결된다는 고전적 기업윤리 누락
중기부의 이번 시도는 당연히 고평가받아야 하지만, 소위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다소 협소하게 정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로서 △인권 보호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회 제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활성화 △지역에서의 이익 순환 △ 환경 보전 △공동체의 이익 실현 및 공공성 강화를 예시로 들었는데 이는 기업의 이윤 극대화 자체가 사회적 복리증진과 연결된다는 고전적인 기업윤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해야 주주들과 피고용자들의 복리가 증진된다. 가계는 소비로부터 오는 효용을 극대화하려고 하는데, 예산의 제약에 매번 시달린다. 이때 예산제약을 완화하는 것이 소득의 증가이고 소득의 증가는 기업의 이윤극대화로부터 출발한다. 또한 유산 상속의 동기나 은퇴 이후 대비를 위해 가계는 저축의 동기도 가지기 마련인데 이 역시 기업의 이윤극대화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다.
결정적으로 기업은 그 이윤극대화 과정에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구체화한다. 기업이 이윤극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 소속 근로자 개개인에게 꿈을 심어줘야 하고, 목표 의식을 구체화하며 적성에 맞는 업무를 배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역량이 성장하고 금전적 보상을 받아 가면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는 기업이 이윤 극대화 자체만을 노리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순기능에 해당한다. 이윤극대화 과정에서 개개인들이 자아실현을 하며 스스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따로 추구하지 않아도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는 것이 기업의 이윤극대화가 갖는 진정한 함의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계산에는 반드시 고전적인 의미의 이윤극대화를 통한 사회후생 증대가 같이 포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