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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재친 오아시스, 한투파 1,000억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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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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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파트너스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의 상장으로 1,000억원이 넘는 투자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아시스가 2018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 빠르게 초기 투자에 나선 덕분이다. 오아시스가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오아시스 주식 공모 희망 밴드는 주당 3만5,000~3만9,500원, 추정 시가총액은 9,679억~1조2,535억원이다. 마켓컬리의 상장 연기는 현재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상장 1호'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오아시스에게 득이 됐다 오아시스는 2월 7일과 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2월 13일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기관 및 일반투자자의 청약기간은 2월 14일부터 2월 15일까지다. 한국거래소의 정정 요청이 없으면 다음 달 코스닥 상장이 완료된다.

컬리에서 오아시스로 급커브, 대성공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와 달리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유기농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2018년 온라인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온·오프라인 사업과 철저한 재고 관리 덕분에 시장에서 유일한 흑자 기업이 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 3,118억 원, 영업이익 77억 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의 코스닥 상장 시도는 최근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한 마켓컬리와 대비된다. 마켓컬리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회사 가치가 충분히 평가되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상장이 늦어져도 언제든 시장이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고,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위해 계획대로 상장해 평가받겠다는 오아시스와 대비된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오아시스 투자는 2020년 4월 126억원 규모의 오아시스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오아시스 외환채 매입과 보통주 매입 등 총 266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오아시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도 독특하다.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오아시스 라이벌 컬리의 초기 투자자였다. 그러나 2021년 갑자기 컬리 지분 전량을 138억원에 매각하고 오아시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결국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컬리를 미리 본 듯한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 컬리의 상장 연기로 오아시스가 새해 들어 '첫 전자상거래 상장'을 차지했다.

컬리는 2021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오아시스 매출의 4배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오아시스의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를 기록한 반면 당시 컬리의 영업이익은 -2177억원이다. 이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매출보다 영업이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오아시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4일 컬리의 상장 철회 소식에 장외시장에서 오아시스마켓 주가는 전날보다 4.7% 오른 2만8,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기대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이지만, 불행 중 다행

그렇다고 오아시스에서 만족할 만큼의 수익이 나오지는 않았다. 원래 시총 1조2천억 정도, 최소 1조원을 감안했지만 최근 비상장주식 거래소에서 7천억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상장주관사를 담당하고 미리부터 돈 넣어놨던 한투랑 NH투는 상장 수수료 수입도 줄어든 데다 미리 넣어놨던 돈도 까먹을 판국이다. 이들 증권사는 오아시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미리 100억원씩을 투자했는데, 원하는 몸값을 받기는 일단 실패했다. 당시 두 증권사는 향후 오아시스의 기업가치가 1조100억원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우호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투자에 나섰다. 이후 홈앤쇼핑도 오아시스 기업가치를 1조200억원으로 추산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오아시스의 기업 가치는 1조100억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PI 투자자 입장에서 당장 수익을 실현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내달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5,000~3만9,5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678억~1조2,534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 희망밴드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가장 최근에 투자금을 유치하며 매겨진 기업가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찍 투자했던 회사들은 돈 벌 예정

상장주관사, 기존 주주를 막론하고 보호예수 기간도 있고, 목표가 대로 상장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설령 목표한 가격대로 상장되더라도 비상장주 가격을 봤을 때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 다만 마켓컬리는 4조에 투자받았다가 지금은 8천억도 안 되니, 옆집이 불타는 와중에 우리 집은 담벼락 그슬린 정도라면 양호하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12월 CB로 오아시스에 투자했다. 총 50억원 규모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CB 전환권을 전량 행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CB 전환가액 6,381원으로 오아시스 주식 197만5,610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CB 전환가액 9,116원으로 오아시스 주식 54만8,486주를 취득했다.

머스트벤처스는 두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오아시스 주식 81만5,3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3만5,000~3만9,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상장 당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매도 차익은 815억~1134억원,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매도 차익은 92억~134억원이다. 최대 5배 이상, 적어도 3배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단 높은 지분율을 감안한다면 수익률 산정을 재고해야 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오아시스 지분율은 12.21%. 상장 당일 모두 쏟아내기엔 부담스럽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상장 당일 10% 넘는 물량을 시장에서 받아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정 물량은 추후 블록딜 등으로 안정적으로 처분하는 방법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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