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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3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가격이 5,700만원 미만인 전기 승용차는 보조금 100%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조정됐다. 지난해 5,500만원 미만이었던 보조금 전액 지금 지원기준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배터리 및 차량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상향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직영 정비센터 유무, 정비 이력 전산관리 여부 등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20%까지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박연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는 전기차 보급 촉진과 전기차 성능·안전성 제고 및 이용 편의 향상 등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담았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전기차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기 승용차 5,700만원 이하면 100% 지급, 보조금 상한선은 8,500만원 이하로 조정
이번 개편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조금 지원 상한선은 8,500만원 이하로 유지됐다. 또 5,700만원 이상 8,500만원 이하 전기 승용차에는 보조금이 50% 지원되며, 8,500만원을 초과한 전기 승용차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중·대형 전기 승용차의 성능보조금 상한은 기존 600만원에서 100만원 감액하는 대신, 전기 승용차 보조금 지원물량은 전년도 대비 약 31% 늘어났다. 차급에 따른 가격 차 또한 고려해 소형·경형 전기 승용차 성능보조금 상한을 400만원으로 신설하고, 초소형 전기 승용차는 40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감액하기로 했다. 특히 저소득층·소상공인은 보조금 산정 금액의 10%를 추가 지원하되 초소형 전기 승용차는 추가 지원을 20%로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정부는 주행거리 등 성능에 따른 보조금 차등을 강화해 성능 향상을 촉진할 계획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50km 미만인 전기 승용차에 대한 보조금을 20% 감액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 차등 구간을 당초 400km에서 450km로 확대해 고성능 차량이 더 많은 보조금을 받도록 했다.
전기차 가격 내린 테슬라, ‘100% 보조금 지원’은 어려워
지난 3일 테슬라는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이어 한국에서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 모델 3 기본 트림 가격을 기존 6,343만원에서 5,990만원으로 5.6% 인하했고, 모델 3 퍼포먼스는 8,817만원에서 7,559만원으로 14.3% 내렸다. 모델 Y 롱레인지의 경우 8,499만원에서 7,789만원으로, 모델 Y 퍼포먼스는 9,473만원에서 8,269만원으로 각각 8.4%, 12.7% 인하했다.
이에 따라 모든 세부 모델의 가격이 이번 전기차 보조금 지원 상한선인 8,500만원 미만에 놓이게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를 사면 26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되지만, 보조금 100%를 지원받을 수 있는 세부 모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지원 줄어드는 전기차 시장, 지속 성장할지는 미지수
전기차는 보편적으로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1,000만원가량 비싸고 배터리 등 부품 수리비도 높게 책정돼있다. 그런 마당에 전기차 보조금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 성장 중인 전기차 산업의 지속성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혹자는 전기차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와 보험료 등을 이유로 들며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전기차 소유자가 동급 내연기관 대비 유지비에 앞서기 위해선 연간 주행 및 지속 주행 기간을 길게 유지했을 때나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례로 기아 ‘니로’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조업체 계산 규정에 따라 연료비 및 보험료 등의 종합 유지비를 계산했을 때, ‘니로’ 전기차를 타면 내연기관 대비 연 178만원 절약 가능하지만(연간 1만km 주행 가정), 높은 차량 가격을 만회하기 위해선 최종적으로 7년 4개월 이상 타야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조금 지원이 줄어도 전기차 산업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완성차 업계 등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는 작년 11월까지 총 11만8,209대의 전기차를 내수 판매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73.8%나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전기차 수출실적도 매해 전년도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에서 추후 주행거리 향상 등 전기차 기술의 발전과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산업의 성장이 더욱 가파를 것이라는 견해다.
기후 변화에 대한 각국의 대처에 따라 완성차 시장의 글로벌 트렌드가 친환경 전기차로 변모 중이다. 국내 전기차 분야 역시 내수 시장 활성화와 수출 등에서의 성과가 눈에 띄지만, 국내 보조금 지원 규모 감소나 미국 IRA 법안 등 관련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 등이 힘을 합쳐 산업의 지속성에 관한 대책을 마련해 선두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