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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中 전기차 할인 경쟁,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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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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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완성차 업체들, 정부 압박에 할인율 소폭 낮춰
중앙 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 이후 위기 지속
BYD까지 재무 위기, 여타 업체들 줄줄이 생존 기로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출혈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중국 정부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시장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내자, 과열됐던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가라앉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황이 심각하게 악화한 상태인 만큼, 언제든 유사한 상황이 다시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中 자동차 할인율 하락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할인율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JP모건이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중국 본토의 전기차(EV) 및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들이 제공하는 평균 할인율은 6월 17.4%에서 지난달 16.7%로 소폭 하락했다. JP모건의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리서치 책임자인 닉 라이(Nick Lai)는 "4월 상하이 오토쇼 이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5월, 6월, 7월 초에 업계 전반의 할인율이 17%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하락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할인율이 미끄러진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있다. 지난 5월 말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는 가격 인하를 시작하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치열한 가격 경쟁이 본토 기업들이 주도하는 전기차 산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달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도 할인 경쟁이 운영 효율성과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해치는 '공황 유발' 추세라고 비난했다. 기업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덤핑해서는 안 되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독점적인 가격 책정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 6월 '막판 경쟁'을 벌인 뒤 7월 들어서 속속 할인을 줄이기 시작했다.

보조금 잃고 휘청이는 시장

다만 이 같은 할인율 하락세가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다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려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2023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종료했는데, 이에 대한 업계의 준비는 사실상 거의 없었다"며 "이전까지 저금리 대출과 보조금으로 유지되던 시장이 급격히 붕괴하기 시작했고, 대다수 기업이 생존 위기에 몰렸다"고 짚었다.

이후 일부 지방 정부에서 침체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고가 소비재를 대상으로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전역에서 최소 6개 지방 정부가 차량 구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허난성의 정저우시와 뤄양시는 중앙정부에서 할당한 1차 지원분이 소진돼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으며, 선양시와 충칭시는 자금 효율성 개선을 위해 한동안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신장위구르자치구도 이와 유사한 이유로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았다.

지방정부 보조금이 줄줄이 끊긴 것은 자금 소진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몰린 자동차 구매 보조금 신청은 400만 건이 넘는다. 이른바 주행거리 0㎞ 중고차 판매 등 '꼼수'가 성행하며 관련 예산이 부족해진 것이다. 주행거리 0km 중고차 판매는 업체가 판매 실적을 올리고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신차를 출고 처리한 뒤, 운행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고차로 되파는 수법을 일컫는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선택한 미봉책이 오히려 보조금 지급 중단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기대 사던 업체들도 '침몰'

기댈 곳을 잃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꼽히는 중국 BYD마저 재무 위기에 시달릴 정도다. 지난 5월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BYD가 협력사에 지급하지 않은 어음은 4,000억 위안(76조4,000억원)에 달한다. BYD가 고수하는 특유의 어음 시스템 '디롄'으로 인해 부채가 눈에 띄게 불어난 것이다. 디롄은 자동차 부품 등 물품을 지급받을 때 협력사에 대금 대신 어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 어음은 은행이 보증하지 않는다. BYD의 지급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업계 전반이 발칵 뒤집힐 수 있는 셈이다.

BYD 수준의 시장 인지도를 쌓지 못한 기업들은 줄줄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일례로 중국 대표 빅테크 바이두와 2위 완성차 업체 지리가 2021년 합작해 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 지웨는 작년 11월부터 자동차 생산을 멈추고, 매장 문을 닫으며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 중이다. 치열한 경쟁 속 월평균 판매량이 1,000대 안팎까지 떨어지고, 작년 하반기 바이두로부터 유치할 예정이었던 30억 위안(약 5,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무산되며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때 ‘중국판 루시드’를 표방하며 급성장했던 네타 오토 역시 파산설에 휘말렸다. 네타 오토는 2014년 호존 뉴에너지 오토가 설립한 전기차 제조 업체로, 2024년 중반부터 급격한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2025년 3월에는 연구개발 인력 전원을 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누적 손실은 183억 위안(약 3조4,000억원)에 달하며, 공급 업체 대상 미지급 부채만 해도 60억 위안(약 1조1,620억원)에 이른다. 네타 오토 측은 이 중 70%를 자기자본으로 전환하는 채무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채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 매체 등은 토요타가 심각한 재정난에 처한 네타 오토의 전략 자산 확보를 위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육성한 완성차 기업이 고스란히 타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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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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