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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눈에 띄는 혁신이 하나 있는데, 바로 생성형 AI다. 챗GPT와 같은 서비스로 잘 알려진 이 기술은 이제 금융 부문에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금융 서비스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이점과 과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등장부터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왔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인기 앱을 능가하는 성장률로 단 5일 만에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무려 1억 명에 도달했다. 이러한 대중의 관심은 금융 분야에서도 이어져 대화형 AI 서비스의 개발과 활용을 가속화하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로 있다. 칼라일 그룹의 CEO 하비 슈워츠(Harvey Schwartz)는 아직 기술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AI가 업계에 '진화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은 AI가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AI 적용을 통해 2023년에만 은행과 금융 기관이 447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마이데이터 도입, 데이터 결합 활성화 등 빅데이터 활성화 기반이 구축되어 데이터 활용이 가장 활성화된 분야이기도 하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미국 은행의 '가장 큰 고객 그룹'에 속한다. 이는 디지털 뱅킹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금융 기관이 더 높은 디지털 표준을 충족하기 위해 IT 및 AI 예산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78%는 '대안이 있다면 은행에 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조사도 있다.
실제 사례들
금융 분야 혁신의 대표적인 예로 2018년에 출시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에리카(Erica)와 같은 AI 기반 가상 금융 비서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에리카는 2022년 10월 기준으로 3,200만 명의 이용자를 유치했고 매일 평균 150만 명의 이용자에게 문자와 음성 대화를 통해 계좌조회, 카드관리, 개인송금, 거래보고, 투자조언 등 다양한 유형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포브스에 따르면 직원 수가 5,000명 이상으로 구성된 금융 서비스 조직의 54%가 인공 지능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알파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타트업 전문지 빌트인에 따르면 금융 업계를 위한 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은행, 투자 회사, 포춘 500대 기업과 같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신 사례로는 지난 3월 말에 발표된 블룸버그GPT가 있다. 감정 분석, 위험 평가, 사기 탐지 및 문서 분류를 비롯한 기타 금융 NLP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켄쇼는 골드만 삭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JP모건 체이스 등 세계 유수의 금융 기관에서 사용하는 AI 분석 제품을 제공한다. 금융 업계에서는 신속한 엔지니어링과 상황 분석을 위해 AI 기술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금융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
현재 금융 분야는 AI 활용 초기 단계로 여겨지며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상품추천, 이상거래탐지, 신용평가 및 여신심사 등 여러 업무에 접목되어 활용되고 있다. 또한 AI는 기업의 회계사, 애널리스트, 재무 담당자, 투자자를 도우면서 실수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2021년과 비교할 때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띌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엔비디아(Nvidia)가 2022년 전 세계 모든 금융업권의 500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5% 이상이 고성능 컴퓨팅 머신러닝 또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조사 대상 금융회사의 31%가 사기 거래 탐지, 28%가 대화형 인공지능, 27%가 알고리즘 트레이딩, 23%가 자금세탁과 KYC(Know Your Customer), 23%가 투자관리, 22%가 포트폴리오 최적화, 19%가 부도 예측, 19%가 마케팅 최적화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인공지능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은행의 57.6%가 사기탐지, 53.7%가 IT운영 최적화, 50.2%가 디지털 마케팅, 48.3%가 리스크평가, 43.9%가 고객경험 개인맞춤화, 42.4%가 신용평가, 42.0%가 상품설계 최적화, 40.0%가 판매와 마케팅 최적화, 39.5%가 투자 개인맞춤화, 36.6%가 포트폴리오 최적화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AI의 또 다른 주요 이점은 사이버 공격과 사기 예방에 있다. 클라우드 침해의 최대 95%가 사람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AI는 정상적인 데이터 패턴과 추세를 분석하고 판단하여 불일치나 비정상적인 활동을 경고함으로써 기업과 개인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는 사기 감지 AI를 사용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신용카드 거래의 세부 정보는 데이터 센터로 전송되어 거래의 사기 여부를 결정한다. 이 기능은 2022년에만 미국 금융 기관에 45억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입힌 금융 사기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개인화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의 능력 또한 금융계의 AI의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 챗봇을 통한 연중무휴 24시간 금융 안내 및 자산 관리 솔루션에 대한 인사이트 개인화 등 이제 AI는 업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모든 금융 기관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AI는 대출 위험을 예측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만큼 기업 금융 분야에서도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캐피탈 원은 AI 기반 어시스턴트인 이노(Eno)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여 고객에게 사기 의심 또는 구독 서비스 가격 인상에 대해 경고한다.
블랙박스와 설명 가능 AI
Towards Data Science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은행과 금융기관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개인의 대출 자격을 판단할 뿐만 아니라 개인화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AI는 편향되지 않고 대출 적격 여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 AI가 대출 신청을 거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듯 문제는 AI가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결과를 뱉어내는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면서 그 결과를 어떻게 얻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등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자체 오류나 외부 해킹으로 금융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문제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명 가능한 AI' 개념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설명 가능한 AI는 AI의 의사 결정 과정을 인간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으로, AI가 적격 여부 판단뿐만 아니라 나아가 부적격 판단에 대한 이유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책임성을 높이고 AI의 '블랙박스' 특성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은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양날의 검: 장점과 위험의 균형 맞추기
맥킨지는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점점 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은행은 관련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대규모로 배포해야 한다"며 "성공하려면 조직의 여러 계층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엠마누엘 로만 핌코의 CEO도 "이 기술은 여러분의 삶을 영원히 바꾸고 조직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사람들의 생산성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은 판도를 바꿀 기술임이 분명하지만, 내재된 위험을 인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위험 중 하나는 편향이다. 모든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AI도 편향된 정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계 휴리스틱'으로 알려진 이러한 편향은 전문가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결과를 교차 검증하지 않고 AI 예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데이터가 시스템에 입력되면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져 잠재적인 재정적·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금융 부문에서 생성형 AI의 이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시타델과 같은 헤지 펀드와 모건 스탠리와 같은 대형 은행은 이미 AI 통합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데이터 정리 및 위험 평가와 같은 일상적인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금융 전문가는 사람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는 고객 서비스에도 탁월하다. AI 기반 가상 비서는 24시간 내내 개인화되고 효율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화형 AI 플랫폼 햅틱과 협력하여 챗봇을 개발한 인도의 타타 뮤추얼 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AI 기반의 가상 어시스턴트는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면서도 통화량을 70% 줄였다.
규제의 공백에 갇히다
AI가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우리는 기존의 규제가 AI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상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마치 농구 규칙으로 축구 경기를 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을 '규제 공백'이라고 하는데, 즉 새로운 기술이 이를 규제하는 법률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특히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에서 큰 문제로 대두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규제가 거의 없는 만큼 일부 기업과 국가에서는 더 나은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특정 유형의 AI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와 같은 주요 국가가 이러한 우려로 인해 챗GPT와 같은 AI 기술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단순한 금지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AI 사용을 안내할 수 있는 견고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를 정립하고 AI가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구축은 단순히 위험 관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책임감 있게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기업은 이 기술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투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부터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새로운 물결이 열릴 것이다.
오픈 API의 역할과 AI 리터러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활용이다. 오픈 API는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출입구와 같다. 일반적으로 AI 개발 시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다양한 오픈 API가 활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망분리와 같은 규제로 인해 금융회사가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기 어렵다. 이는 AI 개발과 활용의 방해한다. 강력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따라서 규제를 재검토하고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하면서 오픈 API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규제가 마련되는 동안 선행돼야 하는 것은 AI 관련 교육이다. 인터넷의 안전한 사용법을 배우는 것처럼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어떻게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고등학생부터 CEO까지 모든 사람이 AI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샵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교육 기관, 기업이 함께 AI 리터러시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AI 시스템의 개발과 배포는 강력한 윤리적 프레임워크를 준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편향 문제를 완화하고 AI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아울러 AI 개발의 투명성은 AI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고 면밀히 조사할 수 있도록 돕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사항을 고려할 때 금융 업계가 대비해야 할 것은 AI로 인한 혼란에 대비한 규제 감독, 인력 교육, 윤리적 AI 개발의 전략적 조합 등 복원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 부문에 AI를 통합하는 것은 중요한 기회와 도전 과제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AI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위험을 완화하려면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금융 업계는 AI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를 갖출 수 있다. AI는 세상을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인지 확인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