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월가, ‘트럼프 경제책사’ 마이런의 ‘대폭 금리인하’ 주장에 “설득력 없다” 비판

월가, ‘트럼프 경제책사’ 마이런의 ‘대폭 금리인하’ 주장에 “설득력 없다” 비판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1 week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마이런 “중립금리 더 낮다” 주장
JP모건 “대폭 인하 근거 부족”
경제지표도 뒷받침 안 돼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과감한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필요 금리 수준을 크게 낮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월가의 경제학자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반박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불과 1년 전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던 마이런이 최근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 역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마이런 이사 "금리 대폭 인하해야"

3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런은 지난 22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최근 무역, 이민, 세금, 규제와 관련된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인해 경기를 부양도, 억제도 하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정책 결정자들이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이런은 앞으로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연준 회의에서 계속해서 소수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연준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아주 짧은 시리즈의” 0.5%p 인하(빅컷)를 단행해 중립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마이런의 주장은 다른 연준 위원들과 극명히 대조된다. 현재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대규모의 금리인하를 연속으로 단행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알베르토 무살렘(Alberto Musalem)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고, 메리 데일리(Mary Daly)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추가 인하에는 긍정적이지만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월가에서도 마이런의 주장과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그의 주장은 일부는 의문스럽고, 일부는 불완전하며, 거의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지표에는 즉각적이고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중립금리가 연준 추정치보다는 다소 낮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마이런 이사의 주장처럼 ‘제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중립금리가 0이라면 이미 경제와 금융시장은 붕괴했어야 한다”며 “호황 국면과 제로 금리를 동시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1년 만에 180도 표변

마이런의 주장에 대해 의문이 끊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불과 1년 만에 그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맨해튼 연구소(Manhattan Institute)의 연구원 신분이었던 작년 3월, 마이런은 미국 매체 배런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연준이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너무 낮게 두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연준이 생각하는 것만큼 제약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 역사적 저금리 환경으로 이끌었던 요인들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가계 부채는 더 줄지 않았고 기술 투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벼운 투자'에서 인공지능(AI)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자본투자로 이동했다고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민 급증이 주택비, 특히 임대료를 끌어올렸고 세계화가 후퇴하면서 글로벌 '핫머니'가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줄었다며 "2달러에 육박하는 적자를 내는 전례 없는 재정적 무책임"도 비판했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뒤집혔다. 마이런은 지난해 3월 '더 나은 통화 결과를 낳기 위한 연준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보고서에서 "단기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중앙은행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롭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 이사 및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임기의 재구조화와 FOMC 구조 변경을 통해 지역 연은 총재의 권한 강화, 주 단위 책임성 강화를 위한 지역 연은 제도 개혁, 위기 대응 같은 비통화정책 기능을 FOMC에서 분리 등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변화는 '통화적 연방주의'라는 개념으로 대통령이 FOMC 권력 균형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단기 정치 고려에서 벗어난 통화정책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이랬던 그가 1년 만에 태도를 바꾸자, 월가에서는 마이런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마이런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정책 이념까지 전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마이런은 표면적으로는 백악관과 완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는 지난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FOMC 회의에서) 내 표결과 경제전망요약(SEP)에 있는 점도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내가 백악관의 뜻대로만 움직인다고 말하는 것은 멍청한 소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준 안팎과 금융시장에선 마이런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그의 입장이 1년여 만에 표변한 것은 이러한 의구심에 더욱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경제학자 20%, 차기 연준 의장으로 마이런 지목

무엇보다 마이런 이사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금리정책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넘어 차기 연준 의장 인선 구도와도 연결돼 있다. 현재 시장과 학계에서는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파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마이런이 트럼프와의 정치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비지니스스쿨과 진행한 경제학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44명의 82%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월러 이사를 가장 선호했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 월러가 차기 의장이 될 것이라 예상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차기 의장에 가장 유력하다고 본 후보는 해싯 위원장으로 39%의 경제학자들이 해싯을 지목했다. 이어 마이런 이사가 20%로 뒤를 이었다.

FT는 "경제학자들이 원하는 인물과 실제로 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인물 사이의 괴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가한 강력한 압박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며 이를 거부한 파월 의장을 향해 '바보', '멍청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앞서 파월 의장 해임을 시도하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런을 비롯해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와 해싯 위원장, 월러 이사 등을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선호해 왔다. 이를 두고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선택할 때 '충성심'과 '공격적인 금리인하 의지'를 필수 요건으로 삼고 있다고 짚었다.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1 week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