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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푸드테크’ 미래는 먹거리 경쟁이라는데, 벤처 투자는 1%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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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1회 농림수산식품 벤처투자 포럼'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

국내 농식품 관련 스타트업들이 폐업이나 구조조정 같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권준희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장은 6일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제1회 농림수산식품벤처투자 정책포럼'에 참석해 "농식품 관련 벤처투자의 최전선을 둘러보며 체감한 것은 이 분야 스타트업들이 다른 산업에 비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1월 정부가 농식품 분야 핵심 국정과제로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제시한 바 있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으로 2027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푸드테크 전용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지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농업 디지털 전환에 속도 높일 때"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해 11월 정성봉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 투자지원센터장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설립됐다. 정 센터장은 농금원이 모태펀드를 운영하며 농수산식품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하고 있음에도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 벤처 투자규모 증대와 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해 관련 업계가 합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배경에서 출범한 협회는 올해 1월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와 해외투자유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사격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당시 정 센터장은 "국내는 고금리 영향으로 투자자(LP)들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데, 미국 실리콘밸리는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하다"며 "협회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유치를 적극 지원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더 성장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후 7월 21일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의 주요 사업 내용은 △글로벌 농산업 트렌드 분석 및 투자시장 연구 및 분석 △농식품 유망기업 인증제도 △농식품 분야 전문 투자인력 양성 △투자유치 지원 및 피투자기업 컨설팅 △농식품 투자정보 통계관리(DB·통계·백서) △민간 출자자 풀 확대 △관계기관 협력 △농식품 투자자 권익 보호 등이다. 현재 70여 곳의 회원사를 확보 중이며, VC와 AC(액셀러레이터) 등 일반회원 50여 곳이 참여를 논의 중이다.

제1회 농림수산식품벤처투자 정책포럼은 협회 회원사 및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벤처투자 현황을 공유하고,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스마트농업은 기존 전통 농업과 비교해 생산량과 소득이 각각 34%, 40% 높게 나타났다. 또 국내 푸드테크 시장은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해 농림수산식품 분야 신규 벤처투자는 1,339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13조6,000억원)의 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준희 협회장은 지금이 바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농업 부문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권 협회장은 "지금은 '어떤 산업을 어떻게 혁신해야 할지' 아젠다를 정해야 한다"며 "단순 보조금 위주의 정책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방향을 바꿔야 효율적인 스케일업이 가능하고, 우리 스마트농업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 관련 투자 상당 부분 '해외로' 

미래 먹거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식품 업계의 관심도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등으로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발효식품, 대체육, 천연 식용소재 등 푸드테크 관련 기술을 보유한 10개 이상의 업체에 약 190억원을 투자했으며, 대상은 대체육 생산 기업을 비롯한 4곳에 총 198여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와 상호 협력을 통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농식품 관련 투자가 향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 대규모 투자의 상당 부분이 해외 스타트업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농식품 관련 업계에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올해 신규 투자처는 프로벡터스, 아쿠아컬처드 등 미국과 호주 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정체되자, 협회는 국내 농식품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에는 간담회를 열어 협회 회원사와 농식품 분야 투자사, 스타트업, 언론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활성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스마트팜, 그린바이오, 수출 등 주목적을 다양화한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해 투자를 하는 공동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백종철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은 행사 말미 "농식품 모태펀드 사업은 정부의 다른 어떤 사업보다 관리기관, VC, 스타트업 사이의 상생협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소통과 교류의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500조원' 규모 넘보는 푸드테크 시장, 정부도 "집중 육성"

투자 업계는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연평균 6~8% 성장해 2025년 3,600억 달러(약 48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며, 스마트농업 시장은 연평균 9.8% 성장해 2025년 220억 달러 (약 2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등을 지렛대 삼아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 전체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하고,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를 육성하고 수출 2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농식품 관련 스타트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에 속한다. 다만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글로벌 수준의 품질 확보 등 기업 차원의 노력은 물론, 유통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각종 규제 불확실성 해소 등 정부의 노력까지 맞물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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