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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우려한 금융 당국이 시중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대출 규모 감소를 위한 조치를 주문했다. 이에 금융권은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으나, 수요자 측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예·적금 금리는 그대로 두고 대출금리만 올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가 예정되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대출 수요자들이 금융권 간 주담대 상품 비교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조건의 상품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출 기관 사이에서의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건전한 금융 생태계 또한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들, 가계 대출 증가세 잡기 위해 주담대 금리 올린다고?
가계대출 규모가 멈출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한 1,07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9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9월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4,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론 은행권 주담대가 꼽힌다. 지난달 주담대는 총 5조7,000억원이 증가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만 증가한 규모가 6조1,000억원에 달한다. 5조7,000억 증가분 중 5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2조8,000억원가량이다. 나머지 상승분 2조9,000억원가량이 인터넷은행 및 기타 은행, 보험, 정책모기지에서 발생했는데, 업계에선 이 중 상당수가 공격적 영업을 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9조3,173억원으로, 연초 13조3,011억원 대비 6조원 넘게 증가한 대목이 추정의 근거다.
금융 당국은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 당국이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고 은행권에 50년 만기 상품에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걸게 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 대출 규모 증가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은 본격적인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고,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도 0.2%포인트 올리겠다고 11일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13일부터 주담대금리를 0.1~0.2%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금리도 0.3%포인트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인상안이 나올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로 비싼 주담대 상품 중 옥석 손쉽게 가려내자
한편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출금리는 끌어올리면서 예·적금 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비대화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의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면, 예·적금 금리를 동시에 올려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이를 외면한 채 대출 수요를 잡겠다는 명목하에 과도한 '이자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통령 및 금융당국은 은행을 대상으로 고무줄 대출금리와 지나친 영업실적 확대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예대금리차는 줄어들 줄 모른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 8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8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45%포인트로 전달 대비 3% 포인트 커졌다. 여기에 이달 들어 시중 은행 사이에서 주담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기존 채무자 및 대출 수요자들은 대출모집인을 활용한 주담대 비교 플랫폼 서비스로 일부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비교 플랫폼은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대출모집인이 대출 조건을 제안해 주고, 소비자가 비교·선택 후 대출모집인과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대출 신청까지 이뤄지는 온·오프라인 연계 주담대 중개 서비스다. 업계에선 주담대 비교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존의 높은 주담대 금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상품을 갈아탈 수 있게 돕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 사이에서도 경쟁을 발생시켜 주담대 대출 조건이 보다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건전한 대출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비교 플랫폼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는 지난 7월 파운트의 자회사 파운트파이낸스가 금융위에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서 처음 지정됐다. 이어 뱅크몰, 베스트핀, 토스 등 3개사가 추가 지정되면서 총 4개 사업자가 주담대 비교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파운트파이낸스, "신용생명보험 연계해 대출자와 수요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주담대 선보일 것"
앞서 살펴봤듯 9월 가계대출의 절대 규모는 1,000조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금융 불균형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고금리 지속과 경기둔화 우려로 은행권의 대출 미상환 위험도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부실채권 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000억원 증가했다. 또한 가계 연체율도 지난해 6월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25%로 급등했다. 이 와중에 신규 연체율은 동기간 0.04%에서 0.09%도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와 관련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체 신용평가모델로 대출 수요자들을 가려내고 있음에도 불구, 이와 무색하게 대출 디폴트 리스크는 올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파운트파이낸스가 지난 11일 BNP파리바 카디브생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금융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파운트파이낸스의 주담대 비교 서비스와 신용생명보험을 연계하는 것이 이번 협약 내용의 주 골자다. BNP파리바 카디브생명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BNP파리바의 보험 자회사 BNP파리바카디브 산하의 한국생명보험으로, 파운트파이낸스는 이번 협약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주담대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상환 보험을 주담대 상품과 연계함으로써 안전한 대출 상환을 도울 예정이다. 이에 파운트파이낸스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금액의 규모가 커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대출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맞춤형 대출이 안전한 상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건강한 대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대출 기관이 수요자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위험 분석을 수행하고,체감상 비교적 높은 이자율을 책정해 온 만큼 수요자 측에선 다소 만족하기 어려운 대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파운트파이낸스의 이번 협약은 보험 연계를 통해 대출 기관 측면에서는 부실채권 부담을 완화하고, 수요자 측면에선 이전보다 합리적인 이자율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등 시장이 더 다양한 대출 상품을 출시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