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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경영권 분쟁 속 '뜨거운 감자' 조양래 명예회장 유력 '백기사'로 hy 떠올라 '간 보기' 나선 hy?, 경영권 경쟁 구도 '가시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고문과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hy(옛 한국야쿠르트)에 대한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의뢰하고 나섰다. hy가 한국앤컴퍼니 주식 수십억원어치를 사들인 행위에 대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이 의심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hy 측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투자는 장기 투자 목적일 뿐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뜻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MBK, hy 주식 매집 경위 등 금융당국에 조사 의뢰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전날 KB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진 hy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매집 경위 등을 조사해 달라고 금감원에 의뢰했다. 공개매수 직전까지 한국앤컴퍼니를 매수한 기타법인을 밝혀달라고도 요청했다. MBK파트너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hy의 지분 매집 내역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불법 혐의가 확인되면 불공정거래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당시 카카오의 시세 조종 혐의와 비슷한 측면이 있어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며 “의혹이 확인되는 대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매수 전 선행매매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업계가 hy의 행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최근 한국앤컴퍼니가 제2차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사이의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와중 조 회장 측은 우호지분 3~4%의 행방을 언급한 바 있는데, 여기서 조 회장 측의 백기사로 유력하게 거론된 회사가 hy다. 실제 hy는 윤호중 회장이 조 회장과 어린 시절부터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기업 간 사업 교류도 활발하다. 한국앤컴퍼니의 물류 계열사인 한국네트웍스는 올 2월 hy의 논산 신규 물류센터 구축 사업 수주를 따낸 바 있으며, hy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약 160억원(1% 미만)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이 주장한 3~4%의 우호지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앤컴퍼니 지분의 과반 확보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갑작스러운 hy의 한국앤컴퍼니 지분 추가 매입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hy "한국앤컴퍼니 추가 매입,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어"
hy 측은 "경영권 분쟁과는 일절 상관없는 단순투자 목적"이라며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라는 일각의 해석을 전면 부인했다. hy는 "한국앤컴퍼니는 투자 관련 부서에서 2020년에 첫 투자를 단행해 3년간 들고 있던 종목"이라며 "이번 투자는 고배당주에 장기 투자하던 중 이뤄진 것으로 경영권 분쟁과 상관이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실제 hy는 꾸준히 헐값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메쉬코리아 인수가 대표적이다. 지난 4월 hy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고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총인수 대금은 800억원이다. 메쉬코리아는 한때 몸값이 8,000억원까지 뛰어오른 기업이지만 창업주와 대표이사 지분을 담보로 한 360억원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경영권을 헐값에 매각하게 됐다. '주워가는' 식의 투자를 이어가던 hy 특성상 이번 매입 또한 단순투자일 가능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hy를 추가 매입을 '간 보기' 정도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은 모양새다. 지지부진한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사이에 슬쩍 끼어듦으로써 중간 이익을 취할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는 것이다. MBK가 금감원에 조사를 의뢰한 것도 이 같은 hy의 행보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 이익을 노리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경영권 분쟁에 외부적 개입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금감원을 앞세워 이를 사전 차단하겠단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 측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선행 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경쟁을 둘러싼 기업 간 대립 구도가 점차 명확해지는 가운데 금감원의 개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