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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명품에 힘 싣는 크림, '급성장' 레드오션에 도전장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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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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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C 생태계 갖추는 크림, 중고명품 플랫폼 '팹' 투자 확대
MZ세대 덮친 '명품 리셀' 문화, 중고로 팔고 중고로 산다
각국 럭셔리 시장도 '중고'에 주목, 더 이상 틈새시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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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림

네이버의 손자 기업 크림이 자회사를 활용한 중고명품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 22일 크림은 중고명품 플랫폼 '시크' 운영사 팹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29억9,900만원을 출자했다. 중고명품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팹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틈새시장이었던 중고명품 업계가 '레드오션'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크림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한정판에서 명품까지, 크림의 'C2C' 사업 확장

크림은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5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기업으로, 현시점 국내 최대 한정판 거래(리셀) 플랫폼으로 꼽힌다. 서비스의 출발 지점은 개인 간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중개 서비스였다. 프리미엄가를 지불하더라도 희소성 높은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후 서비스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고, 크림의 취급 항목은 한정판 운동화에서 △시계 △명품 △장난감 △음반 △게임 카드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크림은 지난 2021년 시리즈 A와 시리즈 B 단계에서 각각 200억원과 1,000억원의 규모를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미래에셋캐피탈, 알토스벤처스, 삼성증권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2,206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매듭지었다. 이후 지난 22일 크림은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업가치는 1조206억원까지 뛰었다.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반열에 오르며 입지를 굳힌 것이다.

시장 기반을 확보한 크림은 국내외 유망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에 지분 투자를 단행, 글로벌 C2C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30억 규모 자본 출자를 단행한 팹 역시 이 같은 '크림 C2C 생태계'의 구성원이다. 팹이 운영하는 시크는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규모 명품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시크먼트'를 기반으로 론칭한 서비스다. 팹은 시크 출시 이후 제품 발송, 검수, 판매 및 정산 등 중고 명품 판매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시크 피프티' 서비스로 C2C 수요를 흡수, 빠르게 덩치를 불려온 바 있다.

"MZ 수요 잡아라" 중고명품 시장의 성장

크림이 중고명품 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MZ세대의 C2C 거래 수요를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Z세대 사이에서는 신상 명품을 중심으로 한 '보복 소비' 열풍이 불었다.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서 긴 줄을 서며 '오픈런'을 감수하는 일도 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품 가격과 금리가 동시에 뛰어올랐고, MZ세대의 구매 부담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주춤한 '신상 명품' 수요는 고스란히 중고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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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들의 '투자'식 명품 구매 역시 중고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한정판 명품의 재판매를 통해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명품 소비 수요와 리셀을 통한 수익 창출 수요가 맞물리며 중고명품 시장 전반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실제 전체 명품 판매 중 중고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3.1%에서 2022년 3.9%로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2021년 약 39조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의 규모가 2025년 약 5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4조 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명품 시장은 2020년 20조원으로 성장한 바 있다. 현재 국내 명품 시장이 '리셀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후 시장 성장세는 한층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불붙은 중고명품 시장 경쟁

중고명품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업계 내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추세다. 세계 각국에서는 중고명품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이다. 틈새시장이었던 명품 중고거래 분야에 무게를 실어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미국 더리얼리얼, 스레드업과 함께 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2021년에는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프리미엄 수요'가 많은 명품 시계 시장에서도 중고거래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거래 수요가 폭증하는 양상이다. 와치박스(WatchBox), 크로노24(Chrono24), 워치파인더(Watchfinder) 등 온라인 명품 시계 마켓은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수요를 흡수, 관련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6년 중고 명품시계 거래의 약 60%가 온라인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국내 기업 역시 중고명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 명품 플랫폼'으로 출발한 트렌비는 최근 명품 중고거래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2C 거래 특성상 발생하는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AI 정·가품 판단 시스템 '마르스'를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품 품질 보장에 공을 들인 트렌비는 총 거래액 중 중고 명품 거래액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명품 중고거래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크림이 팹을 앞세워 유의미한 궤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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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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