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2022년 웹툰 산업 매출 1.9조, 웹툰 플랫폼 매출액도 사상 첫 1조원 돌파 작가 연평균 수입은 '9,840만원’, 수억원 받는 작가도 ‘수두룩’ 고수익 올리는 만큼 탈세 의혹 받는 작가들도 있어
2022년 웹툰 산업과 플랫폼 매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콘텐츠의 중심에서 5년 연속 지속 성장한 결과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전체 평균 수입은 감소했으나, 한해 수억원의 고수익을 올리는 작가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작가의 경우 탈세 의혹 논란에 세무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업계에선 작가들이 복잡한 세금 문제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라는 해명이 나온다.
문체부·콘텐츠진흥원, ‘2023 웹툰 실태조사 결과’ 발표
18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실시한 ‘2023 웹툰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2021년(1조5,660억원) 대비 3,630억원 증가한 1조8,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플랫폼사의 2022년 매출액 역시 2021년 8,241억원 대비 36.8% 증가한 1조1,27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웹툰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작가들의 수입은 감소했다. 2022년 웹툰 작가의 연평균 수입은 최근 1년 동안 1년 내내 연재한 경우 약 9,84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30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경우 6,476만원으로, 역시나 전년 대비 2,097만원가량 감소했다. 작가들의 주 수입원으로는 선인세 개념인 MG(최저수익보장금)가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의 흥행만큼 수입을 더 받는 RS(수익분배)이 2위를 차지했으며, 이밖에 원고료, 해외 유통, 이차적 저작권료, 광고 수익 등이 뒤를 이었다.
웹툰 작가가 일주일 중 창작을 하는 평균 일수는 5.8일로 전년과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창작 평균 소요 시간은 소폭 줄었다. 7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 37.2%에서 33.1%로 4.1%p 감소했으며, 일주일 중 창작하는 날의 평균 소요 시간도 9.5시간으로 전년(10.5시간) 대비 1시간 줄었다. 이는 웹툰 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과로가 지난해 조금이나마 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다수 작가가 매니저먼트사와 작성하는 표준계약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잘 활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웹툰 작가 800명 가운데 서면계약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67.0%였으나, 이 양식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이들의 비율은 16.4%에 그쳤다. 일부 계약 조항만 활용했다는 응답 역시 32.3%, 활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도 51.3%로 높았다.
문체부는 웹툰 산업의 성장세를 높이기 위해 국가 중심의 제도를 마련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이달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만화·웹툰을 K-팝, 게임에 이어 K-콘텐츠를 이끄는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해 한국이 세계 만화·웹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고수익 웹툰 작가, 탈세 논란도
웹툰 작가들의 연수입이 줄었다지만 같은 기간 직장인 평균 연봉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입을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직장인들의 세전 평균 연봉이 4,213만원으로, 같은 기간 1년 내내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봉(9,840만원)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웹툰 작가들의 고수익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네이버웹툰 1등 작가의 한 해 총 수익은 124억원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통해서만 벌어들인 수익으로, 다른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익을 합칠 경우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전체 작가 연평균 수익도 수억원에 달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웹툰에서 오리지널 전문 창작자로 활동 중인 2,000여 명의 실소득은 평균 창작자당 연간 3억 이상”이라며 “이는 유튜브 상위 5%인 셀렉트 크리에이터의 인당 소득 약 4,000~5,000달러(약 530~670만원)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 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작가들이 고수익을 올리는 만큼 탈세 의혹 논란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르내린다. 인기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김나영) 작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탈세 의혹에 휩싸인 야옹이 작가는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야옹이 작가는 사과문을 통해 “잘못 처리한 일부 항목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 사실이 있다”며 “분명 저의 책임이며 세심하지 못해 발생한 잘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만화계는 작가들이 복잡한 세금 문제를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한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일부러 탈세했다기보다는 실수로 누락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작가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데 웹툰 작가 법인만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작가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조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