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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대부분 美 기업이 감당, “올해 말 가격 인상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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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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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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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6조원 관세 추가로 걷었지만
부담은 결국 미국 기업 몫
가격 인상 등 소비자에 비용 전가 가능성 ↑

미국 정부가 올해 관세로 550억 달러(약 76조원)를 추가로 거둔 가운데, 대부분의 부담은 미국 기업들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들이 관세 발효 이전에 구매를 철회하거나 재고를 비축함으로써 관세 비용을 흡수한 결과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당장 가격을 올리면 시장 점유율이 급감할 수 있어 일단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당한 것이다.

美 기업들이 관세 부담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새로운 관세로 미국의 전체 관세율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가운데 미 정부가 올해 관세로 550억 달러를 추가 징수했다고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국의 전체 수입품에 대한 실질 평균 관세율이 지난해 2.3%에서 올해 17% 가까이로 상승했다고 추산한다.

현재로서는 제너럴모터스(GM), 나이키, 지역 상점에 이르기까지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을 미국 기업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시점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다른 업체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기업들이 비용을 스스로 떠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교역국들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실제 관세 부과 전 기준인 수입물가지수는 최근 몇 달간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대체로 외국 공급업체들이 미국 기업들을 위해 대규모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공급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통해 관세 비용 중 20%가량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들이 비용을 떠안겠다고 약속했던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가구, 장난감, 의류 등 일부 품목에서는 실제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아직 폭은 크지 않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5월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상승세가 예상보다는 완만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관세 발효 전에 재고를 미리 확보했거나 당분간은 비용을 자체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세 부담 자체 흡수,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하게 작용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다. 니혼게이자이와 블룸버그통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4월 3일부터 자동차 품목 관세를 발효한 이래 일본 6대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미국에서 소비자 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3곳뿐이다. 토요타는 이달 1일부터 미국 내 차량 판매가를 평균 270달러(약 36만원) 인상했고, 미쓰비시는 3개 모델에 대해 가격을 평균 2.1% 올렸다. 25%에 가깝게 가격을 인상한 회사는 스바루뿐이며, 마쓰다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일본 업체들 역시 미국 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 비용을 최대한 떠안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5월 대미 자동차 수출 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하락했다.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사이토 타로 경제조사부장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흡수해 (수출 가격을) 인하한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 또한 가격을 올리면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신차 수요는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4개 회사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미국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 감소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의 소극적 관세 대응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 부과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받는 충격이 없다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단 의미기 때문이다.

"더 이상 못 버틸 것" 가격 인상 도미노 전망

미 경제학자들은 최종적으로 누가 관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차처럼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파는 외국 공급업체가 가격을 낮출지, 미국 유통∙수입업체가 관세 인상분을 떠안을지, 아니면 이들 모두 원래대로 유통하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지 등 관세 인상의 여파 양상이 곧 나타날 전망이다.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월마트는 지난 5월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올여름 더 큰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앞서 중남미산 제품에 걸린 관세 때문에 바나나 가격을 파운드당 50센트에서 54센트로 올린 상황이다. 이는 소비재 시장에서도 관세가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나이키 경영진도 관세 때문에 이번 회계연도에 회사 이익이 약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 줄어들 것이라 전망하면서 “정밀한 가격 조정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로 인한 타격 대부분이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신발 유통업체 및 소매업체 협회 최고경영자(CEO) 맷 프리스트는 일부 신발 회사가 앞으로 몇 주 안에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금까지 브랜드와 소매업체가 많은 영향을 흡수했으나, 그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장난감 제조업체 해즈브로도 최근 관세 때문에 생긴 재정적 영향이 최근 분기에는 예상보다 적었으나, 전체 회계연도에 6,000만 달러(약 828억원)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해즈브로의 크리스 콕스 CEO는 "장난감이 공장에서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보통 5~8개월이 걸린다"며 올해 말 장난감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징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 전가의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관세로 인한 직접 비용뿐 아니라, 가격 결정의 심리적 기준선을 바꾸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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