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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영업·광고 부문 중심으로 직원 약 60명 해고 대부분 로스앤젤레스·뉴욕·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내 근무 직원 미국 내 안보 위협론에 불거진 ‘틱톡 퇴출론’에 대응하려는 시도일수도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일부 사업부문 직원을 감축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에도 사업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게임과 부동산 사업 부문을 정리하며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바 있다. 일각에선 미국 내 안보 위협론이 확산하며 ‘틱톡 퇴출론’이 불거지자,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 미국 및 일부 글로벌 사업장 직원들 해고
2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틱톡은 최근 영업·광고 부문을 중심으로 직원 약 60명을 해고했다. 이들 대부분 로스앤젤레스·뉴욕·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내 근무 직원이거나 일부 글로벌 사업장의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가 2012년 설립한 틱톡은 서비스 출시 불과 1년 만에 글로벌 이용자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세계 최대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틱톡의 월평균 이용자는 8억 명에 달하며,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억 회를 넘어섰다. 글로벌 1위 유니콘으로 떠오른 현재 서울, LA, 런던, 싱가포르, 파리, 도쿄, 뭄바이, 두바이, 자카르타, 베를린, 베이징, 상하이 등 글로벌 주요 도시 대부분에 거점을 두고 있다.
미국 틱톡 직원은 약 7,000명이며, 바이트댄스의 전 세계 직원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이번 감원을 두고 “주기적인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며 “해고된 직원들은 향후 틱톡 내 유사한 직무의 공개채용에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 120개 이상의 직무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감축은 현재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달 아마존, 알파벳, 유니티, 디스코드 등의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이미 일자리를 줄였거나 감축을 예고했다. 최근엔 텐센트의 라이엇 게임즈도 전체 직원의 11%인 약 53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인 사용자 이탈에 대비한 조치?
바이트댄스는 작년에도 사업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트댄스는 자사의 비디오 게임 사업부인 뉴버스(Nuverse)를 폐쇄하고 수백 명의 인원을 해고했다. 뉴버스는 누적 10억 건 이상의 설치와 월간 활성사용자가 1억 명이 넘는 대형 서비스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에는 부동산 사업부의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감축은 비즈니스 최적화란 명목으로 단행됐다. 부동산 사업은 바이트댄스가 지난 4년여간 부동산 중개 회사와 부동산 리서치 플랫폼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임대부동산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해 왔던 분야다. 자세한 감축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사업을 접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미국 내 안보 위협론이 확산하며 ‘틱톡 퇴출론’이 불거진 점도 바이트댄스의 구조조정 배경으로 지목된다. 틱톡의 주요 사용층인 미국 이용자들이 이탈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현재 미국에선 틱톡 사용 금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로이터·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7%는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틱톡 창업자들에게 보유 지분을 미국 자본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일부 도시에선 보안을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뉴욕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틱톡이 시 정부 기술 네트워크에 보안상 위협을 주고 있다”며 “뉴욕시 산하 기관들은 30일 이내에 틱톡 앱을 삭제해야 하며, 공무원들은 시 소유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앱 및 틱톡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될 것”이라고 틱톡 사용을 공개적으로 금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틱톡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인의 틱톡 사용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가 지난달 미국 13~17세 청소년 1,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의 58%가 매일 틱톡을 이용했으며, 그중 17%는 거의 온종일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