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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모델 예약 판매량 3일 만에 추월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로 소비자 접점 확대 삼성-애플, 인도 스마트폰 시장 ‘격돌’ 예고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의 사전 예약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지 문화·관심사 반영한 소비자 이목 끌기
24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지난 18일(이하 현지 시각) 인도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한 갤럭시S24 시리즈가 21일까지 예약 판매량 25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모델인 갤럭시S23 시리즈가 인도에서 세운 전체 예약 판매량과 동일한 성적으로, 당시 3주에 걸쳐 이뤄진 25만 건의 사전 예약이 불과 사흘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많은 이가 주목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을 신흥 시장이라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그간 뉴욕,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운영해 온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뭄바이에 도입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23일 문을 연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는 뭄바이 고급 상업지구에 위치한 지오월드플라자에 조성돼 ▲QLED 8K TV, 게이밍 모니터 등으로 꾸며진 ‘게임룸’ ▲스마트 모니터와 TV,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으로 연결된 ‘홈 오피스’ ▲AI 기능 강화 냉장고·오븐 등으로 구성된 ‘커넥티드 키친’ ▲110형 마이크로 LED 기반 ‘프라이빗 시네마’ 등 총 8개 체험존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BKC를 개관하면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현지 문화와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BKC를 방문한 인도 소비자들은 갤럭시S24 시리즈를 이용해 대가족 안에서 개인의 업무나 취미 생활, 발리우드(Bollywood) 등 인기 콘텐츠 감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온라인 예약 소비자에게는 제품 구매부터 사후 관리 서비스까지 개별 컨설팅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최신 모델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체험 및 혜택과 맞물려 인도 시장 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라주 풀란(Raju Pullan) 삼성전자 인도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수석 부사장은 “갤럭시S24는 소비자의 손안에 인공지능(AI)의 힘을 쥐여주면서 모바일 혁명을 앞당기고 있다”며 “최신 모델의 기록적인 예약 판매량은 인도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얼리어답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풀이했다.
미국 추월 ‘세계 2위’, 확장 가능성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오랜 시간 중국 시장에 주력했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있어 인도는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2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출하량 기준)은 1억4,810만 대로 중국(2억7,790만 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을 자랑하던 미국(1억2,010만 대)은 3위로 물러났다.
중저가폰 위주의 제품이 주를 이루는 만큼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인도 시장의 특징이다.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폰(400달러 이상 기준) 비중은 약 10%에 불과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약 4%)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결과지만,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는 피처폰 또는 저가형 모델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인도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도 가시화했다. 지금까지의 성적으로는 중저가 모델부터 프리미엄폰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애플은 같은 기간 7%의 시장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큰 차이를 보였지만, 2022년 아이폰14 모델 등을 인도 현지 생산하며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이르면 2~3년 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정면 승부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