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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변화 추진하는 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소형 증권사 M&A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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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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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은행의존도 99.96%, 비은행 영역 확대 추진
임종룡 회장,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사업 다변화 강조
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 시너지 창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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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한국포스증권 인수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던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과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우선 증권사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이하 우리종금)과 합병해 종합금융증권사를 출범시킴으로써 고질적인 과제로 지적돼 온 은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당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강조해 온 만큼 우량 중형 증권사 인수가 점쳐졌으나, 초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 인수를 결정하면서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 목표로 증권업 진출 추진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삼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포스증권의 최대주주인 한국증권금융 측은 "현재 합병과 관련해 우리금융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시기와 인수금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측도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삼고 실사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은행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1월에는 임종룡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 리스크관리와 혁신역량도 갖춰 명가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며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규모가 가장 작은 데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포스증권의 인수합병(M&A)을 두고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대상이 어디냐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당초 계획대로 결국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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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4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그룹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증권사 매물 찾기 난항, M&A 속도에 대한 압박 작용

그간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구조적인 사업 구조 한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사업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금융은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서 내려왔는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내 은행 의존도가 99.96%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취임 이후 증권사 인수를 위한 작업을 착실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우리종금에 대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도 증권사 인수 후 합병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M&A 시장이 얼어붙어 적당한 매물 찾기에 난항을 겪었고 공언했던 증권사 인수도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한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검토 단계에서 중단됐다.

결국 우리금융은 중형 증권사를 물색하던 당초 전략을 선회해 초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정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까지 인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올해 증권사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기상의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다. 여기에 임 회장의 임기가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M&A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투입 비용 면에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자본비율이 가장 열위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94%로 12%를 하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형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자본비율 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포스증권을 인수하면서 자본비율을 최대한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잠식' 초소형 증권사 인수, 라이선스 취득에 초점

특히 우리금융이 월등히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주도하는 만큼 인수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증권이 적자 지속으로 인해 결손금이 쌓여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고, 수차례 감자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한 점을 고려하면 인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자본총계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라는 사명으로 출발한 포스증권은 그동안 온라인 펀드 판매를 주력해 왔다. 다만 포스증권은 주력사업이 펀드 판매에 쏠려있는 만큼 수수료와 이자수익이 수익 원천의 전부다. 연평균 매출도 6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작은 규모로, 2022년을 제외하고는 연 매출이 줄곧 1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순손익도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순손실 규모를 보면 2019년 69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73억원, 2023년 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적자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매해 지속된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그동안 수차례 감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포스증권은 지난달 25일에도 이사회를 열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의결했다. 지난해 말 결손금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207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이 확대됨에 따라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처다. 이번 감자 조치로 포스증권의 자본금은 기존 698억원에서 69억원으로 10분의 1로 줄게 된다. 이렇듯 현재 포스증권의 사업재정 상황과 적자 규모 등을 감안하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 목적을 제외하고는 M&A를 위한 매물로서의 당장의 가치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우리종금과의 합병으로 발행어음업으로 영역 확장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절차를 유력한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오래전부터 우리종금의 활용법에 대해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로드맵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 유일의 종금사이기도 하다. 한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그룹 차원의 IB 사업 다변화 전략 덕분에 현재는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다만 국내 유일의 종금사라는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기에는 자본력 등에서 역량이 부족했다.

만약 이 시나리오대로 두 회사가 합병해 종금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로 재탄생하게 되면 해당 종금증권사는 라이선스를 활용해 전통적인 IB 영역인 기업공개(IPO)와 M&A,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기업대출, 인수금융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메리츠종합금융과 합병해 종금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여·수신 기능 등을 10년간 겸영했고 이 시기 메리츠증권은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으면 발행어음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증권업계의 효자 수익원으로 꼽힌다. 종금사 발행어음은 증권사와 달리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 규모와 초대형 IB 인가 획득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종금이 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을 추가하게 되면 과거 메리츠종금증권과 같이 증권업과 종금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고 자본 규모와 상관없이 발행어음업을 지속할 수 있어 다양한 기능을 무기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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