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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뇌 임플란트 등장
모국어 말하기는 의사소통을 넘어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
연구진은 뇌 임플란트가 일본어, 중국어 등 전 세계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장밋빛 미래 꿈꿔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두 가지 언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뇌 임플란트’가 처음 등장했다. 뇌 임플란트는 뇌졸중 환자 등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이번에 등장한 뇌 임플란트는 인공지능 시스템과 결합하여 환자가 말하려는 내용을 곧바로 스페인어와 영어로 전환하여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생각을 전달하는 뇌 임플란트
최근 뇌 임플란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뇌 임플란트가 모국어 의사소통을 넘어 다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세르게이 스타비스키와 데이비스는 이 연구가 새롭게 떠오르는 언어 복원 신경보철 분야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앞으로 등장하게 될 뇌 임플란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타비스키는 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뇌 임플란트가 다른 기술과 결합되면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일 것이라며 뇌 임플란트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구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판초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과 진행됐다. 그는 스무 살에 뇌졸중에 걸려 신체의 많은 부분이 마비되었다. 안타깝게도 끙끙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을 뿐, 명확하게 의사전달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에드워드 창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기 위해 판초와 함께 뇌졸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21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창이 이끄는 팀은 판초의 피질에 전극을 이식하여 신경 활동을 기록했고 이를 단어로 화면에 표시하는 성과를 이뤘다.
판초가 말하고자 했던 첫 문장은 “우리 가족은 밖에 있어”였다. 문장은 영어로 화면에 표시됐다. 영어로 화면에 표시된 것은 놀라운 결과인데, 이름에서 추측했듯이 판초는 스페인어가 모국어이고 영어는 뇌졸중을 겪은 후에 배웠기 때문이다.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그는 스페인어에 더욱 친숙하고 소속감을 느낀다. 창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 정해진다며 연구의 장기 목표는 단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국어 의사소통을 넘어 두 가지 언어 의사소통에 도전하는 ‘뇌 임플란트’
연구진은 모국어 뿐만 아니라 이중언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 창의 박사 과정 학생인 알렉산더 실바는 판초가 떠올린 약 200개의 단어를 시스템에 반영했고 판초가 각 단어를 만들려 할 때 전극에 뚜렷한 신경 패턴이 기록되었다.
연구진은 판초가 말하려는 구문에 스페인어와 영어 모듈로 구성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스페인어 모듈은 구문의 첫 단어가 신경 패턴과 가장 일치하는 스페인어 단어를 선택했고 영어 모듈은 동일한 작업에 대해 영어 단어를 선택했다. 예를 들어 영어 모듈은 구문의 첫 번째 단어로 ‘she’를 선택했고 선택이 맞을 확률을 70%로 평가했다. 반면 스페인어 모듈은 ‘estar(되다)’를 선택하고 선택이 맞을 확률을 40%로 예측했다.
또한 두 모듈은 신경 패턴 일치뿐만 아니라 첫 번째 단어에 뒤따를 가능성을 고려하여 두 번째 단어를 선택했다. 예를 들어 ‘I am’에 ‘I not’보다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최종 출력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된 두 문장이지만, 판초가 마주하는 화면에는 판초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나타낸 구문을 표시했다. 여기서 명확함은 총 확률 점수를 기준으로 했다.
모듈은 첫 단어를 기준으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88%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으며 75% 정확도로 정확한 문장을 해독했다. 판초는 모듈을 통해 연구팀과 대화를 나누었고 실바는 처음 문장을 완성한 후 몇 분간 웃고 있었다며 연구의 기쁨을 드러냈다.
두 가지 언어, 하나의 뇌
더불어 연구는 뇌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에 단서를 제공했다. 새로운 연구 이전에는 서로 다른 언어가 뇌의 서로 다른 부분을 활성화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피질에 직접 신호를 기록한 결과, 스페인어와 영어의 많은 활동이 실제로 같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놀라운 점은 판초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면서 자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중언어를 사용하며 자란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서로 다른 언어가 일부 신경학적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돗쿄 의과대학의 신경생리학자인 켄지 칸사쿠는 중국어나 일본어같이 영어와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진 언어로 연구를 확장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실바는 이미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전환하는 것도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전 세계 사람들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최근 뇌 임플란트 연구는 한 가지 언어 의사소통에서 두 가지 언어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추세다. 이는 뇌 임플란트가 의사소통 기능을 넘어 모국어 말하기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모국어 말하기는 의사소통 기능 뿐만 아니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뇌 임플란트가 더욱 발전되어 전 세계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