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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차환 앞두고 관심 쏠렸던 상동 홈플 개발사업
7,500억 규모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전환
10여 곳 전국 홈플러스 개발 사업에도 탄력 붙나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부천 상동 홈플러스’ 개발사업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됐다. 상동 홈플러스는 PF 차환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던 롯데건설 사업장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본PF 전환으로 3,656억원의 브리지론(부지 확보 등에 쓸 초기 사업비 대출) 우발채무를 털어내는 만큼 사업 순항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롯데건설, 미래도시와 7,500억원 규모 본PF 대출약정 체결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천 상동 홈플러스 개발 사업주인 미래도시는 지난달 30일 대주단과 7,500억원 규모의 본PF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금리는 8.5%다. 지난달 31일 유동화전문회사(SPC) 케이에이치피제이차에서 1,910억원, 에이치에스상동제일차에서 150억원을 각각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로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을 수주한 시점은 지난 2021년 8월이다. 사업명은 '부천상동역세권 개발사업'으로 도급액은 7,706억원 규모다. 당시 브리지론에 자금 보충 등 신용보강을 제공했는데 이후 PF 부실 사태가 벌어지면서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차환위기설이 불거졌다. 롯데건설의 브리지론 우발채무는 3,656억원에 달해 지난해 이사회에서 대출 관련 회의가 여덟 차례나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본PF 전환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리지론 사업장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동 홈플러스는 2020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홈플러스 매장 인수를 추진할 때 사들인 곳 중 하나로, 현재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건물주 미래도시에 임대료를 내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상동 홈플러스가 재개발을 위해 폐점하지만, 준공되면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해 개점할 계획이다.
다만 미래도시는 대주단과 3년 내 착공을 약속했다. 우선 착공 목표 시점은 약 2년 후인 2026년 6월로, 준공 시점은 2030년 7월로 제시했다. 롯데건설이 당장 신규 PF 보증이나 책임준공 약정 등을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공사비 상승과 PF 부실 우려 등도 착공 연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무산 위기에 놓인 전국 '홈플 개발사업'
현재 롯데건설이 계획 중인 홈플러스 개발 사업 부지만 10여 곳에 달하는데 각각의 사업들 역시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는 홈플러스와 폐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사업 진행이 가능한 상태다. 그런데 홈플러스 개발 사업이 장기화하거나 좌초할 경우, 롯데건설이 조성한 펀드의 손실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월 시중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들과 2조3,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 곳곳의 건설 사업장 PF 만기를 연장 할 수 있었다. 여기엔 부천상동, 부산센텀, 동대문 등 홈플러스 개발 사업지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해당 펀드에 포함된 홈플러스 개발 사업장 중 롯데건설이 신용공여한 금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
펀드의 출자자는 △시중은행 1조2,000억원(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증권사 4,000억원(KB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롯데그룹 계열사 7,000억원(롯데정밀화학,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펀드에 포함한 홈플러스 사업지에 대한 롯데건설의 신용공여 규모(8,000억원)가 롯데그룹 계열사의 후순위 출자금을 웃돌기 때문에 사업장의 손실이 가시화하면 그룹 계열사들의 부담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
부천 상동점 '합의'로 갈등 봉합, 사업 재개 가능성↑
다만 그간 폐점 합의금을 두고 갈등을 겪었던 홈플러스와 롯데건설이 합의안을 도출한 만큼 나머지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미래도시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기로 확정했다. 폐점합의금은 시행사가 해당 부지의 재건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기간에 대한 일종의 보상금이다.
사실 폐점 합의에 대한 계약 주체는 시행사지만 실제로 합의금은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지급한다. 롯데건설은 시행사의 브리지론에 대해 자금보충 형태로 신용보강한 상황이며 폐점합의금에 대해선 롯데건설이 시행사에 대여하겠단 확약서도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가 임차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합의금을 선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홈플러스가 재임대한 점포들에 대해서 앞으로 폐점합의가 이뤄지는 비율 만큼 합의금 잔액을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양측의 합의엔 추후 개발을 계획 중인 홈플러스 동대문점도 포함돼 있다.
전국 홈플러스 개발사업은 롯데건설 입장에선 주요 거점의 개발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홈플러스는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일부 정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로선 전국 홈플러스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번과 같은 줄다리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단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