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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년 만에 '반토막'
요금 할인·오리지널 콘텐츠 확충 등으로 활로 모색 나서
"양질의 콘텐츠만으론 경쟁 안 된다" OTT 시장의 새로운 흐름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시장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지고 있다. 올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이용자 수 이탈이 가속화한 결과다. 이에 디즈니+는 요금 할인,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강화 등 각종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디즈니+가 국내 OTT 시장의 본질적인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끄러지는 디즈니+
20일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디즈니+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85만 명에 그쳤다. 이는 업계 1위 넷플릭스(1,121만 명)는 물론 △티빙(783만 명) △쿠팡플레이(685만 명) △웨이브(441만 명) 등 여타 토종 OTT와 비교해도 상당히 부진한 수치다. 지난해 9월 ‘무빙’ 흥행으로 434만 명까지 증가했던 이용자 수가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축소된 것이다.
디즈니+ 성장세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지목된다. 디즈니+는 지난해 하반기 오리지널(자체 제작) 드라마 무빙의 흥행으로 반짝 성장세를 보인 이후 △킬러들의 쇼핑몰(2024년 1월) △지배종(2024년 4월) △삼식이 삼촌(2024년 5월) △폭군(2024년 8월)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하지만 야심 차게 내놓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공개한 코미디 드라마 강매강(2024년 9월) 역시 이렇다 할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디즈니+의 '이용자 붙잡기'
수세에 몰린 디즈니+는 '반값 요금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하고 나섰다. 기존 9만9,000원에 판매하던 연간 요금제를 5만9,5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한 대대적 할인이다. 월 요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0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넷플릭스·티빙의 광고 요금제(5,500원)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이용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무빙 작가 강풀의 차기작인 ‘조명가게’, 강남 이면의 사건을 쫓는 추격 범죄 드라마 ‘강남 비-사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트리거 △넉오프 △하이퍼나이프 △나인 퍼즐 △파인 △북극성 △메이드 인 코리아 등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다수의 신작이 줄줄이 공개될 예정이다.
OTT 업체들의 생존 전략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디즈니+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의문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는 반대로, 최근 대다수 OTT 업체들은 오히려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힘을 빼는 추세"라며 "스포츠 중계 번들링(묶음 판매), 콘텐츠 다양화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여타 OTT와 디즈니+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디즈니+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근 OTT 시장의 흐름을 보다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다수의 국내 OTT 업체들은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쿠팡플레이는 2022년 한국프로축구(K리그)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 2025년까지 K리그 전 경기 중계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MLB(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와 ‘NFL(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슈퍼볼’, ‘마스터스 토너먼트’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콘텐츠를 선보이며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티빙은 지난 3월 2024~2026년 한국프로야구(KBO)의 모든 리그를 디지털에서 생중계할 수 있는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탄탄한 국내 야구 팬덤을 이용자층으로 끌어들이며 스포츠 중계 경쟁에 본격 참전한 것이다. 차후 티빙은 올해 10월 개막하는 2024-2025 시즌부터 2027-2028 시즌까지 4년간 프로농구(KBL) 독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피의게임’ 시리즈 △‘남의 연애’ 시리즈 △국가수사본부 △악인취재기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연애남매 등 화제성 높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필두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중계권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스포츠 중계 대신 비교적 비용 장벽이 낮은 예능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양상이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와 예능 콘텐츠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드라마·영화보다 부담이 적고, 수요층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오리지널 작품 제작 경쟁은 끝물에 접어들었고, 콘텐츠 다변화 경쟁이 국내 OTT 시장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