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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 향해 칼 빼든 트럼프, 35만 필리핀인 체류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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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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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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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반(反)이민 정책 시행 목전
미 정부 추산 필리핀 불법 체류자 35만 명
필리핀 정부 “추방되면 도와줄 길 없어”

내년 1월 재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대적인 불법 이민 추방을 예고했다. 이에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자국민이 3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필리핀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불법 체류 자국민에 자발적 귀국 권고

12일(현지 시각) 필리핀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주미 필리핀 대사관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7개 지역에 있는 필리핀 영사를 전원 소집해 필리핀인 불법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날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주미 영사관은 워싱턴 대사관에 모여 (이민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로무알데스 대사는 “이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캠프 사람들과 대화했다고 밝힌 로무알데스 대사는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들을 대량으로 추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자국 불법 이민자가 많은 만큼 이번 사안이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정책에 대해 줄곧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며 “현재 불법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은 미국 정부의 추방을 기다리기보다는 서둘러 필리핀으로 돌아가거나 체류를 합법화하기 위한 서류 작업에 나서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미 마르코스 필리핀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의장 또한 전날 성명을 내고 자국 이민자들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마르코스 의장은 “강제 송환 위기에 놓인 우리 국민들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미국에서) 추방되는 필리핀 국민이 다시 본국에 자리를 잡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르코스 의장은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누이다.

미국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필리핀인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필리핀 출신의 아르네도 발레라 변호사는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를 통해 “필리핀인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 추방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법적 구제를 비롯한 여러 옵션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으니, 이들에게서 법적 지침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내 불법 체류자만 1,000만 명 ‘훌쩍’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총 1,0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1,020만 명)보다는 다소 증가한 수치지만, 역대 최다를 기록한 2007년(1,220만 명)과 비교해선 상당히 감소한 수준이다.

국가별 불법 이민자 수에서는 멕시코가 405만 명으로 전체의 38.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어 엘살바도르(80만 명), 인도(72만5,000명), 과테말라(70만 명), 온두라스(52만5,000명), 중국(37만5,000명) 등 순을 보였다. 한인 불법 이민자 수는 약 10만 명으로 지난 2011년(19만 명)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의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미 국토안보부는 최근 조사에서 2022년 기준 자국 내 불법 체류자를 약 1,100만 명으로 추산했다. 해당 조사에서 필리핀 불법 체류자는 약 35만 명으로 멕시코(480만 명), 과테말라(75만 명) 등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사진=pixels

필리핀은 “미국 입장 존중”

불법 이민과 관련한 미국과 필리핀 간 갈등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필리핀 정부는 자국민들의 귀국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미 정부의 반 이민 정책에 동조하고 나섰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7년 1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그가 자신의 국가를 보호하려는 정책을 펴고자 한다면 이해하고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자국민들을 향해 “(비자 기한보다) 오래 머무르고 있다면 나오라”며 “붙잡혀 추방돼도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이 거절되는 이슬람교도에게 자국 의회가 동의한다면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국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대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우호적인 태도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됐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한 연설에서 마약 거래상에 대한 단속과 관련해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내가 가리키는 나라를 알 것”이라며 “장난을 치지 않는 나라들을 보면 그들은 마약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마약 거래상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강경책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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