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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 못 이겼나, 수도권 아파트 ‘마피’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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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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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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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피한 단지 마피 행렬
가격 하락에 무색해진 완판 신화
은행권 대출 조이기, 가격 하락 부추기나

입주장을 앞둔 경기도 광명뉴타운 일대에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광명은 물론 서울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84㎡ ‘12억원 시대’ 연 광명뉴타운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내 입주가 시작되는 트리우스광명 매물 중 일부는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점등식을 하는 등 새 주인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전용 84㎡ 기준 가장 저렴한 매물은 10억2,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그 외에도 2,000만원 마피가 붙은 11억7,000만원대(13층), 1,000만원 마피가 붙은 11억원대(중층) 등 매물이 확인됐다.

광명뉴타운 2구역을 재개발한 트리우스광명은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대 3,000만원까지 마피가 붙은 매물도 있다”면서 “초등학교도 신설되고 입지가 괜찮은 편이니, 가격이 곧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과 맞닿은 지리상 이점으로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해당 단지가 마피를 피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꼽힌다. 트리우스광명은 당초 2021년 11월 3.3㎡당 2,000만원 선에 분양가가 결정되자,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을 진행했다. 정부가 2023년 ‘1·3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분양 당시 최종 분양가는 3.3㎡당 평균 3,27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12억원에 가깝다.

트리우스광명이 위치한 광명뉴타운 일대는 비슷한 시기 분양을 진행했던 만큼 입주 시기도 몰릴 전망이다. 이 일대에만 2027년까지 총 1만2,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먼저 내년 11월에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뉴타운 4구역)가 입주장을 맞이하고, 이어 12월에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광명뉴타운 1구역)가 주인 맞이에 나선다. 2027년 하반기에는 자이힐스테이트SK뷰(광명뉴타운 5구역)와 롯데캐슬시그니처(광명뉴타운 9구역)의 입주장이 열린다.

하지만 이 일대에서 분양가를 넘는 가격에 거래 중인 단지는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광명뉴타운 10구역)가 유일하다. 해당 단지는 여타 단지들보다 앞서 분양되면서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았기 때문이다.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의 분양가는 3.3㎡당 2,446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7억원 후반대에서 시작한다. 트리우스광명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인 셈이다.

논란 속에서도 완판 행진

광명뉴타운 일대가 항상 시장의 외면을 받아온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훈풍에 이어 분양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수요자 사이에 고개를 들며 주목받은 바도 있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무순위 청약을 통해 ‘완판’ 행진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자이힐스테이트SK뷰(84㎡ 12억3,500만원), 트리우스광명(84㎡ 11억8,600만원~), 광명센트럴아이파크(84㎡ 11억8,100만원~) 등이 모두 올해 상반기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이들 단지의 완판 소식을 매우 유심히 지켜봤다. 경기 지역의 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에 12억원 안팎 분양가가 통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고 해도 일단 완판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12억원대는 더 이상 고분양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대출 의존도 높은 지역, 가격 하락 불가피”

하지만 이같은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기를 넘어 서울에서까지 마피 매물이 속속 확인되면서다. 동대문구 신설동 신설동역자이르네 전용 42㎡는 7억3,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이는 분양가 대비 1억3,700만원 낮은 금액이다.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 매물은 10억2,642억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해당 단지의 일반공급 분양가가 10억2,682만부터 시작했고, 발코니 확장비가 3,65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7,000만원의 마피가 발생한 셈이다. 또 도시형생활주택인 은평자이더스타 전용 49㎡는 분양가 대비 2,000만원 낮은 7억9,380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분양가 대비 가격이 하락한 곳은 선호도가 떨어지는 입지 혹은 주택 유형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서울에서 마피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가 계속되면 마피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금융 시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과 수도권 주택 대출 요건 강화 등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지속되며 한도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경우 가격 하락은 지속될 수 있다”며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의 시장 침체를 서울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겸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가격 상승 여력이 떨어지는 단지의 경우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단지 등은 지금과 같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서울 내에서도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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