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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회사채 특약조정 시급, 롯데는 그룹 상징 롯데월드타워 담보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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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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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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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그룹 유동성 위기 ‘활활’
회사채 상환 문제없다는 입장
화학·유통 사업 여전히 난항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물산

롯데가 그룹의 핵심 자산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대한 담보로 제시했다. 롯데케미칼 회사채와 관련해 그룹 전체의 재무 상태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으로, 자사의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월드타워 현재 가치 6조원 이상

27일 롯데는 계열사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 보강을 위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롯데월드타워는 건축비로만 4조5,000억원이 투입됐으며 현재 가치만 6조원 이상에 달한다. 소유주는 롯데물산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 21일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 특약을 미준수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문제가 발생한 회사채는 2조450원어치로, 전체 회사채(2조2,920억원어치)의 90에 육박한다. 해당 회사채에는 ‘원리금 지급이 완료되기 전까지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롯데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3분기 기준 EBITDA는 4.3배에 그쳤다.

EOD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자는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빌려준 돈을 회수할 권리가 생긴다. 롯데가 그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시장에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만큼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를 이른 시일 내 정리하지 않을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 측은 “이번 담보 제공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그룹 내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시중은행의 보증으로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지고, 이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사진=롯데케미칼

재무 약정 위반 사유 해소에 분주

롯데를 둘러싼 심상찮은 분위기는 이달 중순 본격화했다. 18일 불거진 그룹 파산설은 회사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일단락됐지만, 이후 곧바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은 21일 공식 입장을 통해 “롯데케미칼에서 회사채 재무 특약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회사채 원리금 상환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업이 회사채 재무 특약 위반을 시인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는 시장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 “현재 사채권자들과 순차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 및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둘러 재무 약정 위반 사유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룹 곳간에 비축해 놓은 자금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롯데그룹의 10월 기준 총자산은 139조원이며,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또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원 상당, 바로 쓸 수 있는 가용 예금은 약 15조4,000억원이다.

계열사 매각 눈높이 하향 조정 불가피

이같은 주장에도 시장이 재무 건전성에 의구심을 표하자, 롯데그룹은 국내 1위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의 매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롯데그룹 측과 원매자들의 눈높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품기까지 투입한 비용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 중인 지분이 60.63%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기업가치가 약 3조3,000억원이 돼야만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이는 현재 롯데렌탈의 시가총액(1조734억원)의 3배에 달한다.

그간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지분 인수에 들인 비용보다 높은 값을 쳐줘야만 팔겠다며 매각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하지만 화학 및 유통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자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렌탈은 “외부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이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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