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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中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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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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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에이블리에 1,000억 규모 투자 단행
신주에 200억원, 구주에 800억원 투입
"재무 구조 개선하기는 역부족" 자본잠식 이어지나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첫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에이블리는 신주 기준 3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게 됐다. 다만 시장은 알리바바가 구주 위주 투자를 단행한 만큼, 재무 구조 개선 등 에이블리의 수혜는 사실상 미미할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 에이블리 지분 5% 취득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첫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고 자금을 납입받았다. 알리바바는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구주와 새로 발행된 신주를 합쳐 5% 안팎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첫 사례다. 

에이블리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주 기준 3조원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월 프리 시리즈 C 투자 유치 당시 9,000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몸값이 세 배로 불어난 셈이다. 국내에서 몸값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네이버 ‘크림’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유치 작업이다 보니 프로세스가 길어졌지만 협상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플랫폼의 빠른 성장세와 지난해 흑자 전환을 포함해 성과 지표가 좋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구주 매각

알리바바 측에 구주를 매각한 것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에이블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4~5배 수준의 차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평균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에이블리에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번 투자에서 구주 가치를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에이블리에 처음 투자한 것은 지난 2019년 5월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당시 '코오롱 2017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과 '코오롱 2017 신산업 육성투자조합'을 앞세워 총 30억원을 투입했다. 에이블리가 발행한 상환우선주(CPS)를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43만원이다. 이듬해 7월에는 동일한 펀드를 활용해 30억원을 추가 베팅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225만4,509원이었다.

마지막 투자는 2022년 1월이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코오롱 2021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을 활용해 CPS 신주 928주를 5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약 539만원이었다. 세 차례 투자를 통해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투입한 자금은 110억원에 이른다. 이번 구주 매각은 코오롱 2017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 코오롱 2017 신산업 육성투자조합이 보유한 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2개 펀드 모두 내년 3분기와 4분기 만기를 앞두고 있어 포트폴리오 회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무 구조 개선 효과 의문

에이블리가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양대 산맥'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이블리는 2015년 출시된 지그재그보다 늦은 2018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 주요 지표에서 지그재그를 앞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최초로 올해 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0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79만 명으로 업계 1위다.

투자 유치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도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제출한 지난해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 2,59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45.46% 증가했고, 744억원이던 영업손실은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부채총계가 1,672억원으로 자산총계 1,129억보다 많아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시장에서는 에이블리가 이번 투자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에이블리에 실질적으로 투자된 금액이 2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총 1,000억원 규모인 알리바바의 투자금은 에이블리가 최근 새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식 제9종 1,096주(1주당 1,826만4,840원)에 200억원, 기존 주주가 보유해온 구주에 800억원이 각각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그간 구주 투자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온 만큼, 앞으로 이어질 투자가 재무 구조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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