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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환경 변화 목전, 캐나다 총리는 ‘보복관세’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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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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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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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관세에 강경 대응 입장 밝혀
대미 수출 의존도 높아, 타격 불가피
경제적 영향 고려 보복관세 물품 선정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11월 6일(현지 시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공개한 사진/사진=쥐스탱 트뤼도 총리 페이스북

‘자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는 가운데 각국이 무역 환경 변화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을 향한 25%의 관세 폭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2018년 도입한 보복 관세를 또다시 적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인들이 실감하는 방식으로 반격”

10일(이하 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전날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상공회의소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불공정한 관세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여전히 올바른 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25% 관세는 캐나다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자국 물가 상승이라는 결과 또한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서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캐나다산을 비롯한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대응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된 불공정 관세에 대응하는 조처로 문제의 관세를 철폐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는 미국인들이 실감하는 방식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뤼도 총리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국 경제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사려 깊고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 상대방을 압박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 방식은 종종 사람들에 싸움을 걸고, 협상 파트너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잘 확립된 민주주의와 제도의 통로에 불확실성과 혼란을 제공한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측근들은 1기 때보다 당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훨씬 더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마약과 불법 이민자들을 언급하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각각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뤼도 총리는 직접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만찬을 갖고 “관세 조치는 캐나다 경제에 치명적”이라며 불만 사항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 수출 76%는 미국행

이처럼 캐나다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대미 무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나다의 경제성장이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작용했다. 실제로 시장분석기관 트레이딩이코노믹스(TD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대미 수출액은 약 4,500억 캐나다달러(약 455조원)로, 이는 전체 수출액의 약 76%를 차지한다.

문제는 캐나다의 보복 관세가 자국의 경제 성장 저하를 더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TD이코노믹스 분석에 의하면 미국에 10%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캐나다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기존 전망치 대비 2.4%p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임스 올랜도 TD이코노믹스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캐나다 경제에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며 “캐나다가 미국의 25% 관세에 보복할 경우 경제 성장은 마이너스대로 떨어져 캐나다달러가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 시장에 따르면 10일 기준 캐나다달러·달러 환율은 0.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랜도 연구원은 “양국이 경쟁하듯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달러·달러 환율은 0.6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이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상황 고려해 보복 관세 목록 갱신

캐나다 정부도 모든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미 한 차례 보복관세를 도입했던 만큼 과거 보복관세 상품 목록을 점검하고, 그 사이 시장 달라진 시장 경쟁력을 감안해 이를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캐나다는 2018년 미국이 자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요거트와 버번위스키, 과일 주스, 가전 등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전례가 있다. 이들 제품의 캐나다 수입 규모는 연간 166억 캐나다달러(약 16조7,118억원)에 달한다.

당시 선정된 제품들은 경제적 영향보다는 정치적 영향이 주된 기준이었다. 가령 캐나다가 매년 미국에서 수입하는 300만 달러(약 42억9,700억원) 상당의 요거트는 주로 당시 미 하원 의장이었던 폴 라이언의 고향인 위스콘신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된다. 위스키는 공화당 상원 의원이었던 미치 매코넬의 고향이었던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만들어진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행보에 따라 다양한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보복 관세 타깃을 어떤 품목으로 잡을지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 전인 만큼 구체적인 품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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