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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8.6세대 공장'에 모바일 OLED용 장비 투입, 삼성 카피 전략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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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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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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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8.6세대 OLED 투자 방향 선회
韓·中 OLED 기술력 차이 2~3년
프리미엄 OLED도 안심 못 해
BOE의 8.6세대 OLED 생산라인/사진=BOE

전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 중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만이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공장 설립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공장을 그대로 카피하듯 생산라인을 설계해 온 BOE가 최근 다른 노선을 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8.6세대 공장은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급성장하는 IT OLED 분야에 특화한 공장임에도 BOE는 기존 모바일용 OLED 생산용 장비를 상당수 투입하는 모습이다. 8.6세대 OLED 공장 설립에 필요한 수조원의 투자 비용 대비 고객사 확보에 부담을 느낀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사양 OLED 패널 생산 난관 봉착

1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BOE는 OLED 생산의 핵심 장비인 증착기를 비롯한 1차 장비 발주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그런데 장비 발주 내역을 보면 IT OLED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대거 주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과의 협의를 통해 아이패드, 맥북 등 IT OLED 물량 공급 협의를 어느 정도 마친 데 반해, BOE는 중국 내수 시장 외에는 글로벌 큰손 고객사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IT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지만 고사양 OLED 분야에서는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IT OLED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제조사에 비해 기술력이 2~3년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며 “애플 등 주요 세트 회사들도 탠덤(Tandem) OLED나 저전력 백플레인 기술(LTPO)과 같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하는 데는 보틀넥(병목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금을 쏟아붓던 BOE도 8.6세대 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당 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정되는 일본 캐논토키(Canon Tokki)의 증착기를 대거 들인 것과 달리 BOE는 가격대가 더 낮은 한국 선익시스템의 증착기를 도입했다. 선익시스템 증착기에서 생산된 OLED 패널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주요 제품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과거 6세대 OLED 설비 투자 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카피하다시피 했던 BOE가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의 장비 발주 현황과 기술 도입을 지켜보며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中, 중소형 OLED 시장 장악력 확대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에 중소형 OLED 시장 영토를 내준 만큼 고사양 OELD 분야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세계 중소형 OLED의 53.4%(출하량 기준)를 점유했다. 지난해 4분기(44.9%) 대비 8.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한국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5.1%에서 올 1분기 46.6%로 줄었다.

중국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별 회사별로는 삼성이 점유율 41%로 1위를 지켰지만, 1년 전(53.3%)보다는 크게 감소했다. 그 뒤를 BOE(17%), 비전옥스(12%), CSOT(10%), 톈마(9%) 등 ‘중국 4인방’이 이었다. 대형 OLED시장의 최강자인 LG디스플레이는 6위(점유율 6%)에 머물렀다.

이유는 두 가지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산 OLED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한 점과 삼성·LG 제품을 주로 쓰는 애플의 판매량이 줄어든 점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삼성 OLED를 장착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20여 개에 달했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 패널을 내놓은 이후,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궈차오(애국 소비)’ 움직임에 작년 4분기 24%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도 올해 1분기 15%로 추락했다.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는 한국이 주름잡고 있는 TV용 대형 OLED나 중국판이 된 LCD와 달리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경쟁 시장이다. 대형 OLED에 비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데다 볼륨도 많다 보니 다들 차지하려는 핫한 시장이 됐다. 중국 기업의 OLED 추격 방식은 LCD 시장을 장악한 것과 비슷하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대량 물량 공세를 펼쳐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최근 한국 기업 출신 인재 영입은 물론, 기술 탈취 시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디스플레이업계를 추격 중이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8세대 투자 '신중론'

이에 반해 LG디스플레이는 아직 8세대 투자 여부도 결정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21년 발표한 3조원 규모 6세대 중소형 OLED 라인 증설로 수요에 대응하고 필요한 부분만 핀셋 투자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 태블릿에 들어가는 주요 물량은 6세대 라인으로 충족이 된다”며 “내부에선 8세대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거금이 투입되는 투자를 당장 결정하기엔 재무 부담도 상당하다. LG디스플레이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215.3%에서 올해 1분기 279%까지 악화했다. 2013년 OLED TV 패널 라인에 5조원을 투자했지만 수율 달성 실패와 물동 확보 미비로 8년 적자를 감내해야 했던 쓰라린 기억도 투자 신중론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수익성 확보와 애플과의 장기적인 협업을 위해선 8세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애플의 OLED 적용 범위가 태블릿에서 노트북, 모니터까지 확대되는 2026년부터 패널 업체 간 수주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패널 기술 사양을 충족하기에도 선진 라인인 8세대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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