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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의 시작', 글로벌 인프라 총괄 내년 상반기 평택 캠퍼스로 이전 확정 축구장 400개 크기 메가팹으로 도약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을 평택으로 이전한다. 글로벌 인프라 총괄은 에너지 관리부터 설비 투자, 유지 보수, 안전 환경 관리까지 반도체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조직으로, ‘반도체 생산의 심장부’로 불린다. 평택 팹(반도체 시설)은 부지 면적만 축구장 400개 크기인 289만㎡(약 87만 평)로, 전 세계 최대 수준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생산의 무게 축을 ‘차세대 메가팹(Mega Fab)’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메시지다.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 이전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을 현재 동탄에서 2025년 상반기에 평택으로 이전하는 안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전영현 부회장의 특명에서 시작됐다. 앞서 전 부회장은 "기술직들이 생산기지 옆에 위치해야 공정관리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간 부진했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인프라 총괄이 출범한 건 지난 2020년으로, 기존의 기흥·화성·평택단지 사업부를 격상한 것이다. 글로벌 인프라 총괄은 국내외 반도체 사업장에서 필요로 하는 건설·가스·분석·전기 등 모든 인프라에 대한 구축과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제조라인의 기획·설계·시공·감리 △시설(Utility) 운영 및 공급(UPW, HVAC, GCS) △전력 계통의 안정 운영(GIS, UPS) △화학적 분석 및 평가를 통해 반도체 품질분석·오염제어를 연구하는 등 반도체 생산 전과정의 고도화를 맡고 있다. 또한 DS부문 내 환경안전 업무도 총괄한다. 환경, 안전보건, 방재 각 분야 법규 준수를 위한 기준을 수립하고 사고예방 활동을 수행한다.
HBM 생산 확대로 위기 돌파
그동안 글로벌 인프라 총괄이 동탄에 위치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핵심 반도체 벨트(기흥·화성·평택)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이다. DS 부문은 이 같은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생산 시설을 신속 지원할 수 있었다. 삼성 반도체 캠퍼스는 △본진인 기흥 캠퍼스(용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메모리·로직 반도체를 아우르는 화성 캠퍼스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캠퍼스 △후공정 거점인 온양·천안 패키징 캠퍼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이 갈수록 클러스터화되면서 평택 캠퍼스 중요성이 커졌다. TSMC 팹이 밀집된 대만 타이난 지역 기가팹도 이런 이유로 탄생했다.
삼성은 이번 글로벌 인프라 총괄 이전을 시작으로 다른 조직도 평택으로 이전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평택 캠퍼스는 D램과 3D 낸드뿐 아니라 파운드리 로직 생산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P1·2는 메모리 중심, P3는 3나노미터(nm)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등 첨단 파운드리 공정 중심이다. P4는 최선단 낸드·D램을 양산하는 시설로 구축될 예정이며, P5라인 시설 투자 역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평택을 연구개발(R&D)·양산·후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 기지’로 재편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고가 제품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HBM 생산 물량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도 전략 변경이 예상된다. 2nm 차세대 선단 공정 개발도 중요하지만 5nm 중기 선단 공정이나 7nm 초기 선단 공정에도 함께 힘을 실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 캠퍼스 P5 공사 재개, 내년 하반기 착공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 5공장(P5)의 공사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글로벌 인프라 총괄 이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 및 실적 부진으로 평택 캠퍼스 생산 속도 조절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가동하고 있던 P2, P3의 일부 생산 설비 전원을 30%가량 끄고, 기초 공사 중이던 P4와 P5는 각각 '슬로우다운', '셧다운'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평택 공사 현장은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더불어 첨단 공정 전환을 통한 '1c D'램 양산 준비를 위해 업황 둔화 속에서도 천천히 설비 투자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만 PA, PE 등 연구 기술직 인력 2,000명가량이 평택 캠퍼스로 이동해 P4, P5 완공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P5의 경우 현재 터닦기 작업을 마쳤지만 기초 공사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의 한 관계자는 "이제 사장단과 임원 인사도 끝났으니, 내년 상반기 착공은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는 P5 공사를 조금씩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