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경기 하강 국면 속 M&A 시장 37조 '큰장', 구조조정 매물 쏟아질 듯
Picture

Member for

2 months 2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수정

M&A 시장, 대기업발 구조조정 매물 활기
CJ, 알짜 바이오사업부까지 매각 초강수
유동성 위기 한숨 돌린 롯데도 자산 매각 속도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40조원에 육박하는 매물이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M&A 시장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거래액 기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구조조정 봇물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M&A가 진행 중이거나 조만간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기업의 총 매각가치는 약 37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M&A 규모(50억원 이상 경영권 거래기준·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업체 레이더M 집계)인 35조6,734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IB업계는 특히 경기 둔화에 따른 대기업발 구조조정 매물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가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 주관사를 모건스탠리로 선정하고 인수 후보 기업들과 접촉해 조만간 본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매각 예상 금액은 6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는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 등의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에서도 바이오사업부의 비중은 상당한 편이다. 2023년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바이오부문 매출은 4조1,34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체의 30%에 달한다. 이런 바이오사업부 매각 결정을 내렸다는 건 성장 한계를 체감해 그룹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사업의 경우 글로벌 업황은 물론,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실적 편차가 크다는 특징을 안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사진=롯데쇼핑

비수도권 매물 쏟아내는 롯데쇼핑, 구조조정 본격화

롯데쇼핑도 비수도권 점포들을 대거 매물로 내놓으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시작으로 지방 소재 백화점과 마트 10여 개를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 6월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을 단행했고, 미아점·건대스타시티점·상인점·포항점·관악점 등도 폐점 또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가 소유 점포인 센텀시티점·미아점·관악점 등은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를, 임차 점포인 건대스타시티점·상인점·포항점 등은 임차 계약 종료 및 중도 해지를 통한 폐점을 검토하는 식이다. 특히 임차 점포의 경우 10~20년 단위의 장기 임차계약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폐점을 결정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매물로 나온 점포들의 실적은 '밑 빠진 독' 수준으로 평가된다. 장부가액 1,519억원(토지 857억원, 건물 661억원)의 센텀시티점의 경우 연 매출은 1,300억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근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2조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 측에선 2,000억~3,000억원대 매각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관심을 보이는 대형 투자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구조조정은 백화점 업계의 매출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백화점의 상위 3개 점포(잠실·본점·부산본점) 매출이 전체의 45% 이상을 차지했다. 31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이 장부상 숫자 채우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특히 잠실점은 올해 처음으로 3조원 매출 달성이 확실시되는 반면, 비수도권 점포 대부분은 연매출 2,000억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결국 효율성 없는 점포들이 우량 점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회생·파산 기업 급증에 구조조정 매물↑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금리 인상기 이후 한계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부실자산 처리 전문기관인 캠코는 기업구조혁신펀드 등을 통해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들에 자금줄 역할을 하는 앵커 투자자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1~3호는 성장금융이, 4호부터는 캠코가 담당하고 있다. 캠코는 2023년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기업구조혁신펀드 신규 조성 및 운용업무를 넘겨받았다. 캠코로 구조조정 업무를 일원화하려는 움직임이 펀드 이관 배경으로 거론된다.

회계법인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기업 수는 1,657건으로 전년 대비 65% 급증했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사전적·사후적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약정총액의 60% 이상 투자해야 한다. 사전적 구조조정은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재기를 돕는 투자를, 사후적 구조조정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기업 등을 M&A를 통해 구제하는 투자를 말한다.

캠코는 2027년까지 총 4조원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는 2023년 말 조성을 완료해 투자를 집행 중이고, 5호는 위탁 운용사 6곳을 선정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13일 기준 5호 운용사 중 자펀드 결성을 완료한 운용사는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 한 곳으로, 캠코는 연내 펀드 조성 완료와 투자 집행 한 건 이상의 실적을 원하는 등 보다 속도감 있는 투자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조정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신속한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캠코는 이번 5호부터는 구조조정 투자 대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사후적 구조조정 대상을 회생·워크아웃을 거치지 않은 신용위험평가 C등급 이하 부실징후기업으로까지 넓혔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2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