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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앞세워 IPO 서두르는 뱅크샐러드, 얼어붙은 핀테크 투자심리 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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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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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하반기 상장 목표
영업이익·당기순이익 BEP 넘어
“양적 성장” 자신감 통할까

국내 1세대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IPO를 통해 자본력을 강화하고, 종국에는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 또한 서두르고 있다. 다만 국내외 핀테크 업계가 투자 혹한기를 지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2024년 3분기 매출 56억원 ‘역대 최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11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제안서를 제출한 증권사들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이달 14일 미래에셋증권을 최종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IPO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며 코스닥 상장 목표 시점은 2026년 하반기다.

뱅크샐러드는 2017년 국내 최초로 금융 마이데이터 개념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도입하고, 2022년에는 마이데이터 정식 제도화에 선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기술 및 서비스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대출과 카드, 보험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해 마이데이터 인프라 기반 종합 금융상품 중개 및 PFM(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뱅크샐러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33억원, 영업손실은 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7.57% 늘었고, 영업손실은 31.22% 줄었다. 3분기만 따로 떼놓고 볼 경우 매출액은 56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액이다.

매출 증대에 힘입어 영업이익률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한때 네 자릿수에 달하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두 자릿수까지 올라온 것이다. 뱅크샐러드 영업이익률은 △2021년 –1,225.20% △2022년 –1,053.69% △2023년 -362.60% △2024년 3분기 누적 -88.69%를 기록, 손실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에는 마이데이터를 정식 도입한 2022년 이래로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월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면서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매출의 경우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보험 보장 분석 서비스 등 신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쓰는 중”이라며 “IPO를 통해 강화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박차

뱅크샐러드의 매출원은 크게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대출·카드중개)와 건강 관리 및 광고 서비스로 구분된다.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 매출은 금융기관(은행, 카드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이용자들에게 중개하고, 금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발생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해당 부문의 매출은 114억원으로 전년 말(49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강 관리 및 광고 서비스 매출은 18억2,000만원에서 18억3,000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뱅크샐러드는 이용자가 연동한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이용자의 발병률을 예측하고, 가입된 보험의 보장 범위 및 가입 금액에 대한 보험진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맞춤형 보험상품 추천은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며, 제휴사 연결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다.

올해는 신사업으로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토핑+를 선보인다. 현재 개발 막바지에 있는 토핑+는 이용자별 자산과 지출, 투자 분석 등 개인 재테크 상태를 진단하고, 개선할 점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서비스다. 거대언어모델(LLM)과 LLM 에이전트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마이데이터와 외부 금융 데이터 인덱싱을 더해 AI 추론 능력의 정확도 및 신뢰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달 15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금융위가 토핑+를 ‘클라우드를 활용한 생성형 AI의 내부망 이용’과 ‘내부 업무용 단말기에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이용’ 항목에 포함하면서 외부 통신망을 이용한 내부 단말기 활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핀테크의 경우 지금까지 보안을 이유로 특정 내부망을 통한 SaaS 활용만 가능했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토핑+를 필두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금융상품 중개 사업 또한 추가 확장해 양적 성장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무한 경쟁 속에서 뱅크샐러드는 고객 확보와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하며 “우리만의 성장 노하우와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IPO ‘악조건’ 핀테크 기업가치 줄하락

문제는 뱅크샐러드가 몸담은 핀테크 업계에 한기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2010년대 후반 금융권 혁신을 주도한 핀테크 기업 대부분이 고금리와 성장 한계에 따른 투자 위축, 기존 금융회사들의 사업 확장 등에 연쇄 타격을 입으며 줄줄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의하면 국내 핀테크 산업 투자 유치 규모는 2021년 13억 달러(약 1조7,200억원)로 고점을 찍은 후 해마다 40% 넘게 감소 중이다.

실적 또한 악화일로다. 2023년에는 국내 핀테크계 ‘빅4’로 불리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가운데 네이버페이를 제외한 3곳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토스의 적자가 8,620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카카오페이(1,727억원), 핀다(231억원) 순을 보였다. 이 기간 뱅크샐러드 또한 245억원 상당의 적자를 냈다.

전 세계로 범위를 확대하면, 핀테크 업계의 한파는 한층 두드러진다. 미국의 핀테크 업체 레모네이드는 2021년 주가 정점에서 최근까지 4년 사이 주가가 5분의 1토막 났다. 2015년 설립된 레모네이드는 AI 기반 보험 판매 및 심사 모델로 주목받았다. 2020년 7월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하면서 21억 달러(약 2조8,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상장 7개월여 만에 공모가(29달러)의 6배에 가까운 163.9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거듭해 현재 주가는 32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확산에 큰 역할을 한 영국 메트로뱅크도 상황이 비슷하다. 2010년 설립된 메트로뱅크는 모바일 기반의 저리 대출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8년 3월 4,000파운드 넘게 올랐던 주가는 이후 폭락을 반복하면서 현재 100파운드 아래로 내려왔다. 2023년 주택 모기지론 무더기 부실에서 비롯된 메트로뱅크의 위기는 지금까지 해소되지 않고 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딘 만큼 핀테크 업계의 한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저신용 이용자가 많은 핀테크 사업 특성상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조재박 삼정KPMG 부대표는 “높은 금리와 소비 둔화 등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투자자들은 현재 가치에 더 중점을 둔다”며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는 확신을 줘야 하는데, 핀테크 업체 중에는 그런 쪽에서 명확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뱅크샐러드를 비롯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여러 핀테크는 물론, IPO를 통한 자금 회수를 저울질 중인 재무적투자자(FI)들의 한숨 또한 깊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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