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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어 LG CNS, 우리사주 청약률 81.6% 공모주 청약 경쟁률 122.9대 1, 증거금 21조원 해외 기관 참여는 128곳에 불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LG CNS 공모주 청약에 청약증거금으로 21조원이 모였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외국인 청약 비중은 6%대에 그쳤고, 우리사주 물량도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하지 못했다.
우리사주조합서 실권주 71만 주 나와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1일 진행된 LG CNS 우리사주조합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 경쟁률 0.816대 1을 기록했다. 총 387만5,438주가 배정됐는데 그중 청약된 주식 수가 316만2,322주였다. 앞서 지난 9일 IPO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신균 LG CNS 대표는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이 92%”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직원들이 청약을 포기하며 청약률이 81.6%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사주조합에서 실권주가 나옴에 따라, 해당 물량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주식 수는 기존 484만4,298주에서 555만7,414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수 역시 기존 2,760만544주(전체 주식 수의 28.49%)에서 2,831만3,660주(29.22%)로 늘게 됐다.
공모금 1,000억 이상 IPO기업 가운데 75%가 손실
우리사주 청약 물량이 완판되진 않았지만, 최근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시장에 불이 붙었던 작년 상반기, 코스피에 상장했던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93%에 달했다. 그러나 하반기 코스피에 상장한 산일전기(청약률 43%), 엠앤씨솔루션의(19.2%), 전진건설로봇(12.3%)은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35%)도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LG CNS의 정규직 직원은 6,751명으로, 이들은 1인당 평균 468주(2,900만원)를 청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연간 1억400만원으로 청약 여력은 부족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당장 현금이 없어도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청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받은 공모주는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없다. 임직원 보호예수 조항에 따라 1년간 보호예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을 1년 이상 장기 보유할 경우 수익보다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해당 기업 대다수는 1년 이내에 최고가를 터치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기업 중 상장 1년 이후에 최고가를 경신한 기업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했다.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 20곳의 공모가 대비 현재가로 봤을 때도 5개 기업 주가만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더구나 LG CNS의 IPO는 재무적투자자(FI)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맥쿼리PE의 투자금 회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목적성이 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LG CNS의 공모 구조는 신주모집 50%, 구주매출 50%로 알려졌다. LG CNS 2대 주주 맥쿼리PE가 지분 일부를 구주매출로 시장에 내놓으며 수익을 회수할 전망이다. 맥쿼리PE는 LG CNS의 지분 35%를 인수할 당시 5년 이내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는 5년 이내 상장을 통한 수익 실현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사주보다 먼저 매도가능한 주식이 상당수 풀린다는 것은 우리사주 조합원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공모주 청약 21조 모였지만, 분위기 반전은 못 이뤄
공모주 청약도 세 자릿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곳(KB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NH투자증권·하나증권)이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LG CNS 공모주 청약을 마친 결과 총 청약 건수는 79만5,470건, 최종 경쟁률은 약 123대 1이었다. 주문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은 약 21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역대 대어급 공모주들의 증거금 추이를 보면 LG CNS는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공모주 청약증거금 1위는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당시 114조1,066억원이 납입됐다. 2위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억원), 3위는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원), 4위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5위 하이브(58조4,237억원), 6위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 7위 현대중공업(56조562억원), 8위는 일진하이솔루스(36조6,830억원), 9위는 두산로보틱스(33조1,093억원), 10위는 SD바이오센서(31조9,121억원)다. 전부 국내 증시 활황기였던 2021~2022년 상장 절차를 밟았던 종목들이다.
지난해 코스피 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청약증거금으로 25조900억원, 시프트업은 18조5,550억원, 산일전기는 16조8,815억원, 더본코리아는 11조8,238억원을 모았다. LG CNS의 경우 최근 상장 기업들보다 증거금 규모가 크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에 비하면 적어 최근 열기가 급격히 식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전체 기관투자자 중 외국인 비중도 6.2%(128곳)에 불과해 외국인 기관투자자 참여가 저조했다.